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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지지 않는 투자자' 정만성 대신운용 로보어드바이저 그룹장공학도 꿈꾸던 늦깎이 매니저, 대신운용 '원 클럽맨'…연기금 자금 위탁 '1등 공신'

김진현 기자공개 2021-04-22 13:14:0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07: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자산운용에서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매니저가 바로 정만성 로보어드바이저 그룹장(사진)이다. 지난 14년간 대신자산운용을 지키며 그가 모신 수장만 총 5명이다.

그가 오랜 기간 대신자산운용에서 자리를 지킨 덕에 대신자산운용이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제치고 국내 대다수 연기금 자금을 따올 수 있었다. 꾸준한 성과로 국내 연기금 인덱스유형 위탁 자금 대부분을 유치한 게 바로 정 그룹장이다.

그는 소위 '맨땅에 헤딩'을 통해 연기금 자금을 끌어왔다. 보험, 은행 등 계열사 지원이 부족한 자산운용사에서 연기금 자금을 받는 유일한 길은 수익률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운용에 매진했다. 그 결과 '대신이라면 믿고 맡긴다'는 시장의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성장 스토리 : 로봇 과학자 꿈꾸던 공학도 늦깍이 펀드매니저 데뷔

정만성 그룹장은 어린 시절 로봇(robot)을 만드는 로봇 과학자를 꿈꿨다. 천주교 모태신앙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 공학 전공을 살려 LG그룹 내 시스템 통합(SI) 사업부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LG그룹에서 일할 당시 막 도스(DOS) 운영체제가 윈도우(Windows)로 바뀌던 시기였다.

당시엔 윈도우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인력이 많지 않아 회사 내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던 중 당시 LG경제연구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뒤늦게 주식투자와 금융공학 투자 방식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후 대학원에서 금융공학 관련 수업을 들으며 대신경제연구소에서 본격적으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뒤 2006년 교보증권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약 5년간 금융공학 기반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2006년 교보증권은 장외파생금융상품 거래업무 인가를 따내기 위해 연구원이었던 그에게 팀장 자리를 제안했다. 정 그룹장 역시 마침 그간 연구한 것들을 실전에 적용해보고 싶었던 터라 팀장직을 수락해 장외파생팀 팀장 역할을 수락했다.

그러나 그는 교보증권이 장외파생금융상품 인가를 따던 날 회사를 그만뒀다. 그가 1년만에 돌연 회사를 그만둔 건 당시 대신경제연구소 수장이었던 문홍집 대표와의 인연 때문이었다. 문 대표가 대신자산운용 수장으로 옮겨가면서 그에게 펀드매니저 역할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그만둘 때부터 '실무를 해보고 싶었다'는 정 그룹장의 말을 귀담아들었던 문 대표는 '다시 함께 해보자'고 그를 설득했다. 두 회사 모두에게 의리를 지키고 싶었던 정 그룹장은 '인가를 받고 합류하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정 그룹장이 대신자산운용에 합류한 나이가 37세다. 늦깎이 펀드매니저가 된 그는 당시 1인 팀인 AI팀을 이끌며 후발주자로 금융공학 펀드를 개발에 나섰다.


◇ 트렉레코드1: 금융위기 견딘 절대수익추구형 펀드 '포르테알파'

그는 2007년 대신자산운용으로 돌아와 대신그룹과 다시 연을 맺었다. 그가 회사로 돌아와 첫 펀드를 내자마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당시 리먼브라더스 파산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치면서 국내 펀드 상당수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당시 자산운용업계에선 리버스컨버터블펀드(Reverse Convertible Fund)가 유행하고 있었다. 주가 지수의 상단과 하단을 정해두고 만기시 주가가 그 사이에 머물 경우 정해진 쿠폰 수익률을 돌려주는 상품이었다.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방식을 펀드 운용에 적용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리버스컨버터블펀드 조차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꾸준한 쿠폰 수익률로 투자자에게 인기가 많은 상품이었기 때문에 당시 시장에서도 충격은 상당했다. 대부분 낙인 구간을 정해두고 펀드를 운용했기 때문에 낙인 구간을 하회하면서 처참한 수익률이 나타났다.

그는 당시 노낙인 스텝다운 방식을 활용해 펀드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 잃지 않는 게 버는 것일 정도로 당시 펀드 수익률이 처참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당시 계열 회사인 대신증권에서 판매된 펀드 중에서도 채권형을 제외하면 주식형펀드 중에선 유일하게 금융위기 충격을 견딘 상품이었을 정도였다.

◇ 투자철학: '지지 않는 투자' 지향…"목표 낮추면 승률 높아져"

그는 펀드 매니저로 데뷔하자마자 금융위기를 겪은 게 훗날 투자 경험을 형성하는 데 좋은 스승 역할이 됐다고 회상한다. 시장이 무참히 무너지면 좋은 운용 전략도 무용지물이 되버린다는 걸 깨달았기 떄문이다.

그는 지지않는 투자를 지향한다. 시장이 30~40% 이상 떨어지면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도 수익률이 처참하게 깨지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아침 보수적인 마음 가짐을 다지면서 잃지 않는 투자를 하자고 되새긴다. 그는 "부화뇌동하지 않고 원칙에 입각한 투자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승률이 높아야 펀드 수익률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승률을 높이는 방법은 단순하다.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거다. 예를 들어 기대수익률이 7%라면 5%정도 수익이 났을 때 매각을 하면 승률이 높아진다. 50% 확률로 7%를 가져가느냐 80% 확률로 5%를 가져가느냐는 선택의 몫이지만 승률을 높이는 게 장기적으론 우수한 성과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그는 지지않는 투자를 지향하기 위해서 계량(퀀트) 운용 방식을 사용한다. 수치를 기반으로 인간의 감정을 배제하고 투자하기 때문에 부화뇌동해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믿는다.

정 그룹장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한다. 매일 아침 출근해 책상 위에 쓰여진 난중일기 문구를 살피며 하루를 시작한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마라, 난 논밭을 갈아 군자금을 만들었고 23번 싸워 23번 이겼다'라는 구절을 읽으며 하루하루 지지 않는 투자를 다짐한다.

◇ 트랙레코드2: 인덱스펀드 '이단아'…벤치마크 2배 상회 '성과'

그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운용 전략 상품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앞서 운용했던 포르테알파 등 절대수익추구형 상품이 우수한 성과를 거뒀지만 계속해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새로운 상품을 발굴할 필요도 있었다.

당시 법인 투자 담당자들은 성과급을 이유로 연말에 성과가 좋은 펀드를 환매하고 성과가 부진한 상품은 이연해 자금을 집행했다. 성과가 좋았던 포르테알파에서 계속해서 자금이 빠져나간 이유였다.

그는 성과가 좋은 상품에 계속해서 더 많은 자금을 맡기는 연기금을 공략하기로 마음 먹었다. 대형사와 경쟁을 통해 연기금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덱스 운용 성과를 차별화 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인덱스 운용 기법은 비교지수(BM)인 코스피200을 성실하게 추종하는 게 정석이라고 여겨졌다. 대부분 운용사들이 인덱스펀드를 비슷하게 운용하다보니 연기금 상대로 세일즈를 잘하는 운용사들이 자금을 가져가기 일쑤였다.

그는 인덱스 운용 기법에 절대수익추구형 운용 기법을 접목했다. 주식 등으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바스켓을 꾸리고 남은 1% 정도 자금을 절대수익형태로 운용했다. 5% 정도 수익률이 나면 실제 펀드에 기여한 성과는 1bp정도에 불과한 정도다.

티끌 모아 태산 전략은 시간이 지나면서 빛을 발했다. 초기엔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았으나 점차 타 인덱스펀드를 압도하는 수익률을 내기 시작했다. 최근 5년간 코스피 200 지수가 70% 상승하는 동안 정 그룹장이 운용한 인덱스 운용 전략은 144% 수익률을 거뒀다. 벤치마크를 2배나 뛰어넘는 성과를 낸 셈이다.

이렇다보니 연기금 사이에선 대신자산운용 인덱스 운용 전략에 대한 신뢰가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타 운용사에선 '인덱스 펀드 운용 전략이 아니다'라고 힐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정 그룹장은 지수 추종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로도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지려면 알파 전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업계평가 및 향후 계획: "정만성이 곧 대신"…후배 매니저 양성 '집중'

업계에서는 '정만성이 곧 대신'이라고 평한다. 14년 가까이 대신자산운용 한곳에서 근무한 그의 꾸준함을 믿고 자금운용을 맡긴다는 뜻이다. 내부에서도 정 그룹장의 운용 스타일 덕에 연기금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기에 그의 은퇴가 곧 위기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다만 정 그룹장은 자신이 떠나더라도 대신자산운용 펀드 성과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후배매니저들과 함께 이룬 성과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로 정 그룹장과 함께 근무해온 후배 매니저들 상당수가 10년 이상 대신자산운용에 몸을 담고 있다. 그는 후배들에게 항상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하곤 한다.

자신도 늦은 나이에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계속 "안된다. 포기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수익률로 성과를 보여주자는 다짐으로 버틴 덕에 연기금 자금을 유치하는 경지에 오르게 됐다.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며 계속해서 펀드 운용을 이어갈 계획이다. 훗날 자신이 은퇴하더라도 대신자산운용 펀드가 수익률이 부진해졌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하는 게 그의 목표다.

또 그룹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고도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머신러닝 기법의 알고리즘이 시간이 흐를 수록 정교화될 것이라 믿고 있다. 정 그룹장은 "로봇을 만드는 공학자가 되고 싶었던 소년이 로보어드바이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니 꿈은 얼추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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