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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민간기업, 신사업 진출 속 한국물 주축 부상빅딜 행진, 발행사 다변화…희소성·금리 매력 부각

피혜림 기자공개 2021-05-17 13:21:5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4일 07: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금융 민간기업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외화채 발행의 경우 그동안 금융기관과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조달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민간기업이 잇따라 시장을 찾아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과정에서 외화 필요성이 높아지자 속속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관의 호응도 뜨겁다. 올초 SK하이닉스를 필두로 10억달러 이상의 빅딜이 이어졌지만 물량 소화에는 무리가 없었다. 3억달러 발행에 나섰던 네이버는 조달 이후 쏟아진 기관들의 요구에 리오픈(re-open, 증액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민간기업 채권의 경우 물량 희소성과 금리 메리트 등을 바탕으로 기관의 관심을 한껏 사로잡는 모습이다.

◇민간기업, 한국물 중심축 부상…연초부터 조달세 거세

비금융 민간기업이 2021년 한국물 시장의 주요 섹터로 부상하고 있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민간기업(일반기업) 발행물은 40억달러로, 전체 물량(137억 8747만달러)의 29% 비중에 달했다. 지난해 일반기업 발행량이 42억달러(전체 13.66%)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1분기만에 연간 발행 물량에 도달한 것이다.

물량의 대다수는 SK하이닉스 채권이었다. SK하이닉스는 올초 비금융 민간기업으로는 첫 한국물 발행에 나서 25억달러 규모의 빅딜을 마쳤다. 뒤를 이어 SK배터리아메리카(SK이노베이션 보증)이 10억달러어치 유로본드(RegS)를 찍어 대규모 조달세를 이어갔다.

연초 SK그룹사의 조달로 양적 성장을 드러낸 데 이어 2분기에는 발행사가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기아는 4년만에 한국물 시장을 찾아 7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한화솔루션(10억위안 딤섬본드)과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PT. HYUNDAI MOTOR MANUFACTURING INDONESIA(이하 HMMI)'도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네이버는 1분기 5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으로 데뷔전을 마친 데 이어 이달 시장을 다시 찾아 리오픈에 성공키도 했다.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증액 발행으로, 네이버는 3억달러를 추가로 찍어 발행 규모를 8억달러로 늘렸다.

그동안 한국물 시장은 공기업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통상 특수은행과 준정부기관, 상업은행 및 기타금융기관이 전체 시장의 80% 안팎의 물량을 담당했다. 2016년 7%에 불과했던 민간기업 비중이 2017년부터 10~20%대 수준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지만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

올들어 민간기업의 발행세가 거세지며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3~5억달러 안팎의 통상적인 조달 규모를 넘어 대규모 발행을 지속해 시장 성장 자체를 이끄는 모습이다. 연이은 조달로 민간기업은 1분기 기준 특수은행(33.94%)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을 발행했다.

◇신사업 확대 속도, 외화 조달 수요 증가…발행 지속될 듯

민간기업이 중추로 부상한 건 사업 확대 등의 여파다.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은 미래 먹거리 마련 등을 위해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등에 박차를 가하는 데다 글로벌 시장 활약에 발맞춰 외화 조달의 필요성이 늘어난 점 등이 한국물 발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기업의 사업 확장은 친환경 등의 지속가능경영과 맞물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조달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SK배터리아메리카·기아는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으로 각각 친환경 반도체 사업과 전기차 사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네이버의 경우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으로 ESG에 발맞췄다.

민간기업의 조달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차산업과 ESG의 중요성 부각으로 국내 민간기업들의 신사업 진출과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에 나선 LG화학은 2019년 첫 외화채(10억달러, 5억유로)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도 5~10억달러 규모의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기업에 대한 글로벌 기관의 투심도 발행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풍부한 시장 유동성에 힘입어 최근 한국물 시장은 모든 이슈어가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물의 경우 그동안 발행량이 적었다는 점에서 희소성마저 부각되는 실정이다.

기업물의 경우 한국물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심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AA급 공기업과 A급 이상 금융기관의 경우 꾸준한 발행과 가산금리(스프레드) 절감세 등으로 글로벌 기관들의 수익률 부담이 상당해지고 있다.

반면 기업물은 국제 신용등급 기준 A급 이하라는 점에서 크레딧 관련 수익률을 겨냥할 수 있다. 더욱이 대부분 뉴이슈어 혹은 수년만의 발행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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