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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지각변동]'한국시장 좁다' 미래에셋,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신순유입 규모 글로벌 10위권 진입...글로벌 X 인수 '절묘한 한수'

양정우 기자공개 2021-05-04 13:09:14

[편집자주]

급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플레이어들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 경쟁은 물론이고 '업계 최저' 타이틀을 건 보수율 인하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 액티브 ETF에 대한 기대감으로 후발주자들도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더벨은 ETF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발생하는 현안과 각 운용사들의 대응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톱티어(top tier)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ETF 순유입 규모(전 계열 합산)가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미국 '글로벌(Global) X'와 캐나다 '호라이즌 ETFs' 등 해외 ETF 운용사를 공격적으로 인수(M&A)한 덕분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 홍콩 등 10개국에서 ETF를 운용하는 글로벌 역량을 갖췄다. 전체 순자산 규모(66조원)는 국내 ETF 시장(56조원) 자체를 넘어섰다.

◇순유입 16조 미래에셋, JP모간 제쳤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ETF 순유입 규모(글로벌 X 포함)가 전세계 운용사를 통틀어 9위로 집계됐다. 약 145억3300만달러(약 16조1316억원)를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145억달러가 순유입된 건 매우 고무적 수치다. 이 뒤를 이은 게 글로벌 IB 선두 JP모간(141억달러)이다. 최근 액티브 ETF로 세계적 유명세를 탄 아크인베스트먼트(ARK Funds)가 205억달러 수준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순유입 규모는 ETF 선두인 미국 뱅가드(2066억달러)와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ETF 브랜드 iShares, 1902억달러)이 압도적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들 '투톱'을 제외한 나머지 상위사는 대부분 100억~200억달러 수준에서 순위가 갈리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제 글로벌 선두권에 진입해 쟁쟁한 하우스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ETF(ETP 포함) 시장의 2020년 운용사별 순유입 순위. 출처:ETFGI
고속 성장을 구가한 배경엔 해외 M&A가 자리잡고 있다. 미래에셋 브랜드로 ETF를 첫 시작할 때부터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었다.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호라이즌 ETFs를 인수했다. 액티브 ETF의 강자인 호라이즌 ETFs는 총 자산 규모가 16조원에 달한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95개의 ETF를 상장했다.

2018년엔 세계 ETF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글로벌 X를 인수했다. 'Beyond Ordinary ETFs'란 캐치프레이즈로 차별된 테마형, 인컴형 상품을 공급하는 운용사다. 미국에서만 운용 규모가 32조원 수준이다. 테마형 ETF의 전성시대를 맞아 미래에셋운용의 세계 시장 장악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산관리업계 관계자는 "과거 해외 ETF 운용사를 연달아 인수할 당시 미래에셋운용 내부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세계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하우스의 캐시카우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ETF 시장, 폭발적 성장…해외 M&A 선구안 적중

한국과 글로벌 ETF 시장의 성장 속도를 비교하면 미래에셋운용의 선구안이 더 두드러진다. 국내 ETF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가 다소 완화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증시와 ETF가 호황세를 누리고 있지만 드라마틱한 고속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ETF 시장의 전체 순자산가치총액이 52조365억원으로 집계돼 2019년 말(51조7123억원)보다 0.6% 늘어난 데 그쳤다. 지난달 말 수치는 56조원을 기록해 점진적으로 유입 규모가 늘고 있는 수준이다.
한국 ETF 시장 순자산 총액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반면 세계 ETF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2019년 말 글로벌 ETF 자산총액이 6조1940억달러(6898조원)였으나 지난해엔 7조7180억달러(8457조원)로 껑충 뛰었다. 지난 10년 간 연평균 성장률이 18% 안팎이었으나 지난 한 해엔 22.6%에 달했다.

세계 ETF 시장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68.7%)이 23% 가량 성장한 가운데 전세계 곳곳에서 20% 대의 성장세를 달성하고 있다. 캐나다가 29%, 일본이 33.1%로 집계됐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Asia Pacific) 지역은 각각 22.6%, 48%를 기록했다.
글로벌 ETF 시장 자산 총액 추이. 출처:ETFGI
결과적으로 미래에셋운용이 2011년부터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린 건 사세를 뒤바꾼 결실로 되돌아왔다. 성장 속도가 느려진 한국 시장을 재패하는 데 '올인'했다면 글로벌 선두권과 경합하는 성과를 내는 게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ETF 시장에서 독주하는 삼성자산운용(시장점유율 50% 안팎)은 지난해 순유입 규모가 세계 20위권에도 오르지 못했다.

◇글로벌 X, 해외 공략 교두보…이머징 마켓도 타깃

미래에셋운용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끌고 있는 건 글로벌 X다.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BOTZ ETF(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시대의 수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2016년 상장 이후 연평균 약 2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테마형 ETF의 강자답게 트렌드를 선점해 나가고 있다.

홍콩 ETF 시장에서는 중국 신성장 테마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차이나 바이오텍(Global X China Biotech ETF)'과 '차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ETF(Global X China Cloud Computing ETF)'가 대표 상품이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상장 후 수익률(2019년 7월 말)이 각각 113.79%, 94.46%로 집계됐다.

일본 다이와증권그룹과 현지 합작법인인 'Global X Japan'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커머스 일본 ETF(Global X E-Commerce Japan ETF)'와 '디지털 혁신 일본 ETF(Global X Digital Innovation Japan ETF)'를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합작사에서는 재간접 ETF뿐 아니라 성장 여력이 큰 테마를 중심으로 일본 자체 ETF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자본시장 선진국뿐 아니라 이제 막 ETF 시장이 열린 국가도 공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콜롬비아 보고타에 진출해 아시아 운용사 최초로 중남미 지역에 ETF를 상장했다. 브라질에서는 채권 기반 ETF를 처음으로 내놓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엔 베트남에서 외국계 운용사 최초로 미래에셋 간판을 내건 ETF를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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