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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중견그룹]'지주사격' KBI국인산업, 계열사·오너家 자금 지원 '활발'폐기물업 호황, 특관인 300억 대여…부실·해외법인 신규 출자도

박창현 기자공개 2021-05-06 07:55:24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14: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I그룹 지주회사 격인 'KBI국인산업'이 그룹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폐기물 사업의 호황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자금을 풀고 있다. 계열사는 물론 오너 개인까지 KBI국인산업의 돈을 빌려쓰고 있다.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만큼 빠르고 원활한 자금 집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KBI국인산업은 호남과 영남권에서 소각장과 매립장을 운영하는 폐기물 전문업체다. 1996년 설립됐으며,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폐기물 중간 처리업을 담당하는 'KBI텍'과 열병합발전소 '석문에너지'를 거느리면서 국내 대표 환경업체로 발돋움했다.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환경폐기물산업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수집과 운반부터 소각, 매립, 발전소 운영까지 원스톱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KBI국인산업도 수혜를 보고 있다. 숫자가 증명하고 있다.

KBI국인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434억원의 매출과 38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 실적이며,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26%에 달하는 이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매년 수 백억원대 순이익이 쌓이면서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 또한 1700억원을 넘어섰다.

지배구조는 단순하다. 박유상 고문과 박효상 회장, 박한상 부회장 등 오너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형제는 캐시카우인 KBI국인산업을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 강화와 그룹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자금력이 뛰어난데다 가족 회사라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다른 주주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KBI국인산업, 2020년 특수관계자 대상 채권 내역


작년 말 기준으로 KBI국인산업이 특수관계자에게 지원해 준 대여금 총액만 303억원에 달한다. 핵심 계열사인 KBI동국실업이 가장 많은 234억원을 빌렸다. KBI정무산업과 유상테크도 각각 40억원, 15억원을 빌려갔다.

눈길을 끄는 것은 3형제의 맏형이자 핵심 주주인 박 고문도 채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박 고문은 지난해까지 13억5000만원을 빌린 후 6억5000만원만 갚아서 7억원의 대여금 잔액이 남아있는 상태다. 작년뿐만 아니라 지난 수년간 자금 대여 거래가 이뤄졌다. 여타 형제들과 달리 KBI국인산업을 개인 금고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계열사 대여금을 출자 전환하기도 했다. 'KBI모다'가 그 주인공이다. KBI모다는 1962년 설립됐으며, 자동차용 열교환기 제품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박 고문의 장남 '박치용 이사'가 직접 지분을 갖고 있기도 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완성차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KBI국인산업이 2019년 직접 나서서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때 박 이사도 보유 지분을 넘겼다.

곧바로 자금 지원도 이어졌다. 인수 당해 32억원을 출자한데 이어 지난해 KBI모다에 빌려줬던 22억원을 출자 전환했다. 구주 취득과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 경영권 확보 후 투입한 자금만 61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 해외 계열사 'KDK Automotive GmbH' 지분을 취득하는데도 35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잠잠했지만 2016년 이후 KBI메탈과 동양철관, KBI동국실업 등 상장 계열사 지분 또한 꾸준히 매입하며 지배력을 키웠다. 풍부한 곳간을 활용해 그룹 지배력 구축의 첨병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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