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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인베스트 도전 15년]'톱노치 VC' 진화 비전, '자율·능동' 핵심가치 강조⑤홍원호 대표, 조직 체질 개선 총대…유니콘 발굴 용이한 운용사 자리매김

박동우 기자공개 2021-06-25 13:03:44

[편집자주]

2021년 SV인베스트먼트가 설립 15주년을 맞았다. 2006년 출범한 창업투자회사로,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올리패스, 브릿지바이오 등 숱한 기업을 길러내는 데 일조하면서 국내 벤처캐피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미국, 동남아 등에 거점을 마련해 해외 투자에 나서는 등 활발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더벨은 지난 15년 동안 SV인베스트먼트의 발자취를 조명하면서, 미래 지향점과 경영 비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1일 07: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6년 창립 이래 숨가쁘게 15년을 달린 SV인베스트먼트가 미래를 준비한다. 벤처 생태계의 급변이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중장기 구상을 그리고 실행 계획을 마련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이한 홍원호 대표(사진)는 SV인베스트먼트의 혁신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조직 개편안을 설계하는 등 하우스 체질 개선의 총대를 멨다. 본부를 혁파하고 소규모 팀 단위인 '프라이드(pride)'를 도입했다. 출자자 네트워크 강화를 염두에 둔 부서도 만들었다.

'자율적 의사결정'과 '능동적인 투자'를 핵심 가치로 강조하면서 최고의 운용사를 뜻하는 '톱노치(Top-Notch) 벤처캐피탈'로 진화하는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발굴하기 용이한 모험자본으로 자리매김하는 밑그림과 맞닿아 있다.

◇'최초·선도·글로벌' 3박자, 'AI·빅데이터' 중점 투자 테마

홍 대표는 1990년대 장기신용은행 국제금융부에서 일한 덕분에 일찍 해외와 친숙해졌다. 2000년 벤처 열풍을 타고 KTB네트워크에 합류하면서 홍 대표의 세계화 정신이 빛나기 시작했다. 운용사의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총괄하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회사 '투도우' 등 유니콘이 탄생하는 산실로 만들었다.

중국 체류 시절에 만난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홍 대표의 커리어에 전환점을 구축해줬다. 뚜렷한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현지 벤처캐피탈을 접촉해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 한국의 모험자본업계를 선도하는 운용사로 만들자는 일성에 매료돼 2019년 SV인베스트먼트의 각자대표로 합류했다.

그동안 운용사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몰두했다. 특히 톱노치(Top-Notch) 벤처캐피탈로 도약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름 그대로 최고의 투자사로 자리매김하는 의미가 담겼다.

홍 대표는 "유니콘을 얼마나 많이 길러내느냐가 관건"이라며 "미래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공동체의 변화를 주도하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해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재적인 유니콘을 발굴하려면 어떤 기조로 접근해야 할까. SV인베스트먼트는 △최초(primary) △선도(leading) △글로벌 확장성(global scalability) 등의 키워드가 3박자를 맞춰야 한다고 인식한다.

먼저 단일 산업군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춘 사업자로 올라설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업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도 높아 유니콘으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한층 뚜렷하다.

일찌감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중점적인 투자 테마로 선정했다.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동력이라고 확신해서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공급하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스윗테크놀로지',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AI로 추천하는 여성 패션 쇼핑 플랫폼 '에이블리' 등이 간판 포트폴리오다.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거나 2대 주주를 꿰차는 전략도 구사한다. 주도적으로 자금을 집행하면서 피투자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서다. 회사의 밸류업(value-up)을 촉진할 방안을 짜는 것 역시 한층 수월해진다.

스타트업 가운데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회사를 더욱 눈여겨본다. 내수 시장에 안주하면 기업의 발전이 한계에 봉착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운용사의 외국 네트워크도 연계하면서 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아준다. 글로벌 투자사의 자금도 조달하도록 후속 딜(Deal) 구조를 짜면서 포트폴리오 성장의 모멘텀을 살린다.


◇'메인-서브' 투트랙 펀드 운용, 투자 검토 효율성 제고책 모색

유니콘을 길러내기 수월한 운용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절박감은 투자 원칙을 강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SV인베스트먼트는 올해 5월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홍 대표가 총대를 메고 혁신을 이끌었다.

본부제를 폐지하고 소규모 팀인 '프라이드(pride)' 중심의 체제로 바꿨다. 투자의 중추를 이루는 부서장들의 연령대도 낮아졌다. 50대 일색인 본부장들의 뒤를 이어 40대 프라이드 리더들이 등판했다. 팀원들의 면면을 보면 2030세대 심사역도 눈에 띈다.

홍 대표는 "상하 위계가 명확했던 본부 구조를 탈피하고 리더와 팀원이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며 "지금까지 본부마다 독자적으로 딜을 소싱하고 검토했다면, 이제는 프라이드 간의 유기적 협업을 전개하면서 유망 기업에 투자할 길도 열렸다"고 설명했다.

조직 개편을 계기로 펀드를 활용하는 기조도 달라졌다. 지금까지 심사역들은 자신이 속한 본부가 보유한 투자조합으로 자금을 집행했다. 과거 VC1본부는 '갭 커버리지 펀드 3호'를, VC2본부는 '유니콘 성장 펀드'를, VC3본부는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와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2호'를 소진하는 데 집중했다.

이제는 '메인-서브(main-sub)' 원칙에 입각해 펀드를 운용한다. 주력(메인) 펀드를 운용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다만 개별 프라이드는 부수(서브) 펀드를 만들 수 있다. 초기기업을 지원하는 펀드, 특정 업종을 겨냥한 투자조합, 세컨더리 펀드, 역외 펀드 등 다양한 비히클이 물망에 오른다.

주력 펀드로 점찍은 건 '스케일업(scale-up) 펀드'다.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 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내면서 500억원을 확보했다. 오는 3분기까지 약정총액 1250억원으로 1차 클로징하는 계획을 세웠다. 연말까지 2000억원 수준으로 결성총액을 늘리는 목표를 설정했다.

재원이 불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유한책임조합원(LP)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달 SV인베스트먼트는 사내 투자전략실을 RM실로 전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RM'은 '관계 관리(Relationship Management)'의 줄임말이다.

홍 대표는 "뷰티 콘테스트로 연을 맺은 출자 기관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운용자산(AUM) 확대 흐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출자사 실무진과 상시 소통하는 채널인 동시에, 신규 LP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는 창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의 손길은 딜을 심사하는 영역까지 닿았다. 최근 투자 검토 절차의 효율성 제고를 둘러싼 논의에 불이 붙었다. 기업설명회(IR) 단계에서 대표, 부사장 등 임원들이 딜에 대한 평가 의견을 개진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통과 이후 기업 실사를 수행하는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방식의 도입도 고려 중이다.

홍 대표는 "여타 운용사들이 찾지 못한 회사를 발굴하면서, 유망한 기업들이 너도나도 투자해달라고 러브콜하는 벤처캐피탈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며 "프로 정신을 갖춘 젊은 심사역들이 일선에서 활약하는 만큼, '자율적 의사결정'과 '능동적 투자'를 북돋우는 방향으로 SV인베스트먼트의 진화를 촉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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