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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3년 성과와 한계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글쎄' vs 모험자본 공급 역할…검증된 투자상품 자리매김

이효범 기자공개 2021-04-12 13:09:1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4월 정부 주도로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가 최근 운용기간 3년을 넘겼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적 명분을 가진 금융상품으로서 초기에는 인위적인 부양책에 따른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더불어 기대치를 밑도는 수익률로 실패한 관제펀드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공사모펀드 모두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는 금융상품 중 하나로 떠올랐다. 또 코스닥벤처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표도 일정 수준 수행하고 있으며, 메스(Mass)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

◇2018년 4월 코벤펀드 출범하자 코스닥 곤두박질…벤처기업 자금줄 역할

theWM에 따르면 지난 4월 5일 기준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총 17개로 전체 설정액은 1조1693억원이다. 또 사모형의 전체 설정액은 올해 3월말 2조7000억원에 달한다. 공사모펀드를 합하면 대략 4조원 규모로 커진 셈이다.

출시 첫해 연말 설정액과 비교하면 두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펀드 출시 첫해 10개 공모펀드 운용사가 12개 공모 코스닥벤처펀드를 내놨다. 그해 연말 전체 설정액은 6500억원 가량이다. 총 160여개의 사모형 설정액은 1조6000억원을 웃돌았다.

요약하면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 첫해 2조원을 훌쩍 웃도는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흥행몰이한 셈이다. 정부 주도의 코스닥 부양 효과를 기대한 투자수요가 대거 몰렸던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2018년 1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3년 이상 투자한 수익자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는 게 골자다. 또 변동성이 큰 코스닥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코스닥 공모주 30%를 우선배정 받을 수 있도록 운용상 장점을 부여했다.

KTB자산운용이 초기에 시장을 주도했다. 메자닌과 벤처기업 투자 트랙레코드를 앞세워 2개 펀드를 설정, 4000억원을 웃도는 자금을 모집했다. 특히 금융위가 공모형에 한해 공모주 배정시 순자산 규모에 따라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 받도록 하면서, KTB코스닥벤처펀드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열기는 점차 식어갔다. 수익률 부진이 원인이었다. 특히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2018년말 누적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 수치였다. 코스닥 지수가 급락한 영향을 피하지는 못했다. 2018년 4월 5일 기준 코스닥 지수는 868.93에서 그해 연말 675.65로 22.24%(193.28포인트) 떨어졌다.

코스닥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표와 정반대 결과를 낳았다. 코스닥벤처펀드로 몰린 자금이 코스닥 지수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코스닥 지수는 2019년말에도 661.24로 오히려 1년새 더 하락했다. 다만 사모 코스닥벤처펀드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상장 주식 대신 메자닌에 투자가 가능했던게 주효했다.

당시 정책적인 실패라는 비판도 있다. 애초에 인위적인 부양 정책을 내놓은 점부터 펀드 구조의 설계 등도 도마에 올랐다. 전체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의 절반 이상이 사모형으로 구성됐는데, 사모펀드는 코스닥벤처기업 투자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메자닌 투자에 주력했다. 코스닥벤처기업에 자금이 투입된 건 맞지만 직접적인 코스닥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취지는 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수조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자금에 목마른 벤처기업들의 중요한 신규 자금조달원으로서 역할을 했다"며 "수급기반이 취약한 코스닥 시장에서도 벤처기업 주식 매수자로서의 기관투자자 역할을 수행하며 매우 의미있는 순기능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에셋원 주도' 공모시장 모처럼 훈풍...사모펀드 핵심상품, 설정 잇따라

코스닥벤처펀드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환점을 맞았다. 코스닥 지수가 상승하면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이 반등했다. 운용기간 1년을 넘은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가운데 1년 수익률은 거의 대부분 60%를 상회했다. 수익률 100%를 상회하는 펀드도 있었다.

지난 4월 5일 기준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총 17개로 전체 설정액은 1조1693억원이다. 2019년 연말에 비해 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에셋원자산운용이 두각을 나타냈다. 전체 설정액 가운데 에셋원코스닥벤처펀드는 총 4종으로 설정액은 7655억원에 달한다. 전체 공모형 설정액 가운데 6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2018년 4월 5일 출시한 1호펀드로 부침 없는 꾸준한 수익률을 낸 게 주효했다. 해당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최근까지 80%를 상회한다. 에셋원자산운용은 코스닥벤처펀드를 비롯해 공모주 투자에 특화된 하우스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수익률 부진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는 중위험 중수익 공모상품을 공급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얼마전 3주년을 맞이해 에셋원운용이 수익자들에게 보낸 레터에서 "2018년 4월 5일 설정일 첫날 32억원 설정액으로 시작한 펀드가 3년이 경과한 올해 5일 기준 1063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연평균수익률과 누적수익률 27.7%, 83.3%를 시현하며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기록했다"며 "시장상황에 흔들림 없는 공모주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이 운용 철학"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도 지난 3년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상품의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신감이 붙은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핵심적인 상품으로 밀고 있다.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수는 2019년말 200여개에서 올해 3월말 370개를 넘어섰다. 수성, 오라이언, 라이노스, 에이원 등 메자닌 투자에 주력했던 하우스들이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에서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 4월 초기에 출시한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들이 운용기간 3년을 채우고 속속 청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3년간 양호한 수익률에 따라 올해 막대한 성과보수를 확보하는 헤지펀드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는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것보다는 순기능이 잘 발현되고 있는 정책펀드"라며 "제도시행 만료 예정일인 2023년 12월말까지 지금까지 해 온 순기능을 지속할지 여부가 향후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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