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총 돋보기]'물적분할' 엘오티베큠, 수리유지보수 사업 승부수매출 30% 비중, 전문성·효율성 제고…모회사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1-06-25 09:54:5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공정용 건식진공펌프 대장주 '엘오티베큠'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노리고 수리 유지보수 부문을 물적분할한다. 진공펌프 수리 유지보수(maintenance)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캐시카우'로 삼겠다는 의도다.엘오티베큠은 다음달 19일 경기도 오산시 엘오티베큠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수리유지보수 사업을 영위할 신설법인 '엘오티티에스(LOT TS)'의 분할계획안을 부의한다. 임총에서 해당 안이 가결되면 8월 2일 엘오티티에스는 분할등기를 마치고, 엘오티베큠의 자회사로 독립한다.
분할 신설되는 엘오티티에스는 향후 건식진공펌프의 수리 유지보수 사업을 특화, 영위하게 된다. 엘오티베큠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라인에 건식진공펌프를 제조·공급하면, 사후 관리를 엘오티티에스가 전담하는 방식이다. 건식진공펌프는 반도체 공정의 진공 클린룸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장비다. 현재 영국의 에드워드(Edwards Vacuum)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용 건식진공펌프는 공급 및 설치 단가도 비싸지만, 수리 유지보수가 수시로 발생하는 영역이다. 공정라인을 완전한 클린룸 상태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 점검이 필요한 탓이다. 엘오티베큠의 진공펌프가 에드워드 등 외산을 대체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라인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비례해 수리 유지보수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수리유지보수 부문의 매출액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403억원(25.2%)의 단일 매출액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414억원(28.1%), 지난해 507억원(30.7%)을 달성했다. 2년 만에 100억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올해 1분기 137억원(19.7%)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하반기로 갈수록 발주가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엘오티티에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라인에 납품돼 있는 자사의 건식펌프 수리유지보수 사업을 전담하는 동시에 엘오티베큠이 계획하고 있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보조를 맞춘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엘오티베큠의 진공펌프는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에드워드베큠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단가가 낮기 때문에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를 비롯해 중소형 메이커들 사이에서 점차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엘오티베큠은 에드워드의 국내 점유율을 일부 빼앗아 오면서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에드워드코리아의 매출액이 2019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 6143억원으로 약 1000억원 가까이 빠진 반면, 엘오티베큠은 같은 기간 1502억원에서 1712억원으로 200억원가량 늘었다. 상당 부분 삼성전자 향 매출로 파악된다.
올해 엘오티베큠은 반도체 저전력 진공펌프 시장을 노리고, 미들엔드급 건식진공펌프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XD120(3만L/min)과 RD200(2만L/min) 두 종이다. 현재 7만~10만L급 하이엔드 모델을 주종으로 납품하고 있는 만큼 저전력, 고효율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엘오티베큠 관계자는 "펌프 디바이스 크기의 최소화로 현장 조건에 제약 없이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신제품이 공급을 확대하면 엘오티티에스의 매출액 역시 비례해서 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의 수리 유지보수 부문이 엘오티베큠 기업집단 총매출액의 3분의 1 수준까지 커진 상황에서 이를 분할하는 안을 두고,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낼지는 미지수다.
엘오티베큠이 업계 대표적인 '실적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엘오티티에스의 매출분이 빠지면,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수리 유지보수 부문의 매출액을 제외하면 엘오티베큠의 매출액은 1712억원에서 1158억원으로 줄어든다. 더구나 엘오티티에스의 사업구조가 모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기업공개(IPO)를 통한 전체 기업가치 상승도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엘오티베큠은 "분할을 통해 엘오티티에스의 전문성을 특화하고, 전체 기업집단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핵심사업인 진공펌프 사업에 집중투자하는 동시에 태양광셀 제조 시장에도 진출해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여자)아이들+나우어데이즈+우기' 큐브엔터 IP 라인업 확대
- 광동제약, 30억 출자 KD헬스바이오 6개월만에 청산
- [바이오텍 CFO 스토리]CFO는 재무만? 에이비엘의 이재천, BD까지 '전천후'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세번 실패 없다' 셀비온의 도전, '데이터·실적' 선뵌다
- 디앤디파마텍, IPO 신고서 '4차정정'에서도 '멧세라'
- 시노펙스, 대형 스마트 FPCB 모듈 공장 준공
- 대양엔바이오, '초순수용 활성탄' 정부 지원사업 선정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이통3사 AI 매치업]sLLM 경쟁, SKT '선착' KT '추격' LGU+ '후발'
- 삼성SDS, 아마존 출신 잇단 영입 '글로벌 공략 속도'
조영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시노펙스, 대형 스마트 FPCB 모듈 공장 준공
- [thebell desk]코스닥 2세와 부의 대물림
- [Company Watch]에프에스티, EUV 펠리클 양산경쟁 액셀 밟는다
- [코스닥 MZ 리더가 온다]새 DNA 장착한 세대교체 기수 '앙팡 테리블'이 온다
- 율호,정부 핵심광물 공급망 확대 지원 선정
- [thebell interview]"OLED 소재 밸류체인 확장, 기업가치 제고 나선다"
- 가온브로드밴드, 말레이 네트워크 시장 '영향력 확대'
- [Red & Blue]'최고점' 필옵틱스, 글라스기판 새 기대주 등극
- 시노펙스, 탄소배출 줄이는 고도 정수시스템 기부
- 우리기술-우리DS, 글로벌 방산 수출 '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