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엔시스, 2대주주 견제 힘 실리나 박창호 자산장학재단 대표 측 22.06% 보유, 최대주주와 2%P 미만 격차…주주제안 지속
김형락 기자공개 2021-05-10 10:19:5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7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정원엔시스 최대주주와 2대주주 사이 지분 격차가 좁혀지며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차명 보유했던 최대주주 지분이 결집하면서 감사 선임 시 의결권이 제한되는 '3%룰'을 피해갈 수 없게 된 탓이다. 2대주주 측은 이사회 진입을 노리며 차기 주주총회에서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정원엔시스는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모두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 보유 공시를 냈다. 2대주주는 이사, 감사 선임을 통해 소수주주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만으로 경영권 방어가 만만치 않은 지분 구도가 형성됐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2%포인트 미만인 탓이다.
정원엔시스 최대주주는 창업주 2세인 김현종 전 대표이사다. 지난달 지분 20.57%를 가지고 최대주주에 복귀했다. 명의신탁 환수분으로 신고한 물량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23.77%다. 김 전 대표는 지난 3월까지 보유 지분이 전무하다고 공시했다.
2대주주는 박창호 자산장학재단 대표이사다. 지분 9.85%를 가지고 김 전 대표를 뒤쫓고 있다. 가족, 투자자문사, 비상장사를 동원해 지배력을 22.06%까지 끌어올렸다. 박 대표의 부인 최유미 씨(보유 지분 5.99%), 딸 박민경 씨(1.39%), 박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템피스투자자문(1.09%), 동생 박명호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신한화섬(1.05%)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다.
박 대표는 2016년 정원엔시스 주요주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벌어진 54억원 규모 횡령·배임 사건이 계기였다. 감사를 교체해 회계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해 10월 정원엔시스 지분을 10.82%까지 늘려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9월 김 전 대표가 지분 10.47%를 정원엔시스 우리사주조합원들에게 장외매도하며 엉겁결에 오른 자리다.
최유미 씨가 먼저 움직였다. 최대주주로 있던 비상장사 윔스를 대동했다. 2016년 3월 정원엔시스 정기주총에서 이정호 전 템피스투자자문 전무를 감사 후보로 추천하고, 보통주 1주당 10원을 배당하는 주주제안을 냈다. 당시 최유미 씨(지분율 2.91%)와 윔스(2.67%)의 보유 지분이 적어 모두 부결됐다.
이후에도 주주제안은 번번이 주총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6년 10월 임시주총에서도 김태원 효림회계법인 이사를 감사 후보로 올린 주주제안이 부결됐다. 2018년 2월 임시주총에선 이사진 교체를 시도했다. 당시 정원엔시스 경영진이던 심재갑·한덕희 대표이사, 윤재철 사외이사, 김석주·이영준 감사 해임안을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조용진 윔스 이사, 정종용 청운대 융합기술경영학과 교수를 각각 정원엔시스 사내이사,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김락준 경희대 사회교육원 교수를 감사로 선임하는 주주제안은 상정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현재 정원엔시스의 경우 터줏대감이 경영진을 구성하고 있다. 한덕희·김영주·김정찬 3인 대표 체제다. 한 대표와 김영주 대표는 김현종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춘 임원 출신이다. 한 대표는 2000년 9월 정원엔시스에 입사해 SV사업부장을 지냈다. 김영주 대표는 1984년 1월 정원엔시스에 입사해 관리 전무로 활동했다. 김정찬 대표는 한국IBM, 벨정보 영업 담당 임원 출신이다. 2018년 1월 정원엔시스에 합류해 영업, 서비스 담당 전무로 일했다.
최대주주에 오르고도 경영권 잡지 못한 박 대표는 소송전도 병행했다. 김 전 대표가 차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며 법정다툼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김 전 대표가 지난달 차명 주식을 자진신고하면서 표 대결 양상이 달라졌다. 감사 선임을 두고 김 전 대표와 박 대표 간 정면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전 대표에게도 감사 선임 때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정범식·김석주 정원엔시스 감사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살얼음' 분위기 깬 이지효 파두 대표 사과
- 마창민 대표도 떠난다, 조직 전면 쇄신
- [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
- [DL이앤씨 인사 격변]CFO도 퇴출, 후임자 내외부 물색
- [DL이앤씨 인사 격변]감원 칼바람, 임원 10명 중 3명 짐 쌌다
- CJ올리브영, 글랜우드PE와 결별 '이사회 재정비'
- [코스닥 주총 돋보기]'상폐 위기' 엠벤처투자, 주주 해명 '안간힘'
- FI 지분 되사온 CJ올리브영, ‘승계 플랜’ 본격 가동하나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는 지금]롯데하이마트, 금융비용 감수하고 늘린 유동성
- [CFO 성과 보수]포스코홀딩스, 변하지 않는 성과금 2위 자리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수익성 지지대는 석유화학 이외 사업
- [Board Index/포스코그룹]동종업계 겸직 없는 사외이사진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비핵심 사업 매각 불발이 아쉬운 이유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해외 자회사 차입 EOD 사유 지속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LC 타이탄 가동률 낮췄다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CJ대한통운, 영구채 일부 상환 '이자 비용 줄였다'
- [Board Index/포스코그룹]사외이사 '관' 출신 선호, 기업인도 늘어
- [Board Index/포스코그룹]이사회 평가 내부에만 보고하는 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