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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회사채 리뷰]3년전부터 회사채로 조달 다변화…파이 확대 주목①시장 비중은 2.5% 그쳐, 한미·대웅·녹십자 등 발행 꾸준

심아란 기자공개 2021-06-25 08:12:52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이 2018년을 기점으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회사채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업 기반이 약한 바이오 기업들이 증자, 메자닌 등에 의존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일정 등급 이상의 신용도를 보유한 제약사들은 레버리지 확대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분위기다. 저금리 기조를 기회로 삼아 자금 조달처를 넓히는 효과도 있다. 더벨이 국내 제약사의 회사채 발행 현황을 짚어보고 각 사별 특징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0: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차입 전략에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은행권 여신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3년 사이 직접금융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제약사 대비 재무안정성이 열위한 바이오 기업들이 유상증자와 메자닌 등에만 의존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대비된다.

다만 채권 발행 시장에서 차지하는 제약사들의 존재감은 아직까지 크지 않아 보인다. 연간 회사채 발행량 중 제약 업체 물량 비중은 2% 안팎 수준에 머물러 있다. 투자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향후 발행량을 늘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 23일까지 총 10곳의 제약사가 1조532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2018년에서 작년까지 일반 회사채(SB)의 연 평균 발행량이 59조원 정도인데 이 중 제약사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그친다.

절대적인 발행량은 적지만 회사채 시장에 데뷔하는 제약사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꾸준히 회사채를 찍는 곳은 녹십자, 대웅제약, 한독 세 곳 정도였다. 이듬해부터 광동제약, 보령제약, HK이노엔 등이 뉴 이슈어로 등장했다. 현재 종근당홀딩스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수요예측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공모 회사채를 활용했다. 금융권 차입 대비 이자비용 절감과 투자자와 소통 확대를 통한 기업 인지도 제고 등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광동제약, 보령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HK이노엔, 대웅제약, 한미약품, 한독 등 8곳이 여기에 해당된다.

한독은 2018년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사모채는 시장에서 가격 결정 절차를 생략하고 특정 투자자를 상대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채권 시장에서 신용위험이 부각됐던 동아에스티도 2019년 사모채로 400억원을 조달했다. 그해 동아에스티와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리베이트 등 임직원 횡령 문제로 법적 처분을 받았다.

당시 동아에스티는 대외적 신뢰도 하락과 영업실적 변동 가능성이 시장의 우려를 샀다. 채권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를 가장 경계하는 만큼 공모 발행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자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52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이달 들어 회사채가 아닌 메자닌 발행을 택하기도 했다. 고형제 매출 기반 확보와 건선 치료제 임상 3상 등을 충당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공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지분 희석의 부담이 있지만 주가 상승 가능성으로 투자 유인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당 CB는 발행금리가 없는 조건이므로 동아에스티는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지난해 보령제약은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을 찾아 780억원을 마련했다. 항암 신약 개발 등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비슷한 시기 모회사인 보령홀딩스를 대상으로 400억원어치 신주를 발행하기도 했다. 올해도 보령제약은 9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시장성 조달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은 한국콜마에 인수된 이후 시장성 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에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고 이듬해에는 5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올해는 모회사인 한국콜마의 지원을 받아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성공했다.

보령제약과 HK이노엔을 제외한 나머지 제약사들은 회사채 외 주식 발행 이력은 없었다.

같은 시기 바이오 기업 가운데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했다. 2018년 1900억원어치의 사채를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등 신용도 측면에서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어 공모채를 발행할 유인은 높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보다 앞서 2016년에는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8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찍기도 했다.

양사 모두 삼성 계열사라는 신용도에 힘입어 사모채 발행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기업들은 제약사처럼 안정적으로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만큼 차입금 상환 능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다. 대부분 CB나 유상증자 등 주식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에 대형 제약사가 많지 않고 약가인하 등 실적 변동 가능성이 있어 제약업은 회사채를 발행하기에 적합한 업종은 아니다"라며 "발행 물량 자체도 많지 않아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최근 들어 기관 투자 수요가 확인되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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