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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한화그룹의 선택]김동관 사장 경영 시험대, '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②'중간 지주사' 솔루션·에어로스페이스 탄생과 변신 발자취

박기수 기자공개 2021-04-15 09:30:49

[편집자주]

2020년대 시작과 함께 한화그룹이 큰 변화를 예고 중이다. 복잡했던 계열사 이합집산 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위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작년 한화솔루션에 이어 최근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 규모만 약 3조원에 달한다. 그 중심에는 한화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히 지목되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있다. 유증을 기점으로 시작될 신사업의 향후 행보는 그룹 총수가 되기 위한 김 사장의 마지막 경영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의 바쁜 행보와 2·3세 간 승계 과정에서 주목할 점을 더벨이 짚었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7위(2020년 기준) 한화그룹은 국내 계열사 수만 무려 86개다. 자산총계는 70조원을 훌쩍 넘었다. 초대형 계열사들은 대부분 상장회사로 자본시장 내 이해관계자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룹을 이끄는 총수의 어깨가 절대 가벼울 수 없는 이유다.

국내 재계의 '세대 간 승계' 시나리오는 한화그룹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국내 주요 기업집단인만큼 승계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면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같은 정부 규제, 승계 시 발생하는 세금 문제 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받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한화그룹은 각자의 목표를 설정해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오른쪽)

김 사장은 2010년대 한화그룹 입사 후 해외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를 냈고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초대형 그룹을 이끌 만한 재목이라는 점을 입증하려면 현재부터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사업 성과는 물론이고 도덕적으로도 리스크가 발생하면 곤란하다.

한화그룹은 김 사장이 능력을 발휘하고, 경영 성과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적절한 '판'을 만들어야했다.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필요할 경우 계열사 간 분할과 합병도 마다하지 않아야했다. 그러면서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편의를 고려하고, 동시에 정부 규제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했다. 특히 지난 10년 간은 정권 교체와 함께 그룹 외부로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던 때였다. 이런 속사정을 품었던 2010년대 한화그룹은 '격변' 그 자체였다.

한화그룹의 미래와 함께 김 사장의 승계 과정에서 꼽히는 핵심 회사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그리고 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시스템이 꼽힌다. 각 기업들은 지난 10년 간 각자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특히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 산하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화 사업의 '정수', 한화솔루션의 탄생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첨단소재, 한화큐셀코리아를 합친 회사다. 여기서 한화큐셀코리아는 흔히 업계에서 거론되는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와는 다른 회사다.

한화큐셀코리아는 국내 진천·음성에서 태양광 셀·모듈을 생산하는 회사고,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 등 해외 태양광 셀·모듈 회사다. 한화큐셀은 현재도 한화솔루션의 100% 자회사다. 김동관 사장이 한화그룹에 입사해 커리어를 쌓았던 영역은 '한화큐셀코리아'가 아니라 '한화큐셀'이다.


한화큐셀코리아는 2011년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S&C(현 에이치솔루션)이 각각 출자해 세운 회사다. 이후 2016년 10월 유상증자를 단행해 삼성과의 '빅 딜'로 인수했던 한화종합화학이 참여해 과반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2018년 9월, 한화케미칼은 100% 자회사이자 모빌리티 경량화 소재, 플라스틱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던 한화첨단소재를 통해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은 한화첨단소재는 기존 한화큐셀코리아의 주주였던 ㈜한화, 한화케미칼, 에이치솔루션, 한화종합화학에 합병 교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탄생했다.

합병법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첨단소재 사업 외 금융 등 비주력 사업도 영위하고 있었다. 이에 1년 뒤인 2019년 7월 말, 인적 분할을 통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사업 부문과 지주·금융 부문으로 나누고,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사업 부문을 흡수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렇게 해서 작년 초 탄생한 기업이 바로 '한화솔루션'이다. 별도 법인(한화큐셀코리아·한화케미칼 자회사였던 한화큐셀)으로 나뉘어져 있던 태양광 밸류체인을 한 법인으로 일체화하고, 여기에 미래 사업으로 주목 받는 첨단소재 사업과 기존 사업군인 화학 사업까지 한 회사 지붕 아래 들어왔다. 자산총계만 10조원이 넘는 한화그룹 사업의 '정수'다. 그리고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 탄생과 함께 등기임원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화솔루션은 합병 당해 말인 작년 말 1조3461억원의 초대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중 인수·합병(M&A)으로만 4100억원을 쓴다. 김동관 사장을 중심으로 한화솔루션의 날갯짓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이미 '사장'이라는 직함까지 단 김 사장에게 이는 마지막 경영 시험대라고도 불린다.

◇또 하나의 시험대, 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과 함께 주목해야 할 회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한화솔루션이 화학·첨단소재·태양광 사업이 뭉쳐있는 에너지 계열 중간지주사라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방산·지상방산·레이더·시큐리티 등 방산 관련 사업을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중간지주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종합화학과 마찬가지로 삼성그룹 빅 딜을 통해 사온 회사로 전신은 한화테크윈이다. 빅 딜 후 계열사 이합집산을 통해 분할과 합병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탄생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산하에 한화디펜스(지상방산)·한화시스템(레이더·우주·ICT)·한화테크윈(시큐리티)·한화파워시스템(압축기·발전시스템)·한화정밀기계(공작기계) 등 자회사들이 포진돼있다.

김 사장은 올해 초 한화에어로시스템의 등기임원으로 부임했다. 금융사를 제외한 한화그룹 중간지주사 두 곳의 이사회에 포함됐다는 의미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유일의 민간 인공위성 제조·수출 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했고, 김 사장은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한화시스템(레이더·위성)와도 긴밀히 연결되는 항공우주산업은 김 사장이 경영 능력을 보여주고 입증할 주요 사업 영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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