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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BBB급 대장 현대로템, 공모채 출격…실적 회복 ‘자신감’등급전망 '긍정적', 리테일·하이일드펀드 투자 기대

이지혜 기자공개 2021-06-21 13:42:2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0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BBB급 신용도를 단 이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2년 전 공모채를 발행할 때만 해도 A-였지만 지난해 BBB급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최근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꿔달며 A급 신용도를 회복할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해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자구계획을 이행하면서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수익성 좋은 방산부문 매출이 늘어나고 해외사업의 공정지연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됐다. 다만 이익창출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BBB+ 이후 첫 공모채

현대로템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모집금액은 2년물 300억원, 3년물 200억원 등 5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으로 증액발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발행일은 28일이다. 조달자금은 2017년 발행한 공모채를 차환하는 데 쓴다. 한국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다.

BBB급 신용도를 단 이후 처음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현대로템은 2012년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이래 꾸준히 자금을 조달해왔다. A+에서부터 BBB까지 약 10년에 걸쳐 신용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결국 BBB+로 내려앉았지만 A급을 회복할 가능성이 최근 열렸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3사가 최근 현대로템의 등급전망에 일제히 ‘긍정적’을 붙였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BBB급 투자자가 좋아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금리 메리트가 있고 현대차그룹 계열사이기에 안정성 높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BBB급 공모채는 고금리를 선호하는 리테일과 하이일드펀드가 주요 투자자다. 비록 현대로템이 공모희망금리밴드를 개별민평금리보다 낮게 설정했어도 절대금리가 3~4%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메리트가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더욱이 현대로템은 현대제철 등 계열사에서 거두는 매출이 연간 10%가 넘는다. 사업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경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이일드펀드가 투기등급보다 BBB등급 회사채를 선호한다”며 “BBB등급 중 안정감 높은 채권 발행이 많지 않을뿐더러 사모펀드 비중도 높아 투자할 만한 BBB급 채권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올 들어 BBB급 공모채가 1조원 넘게 발행됐지만 미매각을 낸 사례는 아직 없다.

◇흑자전환 성공, 재무구조 개선

현대로템이 공모채 발행을 결심한 데는 실적개선이 주효했다. 지난해 강제상환조건까지 달며 사모채만 발행했던 것과 대비된다.

현대로템은 2018년과 2019년 연간 수천억원 규모로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258억원(연결기준)을 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21.1% 증가한 것이다. 수년간 줄어들기만 했던 매출도 지난해 반등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반적 사업환경은 나빠졌지만 사업기반은 우수하다”며 “공정 지연문제가 해소되면서 영업실적이 회복됐고 자구계획을 이행해 재무구조도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현대로템은 △철도 △방산 △플랜트 등 3가지 사업부문을 주력으로 영위한다. 철도차량 제조분야와 방산 전차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플랜트부문은 계열사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내수시장의 성장성 둔화로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글로벌 완성 전동차시장의 경쟁심화로 저가수주를 감행, 결국 2018년과 2019년에 부메랑을 맞았다. 해외 프로젝트 설계가 자주 변경되고 현지 협력사의 부도로 공정이 지연된 영향도 있다.

그러다 2019년 말 이후 공정 지연문제가 풀리고 오랜 기간 미뤄졌던 K-2전차 프로젝트도 재개되면서 방산실적이 늘어났다. 중단기적으로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신용평가사들은 바라본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구안도 빠르게 실행했다. 지난해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에 비주력사업과 유휴부동산을 매각했다. 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단기간에 자본을 확충하고 토지자산을 재평가해 지표상 자본 증가 효과도 봤다.

그 결과 2020년 말 1조원이 넘었던 순차입금(연결기준)이 1분기 말 6300억원으로 줄었고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362.6%에서 218.3%가 됐다.

◇수익성 개선 지속여부 ‘두고 봐야’

당장 실적은 개선됐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 현대로템은 지멘스와 알스톰 등 글로벌 선두기업과 평판경쟁을 벌이는 한편 중국업체와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투명수주심의위원회 등을 신설하고 원가검증 시스템을 강화, 수익성 중심으로 수주전략을 바꿨지만 해외 프로젝트는 신규설계에 따른 부담을 안고갈 수밖에 없다.

또 품질기준과 선호도가 상이하고 현지 공사환경이 열악해 공정지연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수익성 악화 요인이었던 해외 프로젝트의 시운전과 최종 승인도 과제다. 이밖에 K-2 전차 프로젝트도 사업지연의 책임소재와 지체보상금 부과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한국기업평가는 “해외사업은 여전히 리스크가 잠재돼 있고 철도부문은 2~3년 단위로 수익성 등락이 반복됐다”며 “방산부문 실적도 일시적 요인으로 개선된 것일 수 있어 추가적 실적 개선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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