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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손 뗀 이서현, 정공법 상속 '역할 변화' 기폭제 되나 '5.3조' 지분확보 영향력 확대, 패션부문 관심 여전 '복귀' 가능성 주목

최은진 기자공개 2021-05-06 07:08:4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2: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상속재산 분할이 마무리되면서 지배구조 개편 뿐 아니라 경영구도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아직 계열분리가 먼 얘기이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못지않게 두 딸의 입지가 커지면서 경영상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전철을 따르고 있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역할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손을 뗀 지 2년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복귀 가능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분할 합의한 상속재산에서 이 이사장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에스디에스·삼성전자 주식 총 5조3000억원어치를 거머쥐게 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경우 이 이사장은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마찬가지로 신규 주주로 등극했다는 데 주목된다. 지분율로 따지면 삼성전자의 경우 이 사장과 같은 0.93%를, 삼성생명은 이 사장보다 절반 수준인 3.46%를 각각 갖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삼성그룹 경영 한 축을 담당하던 이 사장과 달리 이 이사장은 2년여 전 경영에서 손을 뗐는데도 이 부회장·이 사장과 마찬가지로 주요주주로 등극했다는 점이다. 특히 그룹 모기업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지분을 이 사장과 동일한 수량으로 받았다.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세간의 시선을 의식하듯 정공법 상속을 택하면서 예상 외로 이 이사장의 몫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상속재산 분할 과정에서 구속수감 중인 이 부회장 보다 모친인 홍 전 관장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하면서 딸들에게 무게가 실렸다고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이 이사장의 입지는 이전보다 확대됐다. 삼성그룹의 모기업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에서 외부주주인 KCC와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6% 이상의 확실한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18.13% 지분을 쥔 이 부회장 뒤를 잇는 주요주주로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에 있어선 2대주주가 된 이 사장의 주식과 합하면 이 부회장과 동등한 지분율을 갖는다. 캐스팅 보트 지위로 일선에서 물러난 이 이사장의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게 재계 공통된 평이다.

이 이사장은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모친인 홍 전 관장의 뒤를 따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리움미술관은 홍 전 관장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곳으로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 이 이사장이 경영보다는 홍 전 관장을 의전하고 보필하는 데 집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8년 말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직에서 물러날 때 모친이 하던 일을 누군가 이어가야 한다는 명분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이 이사장 스스로도 삼성그룹 내 포지션을 모친 역할 승계로 정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이사장이 경영 의지를 완전하게 꺾은 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운영방식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이사장이 삼성그룹 패션사업을 맡은 지 16년만에 물러난 이후 삼성물산 패션부문에는 등기 '대표이사'를 한번도 배출한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사장직급으로 오른 임원도 없다. 그러나 사세가 기울고 끊임없는 매각설이 불거졌지만 흔들림 없이 주요축으로 운영 중이다. 이 과정에서 패션부문의 경영상황 등이 이 이사장에게 주기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보이지는 않지만 이 이사장이 여전히 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감안할 때 추후 이 이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삼성물산 주주로서 지배력 강화와 맞물려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특히 이번 상속분할이 균형을 잡으려한 흔적이 보인다는 점에서 딸들의 역할론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사회적 분위기 등이 이 부회장 단독으로 거대 삼성그룹을 물려받기는 무리가 따른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지원군으로 모친인 홍 전 관장이 남매의 역할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딸들의 입지를 넓혀 줄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이사장이 맡아온 업무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가 과제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그룹에게 미술품은 단순한 복지정책의 일환이 아닌 그 자체가 주요한 자산으로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서현 이사장은 경영에서 물러날 때 모친의 뒤를 따른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에도 패션부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게 사실"이라며 "아무것도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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