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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조선업 구조조정 리뷰]대선조선 성공사례, 인력감축·사업전략 재편 '먹혔다'④밑빠진 독 물붓기 비난여론에도 꿋꿋이 회생 견인, 동일철강에 매각 완료

김규희 기자공개 2021-04-16 11:46:12

[편집자주]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선조선을 매각하며 10년여에 걸친 중소형 조선사 구조조정의 대여정을 마무리했다. 돌이켜보면 조선업 구조조정 탓에 40년만에 첫 적자를 내는 아픔도 겪었고 청산이 유력했던 곳들의 구조조정에 성공하며 역할을 입증하는 성과도 냈다. 성공과 실패로 엇갈려 있는 조선사 구조조정 사례를 돌아보고 그동안의 성과와 남은 과제는 무엇일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4일 08: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말 대선조선을 동일철강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매각가는 1600억원 규모다.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나선 지 10년만이다.

구조조정 과정은 순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선조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같은 중형 조선사로 분류되는 STX조선, 성동조선 등이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대선조선에도 비관적인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대선조선은 채권단 주도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경영 효율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인력 감축을 통해 조직의 군살을 빼고 스테인리스 화학운반선, 참치어선망 등 소형 특수 선종 시장에 특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4.4조 추가 투입한 STX 법정관리, 채권단 오판 비난여론

부산 영도에 위치한 대선조선은 1945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조선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인 업황 부진에 따른 수주 감소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2010년부터 자율협약 형태로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아왔다.

이후에도 상황은 계속 나빠져만 갔다. 2011년 반등 기세를 보이던 조선업황이 다시 악화됐다. 대선조선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채권단에 손을 벌렸고 제2 조선소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채권단으로부터 1950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채권단은 STX조선, 성동조선 등과 달리 대선조선은 독자 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어느 정도의 자금 지원만 이뤄지면 금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봤다. 채권단은 2015년까지 선수금환급보증(RG), 제작금융 등 4539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은 계속해서 따라붙었다. 큰 자금이 들어갔음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조선업계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더군다나 2015년 12월 법정관리가 불가피했던 STX조선에 추가자금을 투입해 한 차례 더 회생 기회를 줬다가 반년 만에 백기를 들고 법정관리로 전환한 사례가 나오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법원조차 “STX조선의 경우 채권단의 잘못된 판단으로 4조4000억원이 쓸모없게 소모됐다”고 이례적으로 지적했다. 채권단의 책임론이 커졌다.

중국 등 경쟁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는 상황에서 추가지원을 통한 회생 가능성을 따지다가 손실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를 포함해 조선업 전반이 흔들리던 시기였다”며 “은행권이 80조원에 가까운 익스포저를 감당해야한다는 우려가 나오자 채권단을 향한 책임론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고 회자했다.

대선조선 부산 다대조선소 전경 <출처=대선조선>

◇ 고강도 자구책 결단, 소형 특수조선 특화 전략 결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아도 충분히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신규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존 물량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자체 생존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대선조선 노사는 강력한 자구책을 내놨다. 앞서 대선조선은 인적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2018년까지 673억원 가량을 확보하는 자구계획을 마련한 데 이어 추가적인 비용절감 방안을 제시했다. 임직원 추가 임금반납, 성과급제 시행, 근무시간 단축, 복리후생 축소 등 100억원 가량의 추가 절감계획을 내놨다.

당시 대선조선 측은 “기존에 수립한 자구계획에 추가로 고강도 자구계획을 이행하면 추가 신규자금 지원 없이도 2018년까지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대선조선의 노사협력은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회사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희생을 감수했다. 2010년 자율협약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였다. 본사 직영인력은 10% 수준으로 관리하고 나머지 90%를 외주로 돌렸다.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은 물론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반납 등 고통을 분담했다.

채권단 주도로 경영 전략에 변화를 준 점도 회생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대선조선은 스테인리스 화학운반선과 1000TEU급 컨테이너선, 참치어선망, 연안여객선 등 소형 선박으로 특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타 중소 조선사들이 중대형 탱커나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출혈경쟁을 벌이는 동안 소형 특수 선종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특히 스테인리스 화학운반선과 참치어선망을 건조하는 조선사는 국내에서 대선조선이 유일했다. 21세기조선, 신아에스비, 녹봉조선 등 경쟁사들이 연이어 폐업 또는 파산하면서 국내 경쟁자가 거의 없어졌다. 대선조선은 국내 중소 해운사가 발주한 소형 선박 대부분 수주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중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었다”며 “어업지도선, 여객선, 스테인리스 화학운반선 등 다양한 품종의 소형 선박을 생산한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대선조선은 2016년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은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 매각을 추진했다. 3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 끝에 지난해 11월 동일철강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1600억원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출입은행이 입은 손실은 약 4000억원으로 성동조선(2조4000억원), SPP조선(1조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손해를 봤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선조선 매각에 대해 “이번 인수·합병(M&A) 성사로 지난 5월 HSG 컨소시엄의 성동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회생절차 종결과 더불어 다시한번 성공적인 중소조선사 M&A 사례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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