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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새 주인에 거는 기대

이아경 기자공개 2021-04-12 07:45:5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이 조만간 새 주인을 맞이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폐지 기로에서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으나 그보다 빨리 경영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경영권 이양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거래정지 전보다 크게 낮아지겠지만 새 출발을 위해선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신라젠 경영권 인수전은 현재 3파전 양상이다. 핵심 파이프라인 펙사벡의 간암 글로벌 임상 3상이 조기 중단됐고, 전직 경영진의 각종 횡령·배임 등으로 회생에 물음표가 따라 붙었던 것에 비하면 꽤 흥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12일 인수 후보 간 프레젠테이션을 거친 후 금명간 결정된다. 인수 후보 중 한 곳은 코넥스 기업이며, 나머지 2곳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모두 100억원 안팎이다. 규모 상 써낼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가격 경쟁보단 R&D 역량이 승기를 잡을 관건이다.

주주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는 선택지일 수 있다. 하지만 인수자의 체급보다 더 중요한 건 신라젠 경영에 대한 '진정성'이다. 아무리 높은 가격으로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해도 신라젠을 제대로 된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로 키울 수 있는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면 장래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연초 경영지배인 선임 및 이사회 물갈이를 통해 새 주인을 맞이할 채비를 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올해 1월 경영지배인으로 1년간 선임된 양태정 변호사는 두 달 만에 사임했으며, 하경수 신라젠 임상센터장과 김철 전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무 임상의학본부장은 지난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각각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라젠 신규 최대주주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바이오사업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겠지만 그간의 불명예를 씻고 기업가치를 회복해야 하는 큰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IR로 주가 띄우기에 치중하는 과거를 답습해서도 안 될 일이다.

무엇보다 펙사벡 중심의 단일 파이프라인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신라젠이 펙사벡의 병용임상을 임상 3상까지 가지 않고 임상 1상, 2상까지 진행해 기술수출을 추진하겠다고 한 점은 수익 창출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모두 불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확보한 투자금으로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아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한다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새 주인이 확정되고 거래소가 상장유지를 결정한다면 투자자들은 약 1년만에 거래를 재개하게 된다. 신라젠은 2016년 12월 코스닥 상장 후 2017년 몸값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시가총액 순위 2위를 찍었으나, 3년 만에 상장폐지 위험에 빠졌다. 파란만장했던 신라젠이 앞으로는 성과를 기반으로 바이오벤처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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