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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현대인베스트, 금호석화 박철완 전 상무 지지했었다②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의견 적극 반영...214개중 반대 안건 전부 금호석화 이사회 제안건

이돈섭 기자공개 2021-05-17 08:06:09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3일 15: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하 현대인베스트운용)이 지난 3월 말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철완 전 상무 안건에 전폭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상무는 주주제안을 통해 이익배당과 정관변경, 이사선임 등의 안건을 올렸는데, 현대인베스트운용은 주주제안 안건과 부딪치는 이사회 안건 모두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 반대 의결권 금호석화에 집중

현대인베스트운용이 홈페이지에 공시한 의결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4월 초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최근 1년간 38개 상장기업 214개 주주총회 안건에 찬성, 반대 등 2가지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찬성 의견을 낸 안건은 205개, 반대 의견을 낸 안건은 9개였다. 반대율은 4.2%였다.

특이한 점은 반대표 9개가 모두 금호석유화학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지난 3월26일 열린 금호석화 정기주총에서 상정된 안건은 모두 22개인데, 현대인베스트운용은 이사회가 제안한 이익배당과 정관변경, 이사선임 등 9개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현대인베스트운용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1% 미만이었다.

금호석화는 올해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는 이익배당과 정관변경, 이사선임 등에 관한 안건을 올렸는데, 안건 모두가 이사회 안건과 마찰을 일으켰다. 현대인베스트운용은 주주제안 안건과 마찰을 일으키는 이사회 안건 전부를 반대, 주주제안 안건을 지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이 이사회 안건 일부에 한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비교적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는 분석이다. 현대인베스트운용은 해당 안건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해, 금호석화 주총이 열리기 전 의결권행사위원회를 소집했다.

현대인베스트운용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 방향은 주가 부양 측면에서 고려했고 신의성실 원칙 준수 차원에서 고민했다"며 "서스틴베스트 측과 사전에 의견을 교환한 뒤 권고안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현대인베스트운용 이해상충 방지정책은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제3자 전문기관을 활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현대인베스트운용은 서스틴베스트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박 전 상무가 상정한 안건이 이사회 안건들보다 진일보했다고 판단해 이사회 안건들에 무더기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박찬구 회장의 과거 주주가치 훼손 이력을 들어 현 이사회에 책임 소지가 남았다는 점도 고려했다.


◇ 이사회 독립성 확보에 중점

구체적으로 이사회는 보통주 한주당 4200원, 우선주 한주당 4250원을 배당하는 건을 상정한 데 반해, 박 전 상무는 보통주 한주당 1만1000원, 우선주 한주당 1만1050원을 제안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회가 제시한 배당안은 동종업계 수준에 견줘 보수적이라며 현대인베스트운용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롯데케미칼과 SKC, LG화학 등 동종업체의 최근 3개년(2018~2020년) 평균 배당성향은 각각 많게는 64.8% 적게는 41.8%를 기록했다. 이들 3개 업체의 평균치는 50.9%다. 이사회 안건이 승인되면 금호석화 3개년 평균치는 19.9%가 되지만 주주제안 안건이 승인되면 52.7%로 평균을 웃돈다.

정관 변경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사회 안건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제안 안건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했고 이사회에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설치토록 했다.

서스틴베스트가 문제 삼은 것은 이사회 안건을 채택할 경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모두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주제안 안건은 사외이사에 한해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게끔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안건을 적용했을 때보다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이사회가 올린 사내외 이사 후보들이 박 전 상무가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들에 비해 독립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원인은 지금의 이사회에서 찾았다. 당시 등기이사직에 올라있었던 박찬구 회장의 과거 주주가치 훼손 이력 등을 문제삼아 현 이사회에 책임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것.

박찬구 회장은 2008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비상장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으로 하여금 아들인 박준경 전무에게 저리로 약 107억원을 대여하게 한 혐의 등을 받아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8년 말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줄곧 등기이사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주제안 안건 모두가 부결됐다. 정기주총 이후 박 전 상무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이사회는 이달 초 박찬구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금호석화는 올해 3월 말 26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다 이달 초 29만원대까지 올랐다. 현재는 2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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