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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잘하는 남자, ESG 못하는 기업 [thebell note]

이우찬 기자공개 2021-04-22 12:49: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07: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소득 5749만원, 자산 2억7795만원.' 한 결혼정보업체가 조사한 '2020년 이상적 배우자상(像)'에서 이상적인 남편의 재무조건이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의 경우 여성들은 성격>가치관>경제력 순으로 다행스럽게도(?) 비재무적 요소인 남성의 성격, 가치관을 재무조건인 경제력 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했다.

재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재무요소가 아닌 비재무 요소를 일컫는다. 기업을 평가할 때 그동안 돈 잘 버는 기업이 평가받았다면 돈 버는 정당한 방법, 사회·환경에 미치는 긍정·부정적 효과, 투명한 의사결정구조 등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고려하겠다는 경제·사회 변화의 흐름이 ESG에 담긴 의미다. 예를 들면 철강기업의 가치를 볼 때 철광석 생산량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미성년 아동의 노동력을 착취하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본다.

주변을 보면 ESG 잘하는 남자도 점점 더 평가받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돈 버는 재무능력도 중요하지만 집안일을 아내와 분담하고, 육아 부담을 나누고, 대화가 통하는 비재무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남자들이 점차 더 선호하는 '남성상'이 되고 있다. 2012년 다른 결혼정보업체 조사에서 남편감 선호도 1위는 '안정된 경제력‘이라는 재무요소가 차지했다. 시대가 변하기는 변했다.

가정에서 남자들이 ESG를 잘하지 못한다고 직장에서 받는 월급이 영향을 받지 않는 것과 달리 기업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ESG 리스크는 돈 버는 수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모 비철금속제련기업은 토지를 정화하고 복구하는데 들어가는 환경비용으로만 지난해 608억원을 설정했다. 이는 제련사업부문 영업이익의 2배가 넘는 수치였다. 철강기업들의 경우 기관투자들로부터 점차 탄소중립을 요구받는데 탄소중립 의지를 밝히지 않거나 관련 이행 계획을 설명하지 않으면 투자를 줄일 가능성을 언급한다고 한다.

ESG는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의미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ESG가 착한 기업과 동의어는 아니라는 점이다. ESG를 잘하면서도 기업의 존재이유인 이익을 꾸준히 내야 ESG의 의미가 더해진다. 집안일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돈 버는 재무능력이 떨어지는 남자는 대부분 선호받지 못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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