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금융지주사 재무전략 점검/우리금융]'다 계획이 있는' 손태승 회장, 체계적 비은행 확충 주도②선제적, 실현 가능 전략 주문…재무실 포커스 '종합금융그룹 재건'

김현정 기자공개 2021-06-21 07:38:09

[편집자주]

재무실은 금융사에 자금이란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 역할을 한다. 금융사들이 선보여온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한정된 재원을 두고 선택과 집중의 묘를 발휘한 CFO와 재무 부서의 지휘가 자리잡고 있다. 금융사마다 각기 다른 재무실의 구성과 그 전략을 들여다보면 장기적인 사업 방향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 국내 각 금융지주사 재무실이 취하고 있는 전략과 인적 구성, 또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6: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로 출발했다. 자회사만 14개, 손자회사가 69개에 이르는 위용이 대단한 곳이었다. 하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분리매각 조치가 이뤄졌고 2014년 조촐한 몸으로 은행에 흡수합병됐다.

2019년 1월 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은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주사 설립 목적 자체가 종합금융그룹 체제 구축에 있는 만큼 지주의 자본 전략 역시 이곳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상태다.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9년 1월 389조원이었던 총자산은 출범 2년 만에 584조원으로 증가했다. 6개에 불과했던 자회사들은 현재 13개로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손태승 회장의 전략가적 기질과 뚝심있는 실행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지주사 재건 이유, 재무실 제1의 목표 '과거 영광 되찾기'

우리금융은 2001년 한빛은행, 평화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하나로종금 등이 하나로 합쳐져 지주사로 출범했다. 과거 한빛은행 산하에 증권업(한일증권), 시설대여업(한일리스금융, 상은리스), 투신운용(상은투자신탁운용, 한일투자신탁운용), 전산개발업(상은시스템개발, 한일시스템), 채권추심업(한빛신용정보) 등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이 포진해 있었다. 덕분에 우리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완성형에 가까웠다.

본격적인 민영화 직전인 2013년 우리금융은 우리·광주·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파이낸셜, 우리카드,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운용 등 13개의 풍부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보의 분리매각 조치로 2014년 뿔뿔이 흩어지는 신세가 됐다. 우리금융은 그 해 11월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되면서 해체됐다.

2016년 우리은행은 4~8%의 지분을 쪼개 파는 방식으로 지금의 과점주주 체제를 형성했다. 다만 당시의 은행 체제로는 타 금융그룹과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당시 은행 체제에서는 출자여력이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이에 다시 지주사 체제로 돌아가기로 했다. 금융지주사는 '금융지주회사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자기자본의 130%까지 자회사 출자가 가능하다.

지주사 재건의 목적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기반한 종합금융그룹 구축에 있는 만큼 지주사 출범 이후 지주의 재무 전략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돼있다. 2년 간 3조2500억원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내부등급법 추진 등은 사실상 M&A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재무실이 앞서서 M&A 재원 마련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손 회장의 선제적 전략 마련 덕분이라는 게 내부 전언이다. 손 회장은 때마다 나오는 매물을 즉흥적으로 인수하기보다 오랜 시간 촘촘히 짜놓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전략가' 스타일이다. 몇 년치 시나리오를 그려놓고 있기 때문에 그를 뒷받침하는 재무전략 역시 한발자국 앞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그룹 출범 시 포트폴리오(2019.1)
*현재 우리금융그룹 포트폴리오(2021.6)

◇손태승의 큰 그림 '사전 구상+실현가능 대안'

과거 손 회장은 주로 해외 M&A 전문가로 활약했다. 2010년 미국 한미은행 인수 당시 미국 현지에서 실무를 총괄 지휘했고 2014~2017년 글로벌부문 임원 재직 시에는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해외 현지은행을 잇달아 인수했다. 손 회장이 닦은 기반 덕분에 우리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해외 네트워크 200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손 회장은 M&A와 관련해 미래 비전이 담긴 큰 그림을 먼저 그려놓고 차근차근 이를 완수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지주 설립 후 3개월 만에 첫 M&A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건 손 회장의 사전적 구상과 실현가능한 대안 마련 덕분이라는 평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은 지주 체제 전환 전 행장 시절부터 지주 사업 포트폴리오 계획을 짜놓았다”며 “지주 전환 즉시 실행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 자금조달안 등을 사전에 준비해놓은 덕에 출범 초기 속도감 있게 M&A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 시 인수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 비은행 계열사를 우선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부동산신탁사와 자산운용사를 점찍었던 것은 편입 시 자본비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이들의 자산은 운용자산(AUM)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RWA(위험가중자산)에 반영되지 않고 그룹 연결재무제표 고유계정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첫 M&A로 2019년 4월 동양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선택해 품었다. 이후 같은 해 12월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을 인수했다. 2019년 5월에는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해 지분 20%를 인수했다. 추후 자본비율 등 인수여건이 마련되고 난 뒤 독자 인수가 가능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2019년 6월 우리은행 자회사로 있던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지주 자회사로 이전하는 작업도 마무리 지었다. 우리금융은 출범 당시 중장기 재무적 시각에 기반해 가장 큰 비은행 계열사인 카드와 종금을 두고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곳만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상호주 이슈, 주식매수청구권 발생 문제 등이 클 것으로 예상돼 시기를 엿본 것이다.

이후 우리금융은 은행에 전액 현금으로 대가를 지불해 종금을 품었다. 덕분에 상호주 매각 이슈를 아예 없앨 수 있었다. 카드의 경우 절반은 현금으로, 절반은 지주 주식으로 교환했다. 은행이 처분해야할 상호주 부담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더불어 자회사 편입 3개월 뒤 대만 푸본그룹에 은행이 보유한 상호주를 즉각 처분해 오버행 이슈까지 최소화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시 상호주 매각은 ‘해외 장기투자자의 성공적 유치’ 및 ‘오버행 이슈 제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쾌거였다”며 “이미 2019년 4월부터 손 회장의 지시로 지주와 은행이 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카드·종금 자회사 편입 및 상호주 처분을 한 시나리오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출범 2년 차인 2020년에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M&A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전략보다는 국내 유동성 공급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자본을 아꼈다.

이런 와중에도 손 회장이 세운 제1의 비은행 확장 계획은 2020년 달성했다. 12월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 인수를 완료한 것이다. 당초엔 펀드 만료 시기인 7월 캐피탈 인수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좀 더 시기를 엿봤고 다행히 해를 넘기지 않고 인수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우리금융캐피탈 자회사로 있던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지주 아래로 편입시켰다. 캐피탈의 경우 완전자회사를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실상 M&A는 시장 모니터링, 매물 발굴, 협상 및 당국 승인 등 수개월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며 “이를 감안한다면 우리금융은 지주 출범 이후 쉴 새 없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