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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의무보유확약 영향 점검]SK바이오·IET에만 1조원 묶여…후속 빅딜엔 '암초'③공모액 더 큰 빅딜 다수 대기…공모·주가 부진할 경우 수급 타격

이경주 기자공개 2021-05-10 14:21:55

[편집자주]

2020년 중순부터 시작된 공모주 광풍은 핵심 투자자인 기관들도 변화시켰다. 조금이라도 물량을 많이 배정받기 위해 의무보유확약을 대거 걸기 시작했다. IPO 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발행사와 기관, 일반투자자 모두가 고려해야 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더벨은 의무보유확약 열기의 양상과 향후 시장 변화 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열기는 2021년 들어선 예비 IPO 주자(발행사)들에게도 핵심 변수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공모규모가 조 단위인 초대형 IPO가 즐비한 탓이다. 단일 건별로 적게는 5000억원 많게는 수 조원 단위의 금액이 한 동안 묶이게 된다.

후발주자 입장에선 그만큼 수요가 제한된다. 상반기까지는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아직 누적적으로 묶인 자금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수요도 풍성하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공모액이 더 큰 IPO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주가가 부진한 발행사가 나오면 시장전체 수급이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

◇2021년 조단위 공모만 7~8개…차원 다른 확약 규모

투자은행(IB)업계는 2020년만 해도 빅딜에 대한 높은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다른 빅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다. 2020년 7월 SK바이오팜(공모액 9593억원), 9월 카카오게임즈(3840억원), 10월 하이브(옛 빅히트, 9625억원)가 상장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수요예측을 진행한 8월 말에는 SK바이오팜에 의무보유확약으로 묶인 기관 자금이 3300억원(3·6개월 확약분) 가량 됐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기관수요예측에서 코스닥 IPO 역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1478.53:1)을 기록했다.

하이브 역시 9월말 진행한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이 1117.25대 1로 우수했다. 당시는 SK바이오팜(3300억원)에 더해 카카오게임즈에도 약 1900억원(1·3·6개월)이 묶인 시기였다. 부동산 규제로 발행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진데다 이들 외엔 의미 있는 빅딜이 없었던 덕이다.

하지만 2021년 상황은 다르게 보고 있다. 딜사이즈가 훨씬 큰 초대형IPO가 줄줄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는 없었던 조단위 공모가 7~8개나 쏟아진다. 올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1조4917억원을 공모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이어 4월말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2조2459억원 공모에 성공했다.

2분기 중엔 SD바이오센서(공모액 약 1조원)도 대기 중이다. 올 1월 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해 현재 승인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엔 이들보다 큰 빅딜이 나온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20조~30조원으로 거론되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10조~20조원 카카오페이 등이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역사상 최대어로 거론되는 LG에너지솔루션도 하반기 증시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 밸류가 50조~100조원이다. 해외상장도 검토하고 있기는 하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야놀자 등도 나올 수 있는 조단위 IPO다. 이외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과 SM상선, 일진하이솔루스(옛 일진복합소재) 등도 대어급이다.

지난해 3대 빅딜 전체 공모액은 2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 혼자서만 비슷한 공모(2조2459억원)를 할 정도다. 그만큼 기관에 묶이는 자금도 크다.

◇SK바이오 3600억, IET에 8000억 묶여…5월까진 수급 안정적

5월 현재까진 이상 징후는 감지되지 않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월 초 기관수요예측에서 코스피 IPO 사상 최대 경쟁률인 1275.47대 1을 기록했다. 올 첫 조단위 공모주자였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선 가장 유리했다. 지난해 3대 빅딜에 대한 확약이 대다수 풀린 시기였다.

다만 다시 대규모 확약이 시작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관배정 배정 물량의 85.27%가 확약됐다. 6개월이 1934억원으로 가장 많고, 3개월 1632억원, 1개월 1528억원, 15일 236억원이다. 총 5331억원에 이르는 기관 자금이 묶였다.


그럼에도 SKIET는 수급 영향을 아예 받지 않았다. 지난 4월 중순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82.88대 1을 기록하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새운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SK바이오사이언스 때부터 경쟁이 워낙 치열하져 기관들이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받지 못한 탓이다. 첫 빅딜(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계획보다 자금을 못 쓰게 됐고, 이는 후속딜(SKIET)에 대한 공격적 베팅으로 이어져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

한 기관투자가는 “본래 의무보유확약을 과도하게 걸 경우 후속 딜에 투자를 하지 못할까봐 우려했다”며 “SKIET까진 경쟁이 워낙 치열해 물량을 조금 밖에 받지 못했다. 아직 후속 빅딜에 투입할 자금이 넉넉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올 3~4번째 조단위 공모까지는 직전 빅딜들에 대한 기관 확약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치상으론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IET에 묶인 자금은 5월 4일 현재 1조1800억원 규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5일·1개월 물량이 해제돼 현재 3566억원만 묶여있다. SKIET는 5월 11일 상장 시점 기준으로 확약물량 8237억원 전체가 묶인다.

다만 하반기부턴 워낙 많은 딜이 쏟아져 확약 영향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변수는 초대형 IPO들의 주가다. 주가가 부진할 경우 수급이 급격히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

확약기간이 끝나도 기관들이 자금회수(엑시트)를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는 주가가 지속되고 있다. SKIET도 주가 전망이 밝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SKIET까진 분위기가 좋아서 기관 의무보유확약에 대한 리스크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7~8개 조단위 IPO 가운데 하나라도 수요예측이나 주가가 부진할 경우 연쇄적으로 수급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 때문에 2021년 빅딜은 무조건 빨리 진행할수록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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