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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생존 전략]'10년 정체' 커피빈, ‘리뉴얼 전략’ 반전 묘수될까⑥공격적 점포 확대 지양 '매장·서비스' 손질…'비대면 강화' 집중

정미형 기자공개 2021-05-06 07:40:13

[편집자주]

국내 커피시장이 코로나19 이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업계 1위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일부 중상위권 업체들은 실적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일부는 경영난에 빠져 새 주인을 맞았다. 생존 기로에서 커피전문점들은 비대면 서비스와 디지털 경쟁력 등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주요 커피전문점들의 사업 현황과 포스트코로나 시대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피빈은 한때 스타벅스와 함께 커피전문점 양대 산맥을 이루는 명실상부한 업계 2위 사업자였다. 매장 규모나 브랜드 이미지, 커피맛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스타벅스의 아성을 넘볼 경쟁자로 충분했다.

그런 커피빈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커피빈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1269억원으로 2010년 1267억원과 2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업계 순위도 투썸플레이스와 할리스, 이디야 등에 밀려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그 사이 스타벅스는 15배 넘게 성장하며 독주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저가 커피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국내 커피시장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커피빈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가운데 매장 및 서비스 리뉴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수도권 위주 출점' 성장 정체 부메랑

커피빈은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원두 판매로 시작된 브랜드다. 국내에는 2000년 의류 도매업체인 스타럭스의 박상배 대표가 미국 본사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독점 사업권을 따내며 커피빈코리아를 세웠다. 현재 커피빈코리아 지분 구성은 박 대표 82.2%, 스타럭스 11.6%로 이뤄졌다.

커피빈은 2003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운영 초기 청담동에 1호점을 내며 구사한 고급화 전략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출점 전략도 소비층이 확실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펼치며 매출 관리에 힘썼다. 경쟁사보다도 20%가량 커피값이 비싼 탓에 소비층이 좁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커피 맛과 품질을 최우선한다는 프리미엄 전략을 강조하며 가격대를 유지했다.

이렇다 보니 커피빈 매장은 전국으로 뻗어 나가지 못했다. 기업 밀집 지역이자 고급화 전략의 상징인 서울 강남구에만 60개 매장이 분포돼 있지만 제주에는 단 한 개 매장이 운영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마저도 지난달 오픈한 제주 첫 매장이다. 스타벅스가 제주에만 23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과 상반된다. 강원도와 충청도에도 각각 1개, 2개 매장만 운영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점포를 넓혀나가지 못하다 보니 외형 성장을 이룰 리 만무했다. 2009년 1000억원을 처음 돌파한 커피빈 매출은 2017년 들어서야 매출 1500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에는 1666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9년 1650억원, 2020년 1269억원을 기록하며 역신장했다.

수익성 악화는 더욱 문제였다. 2010년 영업이익 12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은 10%를 찍었으나 이후 최고 영업이익을 갱신하지 못하며 감소했다. 2015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이 4%대 이하로 떨어지며 60억원대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2019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이 0.1%를 찍으며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됐고 지난해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손실률 확대…'DT매장·퍼플오더' 도입

실적 악화에 재무 건전성도 크게 꺾였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62%로 2년 연속 높아졌다. 2012년 261%에 이르던 부채비율이 꾸준히 하락세를 그리며 2018년 100% 아래로 떨어졌지만 2019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며 다시금 114%로 올라선 이후다.

차입금은 증가한 반면 자본총액이 감소하며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큰 폭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이익잉여금이 깎인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데 더해 영업외비용도 늘며 1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외비용은 대부분 유형자산 손상차손에서 비롯됐다. 커피빈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부진과 손실 누적으로 손실 매장의 유형자산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에 미달한다고 판단, 차액 52억원만큼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대부분 매장이 직영 매장으로 운영된 탓에 손실이 더욱 컸다. 커피빈은 지난달 말 기준 270개 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직영매장이다. 게다가 대부분 매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손실률이 굉장히 높았다는 것이 커피빈 측 설명이다.

커피빈은 타개책으로 매장과 서비스 리뉴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우선 공격적인 매장 증대보다는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운영 매장을 리뉴얼한다는 방침이다. 매장 확대를 포스트 코로나 돌파구로 찾는 경쟁사들과는 비교되는 지점이다. 다만 지방에는 점차 매장을 오픈해 접근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그간 커피빈은 수도권 외 지역에 매장 수가 극히 적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비대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드라이브스루(DT) 매장 운영도 확대한다. 앞서 커피빈은 기존 애플리케이션 리뉴얼을 통해 온라인 주문 서비스 ‘퍼플오더’를 도입 비대면 주문을 가능케 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본격적인 배달 서비스에도 나서며 서비스 제공 매장도 확대하는 중이다.

커피빈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장 매출이 감소한 반면 전 매장 직영 운영으로 인한 고정비용 부담은 증가해 큰 폭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며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서비스와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매장 리뉴얼 및 서비스 질을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빈의 온라인 주문 서비스 '퍼플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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