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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정기 신용평가]뜻밖의 해운업 호황, 어닝서프라이즈에 신용도 개선운임지수 급상승…2020년·올 1분기 영업이익 증가, 등급 전망 맑음

이지혜 기자공개 2021-06-18 13:45:3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업 시황이 개선된 데 힘입어 해운사 신용도도 힘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를 중심으로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였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임지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인 덕분이다. HMM 등 업계 선두기업이 수혜를 봤다.

해운업황이 언제까지 호조를 이어갈지 시선이 엇갈린다. 그러나 1분기 적잖은 이익을 벌어들여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고 신용평가사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해운사들의 공통 과제는 재무관리다. 차입금 감축과 투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신용평가사는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해운사 신용도 상승 기조

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가 가장 먼저 해운업계를 대상으로 2021년 정기 신용평가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공시하는 해운사 4곳 가운데 3곳의 등급 전망을 긍정적 방향으로 조정했다. 장금상선,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이다.

장금상선은 ‘부정적’ 꼬리표를 뗐고 팬오션은 ‘긍정적’ 전망을 달았다. 폴라리스쉬핑은 와치리스트에서 빠지고 등급전망에 ‘부정적’이 붙었다. 와치리스트는 단기간 신용등급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한국신용평가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을 보유한 해운사 5곳 중 3곳의 평정을 마쳤다. 그리고 팬오션과 폴라리스쉬핑의 등급전망을 한국신용평가와 같이 조정했다. 다만 신성해운은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정기평가에 따른 해운사 신용등급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HMM은 지난해 10월 전환사채(CB)를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받았지만 전환권이 행사돼 신용등급이 취소됐다. 다만 내부적으로 신용등급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해운업계에서 신용도 하향 기조가 강했던 것과 대비된다. 2020년 흥아해운 신용등급은 B에서 CCC로, 폴라리스쉬핑은 BBB+에서 BBB0로 떨어지고 부정적 검토 와치리스트에 등재됐다. 장금상선도 2016년 BBB+/안정적에서 지난해 BBB/부정적으로 강등됐다. HMM만 BB0/안정적에서 BB/긍정적으로 등급전망이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였다.

◇시황 개선에 실적 급증

해운업 시황이 예상보다 좋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신용평가 3사는 2021년 산업전망을 발표하며 2020년과 시황이 비슷할 것으로 바라봤다. 회복되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상반기 1000포인트에 못 미쳤지만 3분기부터 가파르게 올라 올 1분기 평균 2780을 기록했다. 발틱운임지수(BDI)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600대였던 BDI가 올 1분기 1691.7을 기록, 2분기에는 29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수년 만의 최고기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컨테이너선 시장이 과거 3개의 얼라이언스 체제로 개편되면서 이번에 선박공급을 제한해 공급자 우위 구도를 형성했다”며 “벌크선업황은 완전경쟁에 가까워 선사들의 시황대응력은 약하지만 중국수요에 힘입어 BDI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SCFI가 상승하면 HMM과 장금상선이 수혜를 본다. HMM은 10년 동안 적자를 봤지만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장금상선의 영업이익 규모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300억원대였지만 지난해 800억원을 돌파, 올 1분기에는 약 2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해운과 팬오션은 BDI에 영향을 받는다. 두 기업은 시황에 따른 실적변동성을 줄이고자 장기운송계약을 확대했다. 덕분에 수익성이 좋아지고 영업현금흐름이 확대됐다.

지난해 실적도 좋았다. 워크아웃을 거치는 흥아해운과 투기등급인 신성해운을 제외하면 에이치라인해운만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줄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해운사들의 차입부담이 크긴 하지만 한 두해 영업이익만 늘어나도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제는 ‘재무관리’…HMM·폴라리스쉬핑 주목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먼 해운사도 있다. HMM과 폴리리스쉬핑이 대표적이다. HMM은 투기등급인 데다 유효신용등급도 없다. 그러나 컨테이너선 선복량 기준 글로벌 10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한 국적 선사이기에 신용평가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정부가 얼마나 지원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일 것”이라며 “시황이 언제까지 좋을지, 최하위 수준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데 재무건전성을 어떻게 지켜낼지 등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HMM은 2016년 이후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꾸준히 재무적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아직도 홀로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KDBM산업은행이 인수해준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HMM의 자본이 줄어든다. HMM이 전환사채를 상환할 여력도 없다. 그렇다고 선박 투자를 멈출 수도 없다.

폴라리스쉬핑은 와치리스트에서 벗어났지만 언제 BBB급 끝선으로 몰릴지 알 수 없다. 유동화 차입금을 일부 상환하고 선박금융을 체결해 유동성 위험을 완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회사채 만기가 숨 가쁘게 돌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해운업 호황 덕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반면 장금상선은 실적이 늘어난 것은 물론 재무부담까지 개선해 신용도 회복기회를 잡았다. 당초 신용평가사들은 장금상선이 흥아해운과 조건부 신주인수계약을 맺으면서 커버리지 지표가 저하될 것으로 바라봤다. 흥아해운의 이익창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1분기 장금상선이 연간 규모를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재무부담을 감내할 것으로 예상됐다. 덕분에 장금상선은 올 5월 ‘부정적’ 꼬리표를 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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