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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극복하는 조선업]18년만의 슈퍼 사이클 올라탈까①조선 빅3 올해 수주량 급증...구조조정 마친 조선사 기초체력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1-05-18 10:59:42

[편집자주]

우리나라 산업 가운데 조선업만큼 극과 극을 오간 산업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때 세계 무대를 호령했지만 장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힘을 못 쓴지 오래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2003년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던 시기와 비슷하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오랜만에 볕이 들고 있다. 다시 호황을 맞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현 상황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16: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조선업이 어두운 터널을 한창 지나던 시기,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조언했다. 한국 조선사들이 여전히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니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버티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그 시기가 온 걸까. 올들어 조선업계에 부는 훈풍이 심상치 않다. 조선업에 다시 슈퍼 사이클이 온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글로벌 누적 수주량은 154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증가했다. 최악의 불황 시기로 꼽히는 2016년 수주량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2007년 황금기 맞고 7년 만에 장기 불황

2015년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6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때부터 6년 넘게 국내 조선업은 장기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긴 터널을 지나야 했다.

조선업은 과거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다. 1993년 국내 조선사들은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고 그 뒤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세계 조선업을 주름잡던 일본 조선사들이 쇠퇴하고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력을 무기삼아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침 중국의 경제 성장기와 맞물리면서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했고 자연스럽게 조선업 수요 역시 폭증했다. 그 뒤 10년 호황이 이어졌다.

2007년 이른바 조선 ‘빅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는 황금기를 맞았다. 4개사가 모두 더해 73조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그러나 이듬해 금융위기를 넘기는 과정에서 STX조선해양이 대열에서 이탈했고 그 뒤 남은 3사가 경쟁적으로 저가수주에 나서면서 견고했던 국내 조선업의 위상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조선 빅3가 2014~2015년 적자의 늪에 빠진 원인으로 해양플랜트를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수주량이 정점에 이른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자 조선사들은 새 먹거리로 해양플랜트를 지목했다.

2010년부터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자 전 세계적으로 해저 유전 개발 프로젝트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여기에 조선 빅3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양플랜트의 매력이 떨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술력 부족으로 해양플랜트의 건조나 인도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관련 비용도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업황 침체와 그동안 누적된 부실로 조선업은 긴 터널로 들어섰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인력과 설비 모두 감축

조선 빅3는 2014년 이후 인력 구조조정, 생산설비 감축, 비핵심 자산매각 등 말그대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일례로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4년 말 1만3300여명에 이르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말 9600여명으로 30% 가까이 줄었다.

그러는 사이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 품에 안겼다. 관련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국내 조선업은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로 재편된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특별히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조선업 불황을 겪은 일본의 조선업 구조조정은 두고두고 실패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지나친 구조조정으로 성장 잠재력마저 훼손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 세계 조선업을 선도했다. 그러나 1970년 후반 석유파동 여파로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국가 차원에서 조선업을 사양산업으로 규정한 뒤 인력과 설비를 큰 폭으로 감축했다. 대형 조선사들의 합병, 대형 도크 폐쇄 등의 조치가 이어졌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을 대거 줄인 점이 뼈아픈 실수로 지적된다. 설계를 비롯해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퇴출하고 대학에서 조선업 및 해양 관련 학과도 폐지했다.

◇앞선 LNG선 기술력, 이제 '포스트 LNG선'

올해 들어 수주 낭보가 이어지면서 조선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과거 슈퍼 사이클 진입 직전인 2003년 초입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조선 빅3의 수주금액은 145억1000만달러(1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억7000만달러)보다 7배 증가했다. 연이은 수주 낭보의 배경에는 압도적 LNG(액화천연가스)선 기술력이 있다.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LNG추진선 발주가 확대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LNG를 연료로 활용하는 LNG추진선은 가격이 비싸고 설계비용 프리미엄까지 붙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힌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LNG 역시 화석연료인 만큼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완전한 ‘탈탄소’에는 한계가 있다. ‘포스트 LNG선’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조선업계는 포스트 LNG선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수소 추진선, 바이오디젤 추진선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 연료는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대표 청정 연료다.

아직 무(無)탄소 선박 경쟁에서는 글로벌 조선사 어느 누구도 두각을 드러내거나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정부 주도로 친환경 선박 투자와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들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현대중공업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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