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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LG]CSR팀 역할 넘겨받는 ESG 위원회계열사에 맡긴 E와 S...컨트롤타워 부재 아쉬움 지적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1-04-14 10:03:49

[편집자주]

생존(survival)은 인간과 같은 생물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기업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변화하고 혁신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한순간 도태돼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친환경(E)·사회적책임(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가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ESG 경영을 천명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소비자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생존의 시대', 기업들의 ESG 철학과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시절부터 환경(E)이나 기업의 사회적책임(S)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오너의 진두지휘로 일찌감치 모범적 사례를 일군 지배구조(G) 부문과 달리 그룹 차원의 활동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컨트롤타워보다는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존중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계열사 시너지 등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는 만큼 지주사 ㈜LG에 신설될 ESG 위원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1년 CSR팀 신설, 현재의 ESG 현안과 실행체계 준비 중

LG그룹에서 ESG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직은 ㈜LG의 CSR팀을 꼽을 수 있다. LG그룹은 2011년 ㈜LG에 사회적책임 활동을 이끄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팀을 신설하고 김영기 부사장을 팀장으로 선임했다. 이전까지 계열사별로 해오던 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을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하자는 취지에서다. 당시만 해도 CSR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2012년부터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으며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공정거래나 고객가치, 환경문제까지 챙기면서 ESG에서 사실상 환경(E)과 사회적책임(S) 부문을 담당했다.

특히 그룹 CSR 활동의 전반적 방향을 설정하고 계열사를 지원 및 보완하는 역할도 주어졌다. CSR팀장을 거쳐간 인물은 김영기 전 부사장과 조갑호 전 부사장 등이다. 현재는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한 이방수 사장이 팀장을 맡고 있다.

출발은 야심찼다. 출범 이듬해 ㈜LG CSR팀은 5개월에 걸쳐 의욕적으로 자체 CSR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지배구조 △윤리경영 △동반성장 △공정거래 △고객가치 △근로여건 △사회공헌 △안전보건 △환경경영 등 7대 분야에서 1400여개 세부 확인사항을 만든 뒤 계열사별 업종과 특성을 고려해 83개 항목을 최종 도출했다. 여기에 ‘신제품과 신사업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CSR 접목을 사전 확인했는가’라는 항목도 있다. 지금의 ESG를 떠올리게 하는 항목이다.

이를 통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LG에서 계열사의 CRS 활동을 점검했다. 건강검진처럼 자가 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알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재는 초기 의도와 달리 단순 사회공헌활동이나 의전 등 대외활동에 치우치고 있다. 계열사별로 자체 점검 역량이 올라오면서 현재는 계열사 주도로 CSR 활동을 점검하고 있다.

조직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방수 사장 아래 다른 임원 없이 10명 안팎의 직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사회공헌, 동반성장, 지속가능경영, ESG, 대외협력 업무 등을 챙기고 있다. 앞서 만든 자체 체크리스트도 2019년부터는 ㈜LG가 아닌 계열사 주도로 활용하고 있다. 조직 규모도 출범 초기보다 다소 작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계열사가 챙기는 E와 S

현재 LG그룹은 각 계열사가 책임경영을 통해 각자의 상황에 맞게 CSR 관련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2016년 내부에 CSR위원회를 설치했다. 2019년부터는 이전까지 실무 임원급에서 논의되던 관련 안건을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최고경영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담당 조직은 박준성 대외협력총괄 전무 아래 지속가능 담당이 실무를 챙기는 구조다.

LG전자는 협력사가 많은 업종 특성상 CSR 활동도 공급망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CSR 리스크를 주기적으로 진단하고 있으며 관련 교육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CSR팀 주관으로 전 생산 사업장의 CSR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사업장별 CSR 담당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사들의 CSR 활동은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계열사 6곳이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2019년 7개, 2020년 8개 등 재계에서 가장 많은 최우수 계열사를 배출했다.

환경 부문에서도 그룹 차원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각 계열사가 업종이나 사업장의 특성에 맞춰 협의체와 실무진을 구성하고 목표 설정부터 달성까지 관리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의 환경 관련 활동<출처=LG화학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LG화학이다. 환경 민감도가 높은 업종인 만큼 가장 적극적으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2050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추진하고 있다. RE100이란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LG전자도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탄소중립 2030’을 선언했다. LG디스플레이는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통해 자원 사용량은 물론 유해 물질 사용도 줄이고 있다.

◇ESG 위원회에 거는 기대

다만 계열사 차원에서 활동이 이뤄지다 보니 추진력이 떨어지고 각 계열사끼리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목표 제시나 압박, 강제성 등이 없다보니 각 계열사의 전문경영인이 성과로 바로 나타나지 않는 환경(E)이나 사회적책임(S) 관련 활동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데 소홀할 수도 있다”며 “다른 그룹에서 관련 시너지를 위해 계열사 협업을 검토하거나 공동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조직이 있다는 점을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 ESG 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G ESG 위원회는 각 상장사 ESG 위원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그룹 차원의 전반적 방향을 결정하고 주요 정책을 심의하면서 ESG 경영의 핵심조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ESG 활동을 펼치면서 효율성과 시너지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하나로 모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국내 기업 가운데 ESG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는 SK그룹의 경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소셜밸류위원회를 두고 계열사 ESG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수펙스 산하에 환경사업위원회와 거버넌스위원회도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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