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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정기 신용평가]민자발전, ESG 열풍 직격탄…영위사업 따라 신용도 차별화석탄발전사 '부정적' 아웃룩 속출, LNG '긍정적'과 대조…AA급 흔들, 재무부담 영향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1-06-23 13:08:1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2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자발전사 신용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의 직격탄을 맞았다. 친환경 정책 전환 여파로 석탄발전 중심의 기업들은 줄줄이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일부 LNG복합화력발전사가 상업가동 후 재무안정성 등을 개선시켜 상향 가능성을 높인 것과 대조적이다. 발전사업 부문에 따른 등급 차별화가 점차 드러나는 모습이다.

등급 하락세는 AA급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삼척블루파워와 강릉에코파워, 고성그린파워 등은 올 정기평가에서 AA-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아 A급 기로에 놓였다. SK E&S와 한화에너지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심화로 신용평가사의 등급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A급 LNG발전사는 상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일부 신용평가사가 A-에 '긍정적' 아웃룩을 달았던 포천파워와 평택에너지서비스는 'A0'와 'A-' 스플릿 상태를 지속해 올 정기평가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대규모 투자 후 상업가동으로 재무 안정성을 회복하는 민자발전사의 특성을 한껏 드러냈다.

◇AA급 석탄발전사, 친환경 열풍에 신용도 흔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2021년 정기 신용평가를 통해 삼척블루파워(AA-)에 달았던 '안정적' 아웃룩을 일제히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 부각으로 민자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는 삼척블루파워의 발전 사업이 건설 단계에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민자발전사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발전소를 건설한다. 이 과정에서 악화된 재무지표는 이후 상업가동으로 창출된 이익으로 상쇄한다. 국내 신평사는 그동안 발전소가 국가 필수 에너지원을 생산한다는 점을 인정해 초기 단계의 재무부담을 비교적 느슨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최근 탈석탄 정책이 부각되자 보수적인 시선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에너지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는 등 탈석탄 정책이 부각되고 있는 점 등이 반영됐다. 해당 법안 통과 시 민간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와 권한이 생기는 만큼 건설 중단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조달 열풍 등으로 자금조달 측면의 잠재 부담이 증가한 점 역시 '부정적' 방향성을 뒷받침했다. 민자발전사는 자금조달 등을 통해 발전소를 건설한다. 하지만 친환경 조달 흐름이 부각되는 상황 속에서 ESG에 반하는 석탄발전사의 자금 마련은 점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삼척블루파워는 이달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인 1000억원이 전량 미매각되는 사태를 겪었다. 반ESG 기업으로 낙인찍힌 가운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고조 등으로 시장이 출렁이자 투심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개별 민평 대비 100bp 높은 금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달라진 조달 여건을 여실히 드러냈다.

강릉에코파워와 고성그린파워 역시 올 정기평가에서 AA- 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삼척블루파워와 동일하게 석탄발전업을 영위하고 있는 데다 아직 건설 단계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발전기를 상업가동 하고 있는 지에스동해전력은 AA-(안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지에스동해전력는 민자석탄발전사 중 유일하게 전체 발전기를 상업가동하고 있다. 건설단계의 리스크가 제거된 데다 상당 기간 쌓아온 운영 경험 등으로 영업실적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인정받아 탈석탄 분위기 속에서도 크레딧을 방어한 모습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민자석탄발전소의 경우 탈석탄 기조로 발전사업으로서의 산업적 평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이와 더불어 최근 ESG 열풍으로 조달여건이 악화되는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점차 등급 하향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조된 등급 및 아웃룩은 2021년 정기 신용평가를 통해 변경된 지표.

◇사업성보다 재무, 보수적 기조로 변화

AA급 민자발전사에 대한 달라진 시선은 SK E&S 평정에서도 두드러졌다. SK E&S는 그동안 대규모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안 실행을 반복해왔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는 등급 조정보다는 AA+등급에 '부정적'과 '안정적' 등 아웃룩 변경으로 대응했다. 투자에 따른 지표 악화보다는 개선안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에 좀더 신뢰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국내 신평3사는 SK E&S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AA0로 하향조정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장고 끝에 결국 등급을 1노치(notch) 끌어내린 것이다. SK E&S의 경우 꾸준히 자산 매각에 나섰으나 대규모 투자로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국내 신평사가 투자를 통한 사업성 강화보다는 재무지표 악화 등을 좀더 주시한 모습이다.

한화에너지 등급 평정에서도 이같은 기류는 드러났다. 한화에너지는 올 정기 신용평가에서 AA-를 반납하고 A+로 내려섰다. 한화에너지의 경우 해외 태양광 사업의 실적 변동성이 두드러진 데다 관련 투자 확대로 차입 부담이 심화된 점 등이 주된 원인이 됐다.

올 1분기말 한화솔루션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조 9219억원으로, 2018년말(1조 5478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법인의 태양광부문 영업이익은 875억원에서 -123억원으로 급락해 실적 악화를 뒷받침했다.

◇A급 LNG 발전소는 등급 '청신호'

반면 A급 LNG복합화력발전사는 등급 상향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부터 평택에너지서비스와 포천파워에 A-(긍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긍정적' 아웃룩과 함께 평택에너지파워와 포천파워가 각각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0(안정적) 등급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등급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두 기업은 LNG복합화력발전소 상업 가동 이후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강화해 왔다. 특히 포천파워는 2014년 포천복합 1, 2호의 상업운전 개시 후 빠른 속도로 재무 부담을 완화했다. 2014년말 407%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꾸준히 하락해 2019년부터 등급 상향 트리거인 30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올 1분기말 부채비율은 229%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자발전사의 경우 석탄 비중이 높은 곳과 천연가스 등으로 화력 발전을 이어가는 곳의 차이가 점차 드러나는 모습"이라며 "각 발전사가 갖고 있는 사업 영역과 개별 재무지표, 주주사의 지원 여력 등에 따라 점차 크레딧이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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