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에이블리서 지그재그로, 이유있는 카카오 변심 여민수 대표 '독립 플랫폼' 사활, 카카오스타일 등 접목 '상장' 포석도

최은진 기자공개 2021-04-12 08:13:0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7: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패션테크 기업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장 유력하게 들여다 봤던 대상은 지그재그가 아닌 에이블리였다. 지그재그보다 먼저 에이블리를 접촉하면서 딜 구조 등을 상당히 심도있게 검토했지만 막판에 철회했다. 에이블리와 이미 한번 논의해 본 딜인터라 지그재그와의 협상은 순조로웠다.

카카오는 왜 에이블리에서 지그재그로 선택을 바꿨을까. 여기에는 카카오가 고민하는 커머스 사업의 큰 그림이 담겨있다.

패션테크업계에서 최근 몇달 사이 '카카오'가 핫이슈로 부상했다.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패션테크업체 경영진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돌면서다. 전면에는 카카오 수석부사장이자 최고투자책임자 (CIO)인 배재현 부사장이 있었지만 그 뒤에는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가 있었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와 별개로 커머스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패션테크 기업을 물색했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 플랫폼에 기생하며 영위하는 사업모델로 독립 플랫폼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새로 툴을 구축하는 것보단 기존 플랫폼과 협업 또는 인수가 더 효율적이라고 봤다. 탄탄한 회원기반을 갖춘데다 여 대표가 그리는 커머스 사업의 지향점도 유사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당초 가장 밀도있게 논의했던 대상은 지그재그가 아닌 에이블리였다. 지그재그보다도 먼저 인수 및 협업을 타진하면서 꽤 진전된 협상이 이뤄졌다.

카카오의 생각은 이렇게 압축된다. 에이블리를 인수해 카카오의 자회사로 삼는 대신 경영은 에이블리 경영진에게 맡기는 방식이었다. 기존 경영진들의 지분도 일부 보호해주는 방향을 고민했다. 인수대금은 현금보다는 주식스왑을 활용하려고 했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 내 있는 카카오스타일을 분사시켜 에이블리와 합치는 모델도 대안이 됐다.

하지만 에이블리 경영진이 과반 이상 지분을 원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이견을 보였다.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확실한 소유권을 원했던 카카오와 대척점을 이룬 셈이다. 거래에 있어서도 현금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도 에이블리측과 협상이 끝까지 이뤄지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결국 딜은 깨졌다. 이후 카카오는 곧바로 지그재그에 인수의사를 타진했다. 카카오의 딜 구조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그재그와 딜 역시 에이블리에 제안했던 것과 유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그재그 인수 딜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아 구조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남되 카카오가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법인이 카카오의 자회사가 되는 셈이다. 사명은 카카오제트 등이 거론된다.

인수방식도 에이블리와의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현금과 주식스왑이 동시에 이뤄지는 방안이 예상된다. 다만 구주 인수에 투입되는 현금을 최소화 하고 신주 발행에 투입되는 재원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지그재그 인수에 부여한 밸류에이션은 9000억원 정도다. 구주 매입은 스톤브릿지캐피탈, 알토스벤처스 등 주주로 참여한 투자사 지분을 중심으로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그재그 경영진인 크로키닷컴의 서정훈 대표이사 등의 지분도 이 과정에서 일부 엑시트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 대표 등 기존 경영진에게 경영권을 그대로 부여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유의미한 지분은 유지되는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고집스럽게 딜 원칙 및 구조 등을 고수하며 협업 파트너사까지 바꾼 이유는 패션테크 기업을 인수한 이후의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확실한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면서 카카오의 커머스 부문의 독립 플랫폼을 갖추겠다는 의지이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가 독립 커머스 플랫폼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딜을 추진한 여 대표가 카카오커머스가 그간 보여준 경영상의 한계를 뛰어 넘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향후 카카오커머스 내에 있는 카카오스타일 등을 분사해 통합한 뒤 상장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역시 플랫폼이 기반이 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최근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시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카카오페이지는 독립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반면 카카오M은 별도의 플랫폼이 없었다. 콘텐츠와 플랫폼의 결합모델을 커머스 사업에도 접목하는 셈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그재그와의 딜이 클로징 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직 불확실하지만 카카오가 에이블리와 딜을 추진했던 과정을 감안하면, 경영권은 지그재그 운영진인 크로키닷컴에 그대로 부여하며 지분스왑 방식을 활용해 카카오 자회사로 삼는 방식이 예상된다"며 "카카오커머스가 독립 플랫폼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그재그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한 후 상장하는 전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