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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유진저축은행, 제값 못받고 서둘러 매각 PBR 0.6배 불과…피어그룹 대비 거래가 낮아

조세훈 기자공개 2021-04-16 06:53:1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3: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기업이 알짜 금융 자회사인 유진저축은행을 매각키로 했지만 거래가액은 시장가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적격성 심사 전 서둘러 매각하는 파이어세일(Fire Sale: 급매)적 성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유진그룹으로부터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30%를 73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전체 지분 가격은 2440억원으로 추산된다. 유진비에스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유진저축은행을 매각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유진기업은 인수 당시 유진프라이빗에쿼티가 취득한 1850억원 규모의 전환상황우선주(RCPS)는 주주간 계약에 따라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유진PE는 내부수익률(IRR) 6% 중반대의 수익율을 얻을 전망이다.

유진기업은 대주주적격성 심사와 주주간 계약 등에 따라 최대한 빨리 유진저축은행을 매각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낙관할 수 없는데다 유진PE를 대상으로 한 콜옵션 행사 기간도 오는 7월까지로 만기 도래했다. 이후 거래가 이뤄지면 시장가격으로 사들여야해 부담이 커진다.

거래 시한이 정해지면서 이번 거래는 다소 파이어세일로 흐른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 거래가액이 업계 추정치를 크게 밑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활용해 매물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앞서 거래가 성사된 대한저축은행과 스마트저축은행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약 1.4배, 1.2배 정도에 인수대금이 책정됐다. 보통 총자산 1조원 이상의 매물은 PBR이 1배에 가깝고, 1조원 미만의 경우 PBR이 조금 더 상향조정된다. 최근 매각이 추진됐던 JT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자본총계(1463억원)에 PBR 1배를 넘는 1600억원 안팎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반면 유진저축은행은 총 매각가가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돈다. 지난해 말 유진저축은행의 자본총계는 3927억원이다. 보수적으로 PBR 1배를 적용하더라도 4000억원 가량이 된다. 그러나 KTB투자증권 등에 매각하는 금액은 2440억원으로 PBR 기준 0.6배에 불과하다. 매각가가 너무 낮게 책정된데다 유진기업은 유진저축은행 인수 이후 배당금을 165억원 밖에 받지 않아 투자 실익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매각 시한을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는 분위기다. 최근 저축은행 거래에서 대주주적격성 심사 기준이 크게 강화됐다.

민국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이 투자 구조를 계속 바꿨지만 쉽사리 대주주적격성 심사 절차에 착수하지도 못했다. 반면 KTB투자증권은 안정적인 금융사로 비교적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데 유리하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까지 매각하려는 유진그룹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 저축은행을 PBR 1배 이하로 사면 원매자가 싸게 사는 것"이라며 "유진기업이 PBR 0.6배에 유진저축을 매각하는 것은 통상의 거래에서는 이해할 수 없어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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