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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영역 도전하는 증권사]한국증권, 업계 최고 4000억대 PI…개발사업 컨트롤②김용식 PF 그룹장 '지휘'··부지확보단계부터 시딩 활발

신민규 기자공개 2021-05-31 08:00:07

[편집자주]

증권사 부동산금융 부문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변하고 있다. 공모사업을 비롯해 개발사업 초기에 디벨로퍼와 지분투자를 병행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업권간 경계가 사라지는 부동산 개발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초기 사업 리스크를 공유하다보니 디벨로퍼와 유사해진 면이 생겼다. 더벨이 증권사 부동산금융 부문의 현황과 생존모색 방안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14: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지분투자할 수 있는 규모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늘렸다. PF그룹으로 조직을 개편한 이후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해 판을 키운 셈이다. 김성환 부사장에 이어 PF 2세대격인 김용식 전무가 PF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해 PF그룹 자체적으로 직접투자할 수 있는 한도(시딩 북, Seeding Book)를 4000억원대로 늘렸다. 기존 보유한도가 3000억원 중반대로 높은 편이었지만 이보다 더 한도를 키웠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부동산 금융을 위한 PI(고유계정·자기자본) 한도가 수백억원대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PF그룹 차원에서 시행사 부지매입시 필요한 자금을 초기단계부터 직접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 셈이다. 이를 통해 개발단계에서 브릿지론이나 본PF 주관사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공격적인 자금투입에는 지난해 실적이 밑바탕이 됐다. PF그룹에서만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6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 실적의 40%에 육박했다.

한국투자증권 PF그룹조직현황

PF그룹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됐다. 본부체제로 구분됐던 조직을 IB그룹과 PF그룹으로 나눠 각각 그룹장을 임명했다. PF그룹장이 김용식 전무(사진)다. 그룹내 PF1본부(방창진 상무), PF2담당(전태욱 상무), 대체투자본부(이정민 상무)로 편성했다.
김용식
한국투자증권 전무

김용식 전무는 2007년 한국투자증권에서 부장 직급을 달았다. 프로젝트금융업무를 주로 맡다가 김성환 부사장이 기획총괄 파트로 옮긴 시점을 전후로 프로젝트금융1본부장을 맡았다. 김 부사장이 PF 1세대라면 김 전무가 뒤를 잇는 PF 2세대로 통한다.

김 전무는 김제지평선산단 등 26개 지자체산업단지에서 5조원대 PF실적을 쌓았다. 매년 PF 실적이 20조~24조원대를 꾸준하게 유지할 정도로 부동산 PF분야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PF 1세대의 경우 2000년대 증권사에 처음으로 PF-ABS가 도입되다보니 경쟁할만한 적수 자체가 적었다. 이후에도 각종 매입약정이나 확약을 내건 신상품을 통해 한동안 전성기를 누렸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얘기가 달라졌다. 여전히 높은 수익을 유지하긴 했지만 PF 주관 경쟁이 거세지면서 수수료가 박해지기 일쑤였다. 다른 사업모델에 대한 목소리도 그만큼 커졌다.

PF 2세대로서 진출 영역은 한층 과감해졌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PF 주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개발부지 확보 단계부터 시행사와 함께 참여할 필요가 커졌다. 건설부동산업계 전문인력을 영입해 인허가가 나기 전이라도 승산이 있을만한 곳을 판별하는 눈을 키우기도 했다. 시행사와 동등한 수준에서 부지를 발굴하고 리스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셈이다.

일례로, 서울 동작구 개발사업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자금부족을 느낀 시행사의 부지매입을 위해 에쿼티 형태로 함께 투자한 건이었다. 초기 투자라 자금규모는 20억~30억원으로 적었다. 하지만 투자와 동시에 향후 브릿지론이나 본PF에 대한 주관권을 미리 따낼 수 있었다. 주관권이 한국투자증권에 있기 때문에 경쟁사가 진입할 기회가 허용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주관 수수료 확보와 함께 자금회수 단계에서 투자 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브릿지론 주관 수수료는 통상적으로 조달규모의 100~200bp 내외다. 인허가가 나서 본PF까지 착수하면 추가로 100~200bp를 수수료로 확보할 수 있다.

본PF 단계에서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면 수수료를 포함해 2~3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사업에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한두개 사업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전체 수익성은 단순 주관업무를 할때 보다 훨씬 높다.

시장에선 한국투자증권이 개발사업에서 조타수 역할을 할만큼 존재감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자금조달 업무 외에 시행사나 건설사, 기타 참여회사를 초대해 프로젝트를 이끄는 방식으로 전문성을 키웠다.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한국투자증권의 모델은 여타 증권사들이 벤치마킹할 여지가 높은 편이다. 부동산금융의 사업확장 방식은 과거 수년간 실물 부동산이나 SOC, 발전에너지, 항공기금융 등 해외 대체투자로 이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해외부문 투자에도 제동이 걸렸다. 해외 부동산 투자 건들이 사건사고를 겪은 탓에 시장은 더 위축됐다. 증권업계에선 해외파트만 전담해서 보는 조직이 없을 정도로 기존 영역이 모호해졌다. 국내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공백을 메울 필요가 커진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브릿지론이나 본PF 단계 전에 계약금 조로 토지비 확보를 위해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과거 담보대출비율에 따라 제공했던 여신과는 다른 기능"이라며 "개발사업을 컨트롤해서 시행사와 이익을 공유하는 플레이어 역할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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