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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CM, 무거운 분위기 속 신동빈 '혁신 채찍질' 이베이 등 딜 언급 '전략보안' 신경, 고객관점 투자 강조·ESG중심 혁신 추진

최은진 기자공개 2021-07-01 19:24:5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19: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도 엄숙하고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초지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회의를 관전했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수년간 강조한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대한 우려다.

특별한 발언은 없었지만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저마다 '변화'의 의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세부 실행 방안을 준비하라는 강조가 이어졌다는 데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1일 롯데월드타워 및 각 계열사 임원들의 집무실 등에서 하반기 사장단 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개최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롯데지주 임원을 제외하고 각 계열사 임원들은 집무실에서 비대면 참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 회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이 롯데월드타워 옆 회의실에서 개별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회의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의 임병연 대표이사의 경제전망을 시작으로 약 4시간가량 이어졌다. 유통 등 4개 BU장들이 각각 성과 및 전략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 경영전략과 ESG 실행 방안을 공유했다. 이어 신 회장의 강평이 있었고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의 ESG 선포식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통상 하반기 VCM에서 외부강연 등은 따로 준비되지 않았다. 전날인 지난달 30일 진행된 리허설 등에서 신 회장을 비롯한 일부 고위경영진들만을 대상으로 따로 일정이 있었다고만 전해졌다.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식의 회의가 진행됐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신 회장의 행보나 발언 등이 외부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철저한 보안 속에서 회의가 진행됐다는 게 롯데그룹 입장이다.

오전부터 진행하던 행사를 이번 하반기 VCM부터 오후에 진행한 것은 물론 사전에 어떤 논의가 오갈 지 보도자료 등을 통해 먼저 발표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외부시선 및 평가를 상당히 의식하는 분위기 속에 행사가 치러졌다. 그만큼 발언 하나하나에 무게가 실렸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발언한 강평 가운데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는 내용을 주요 어젠다로 뽑았다. 수년간 밝힌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경영진들이 나서 변화를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고위임원들은 신 회장의 평소 성정답게 독설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 공통된 의견을 냈다. 다만 회의 내내 엄숙하고도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했다. 특히 조직문화가 왜 바뀌고 있지 않느냐는 점에 질타가 있었다고도 했다. 외부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등 투자건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도 오갔다는 게 참석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투자에 속도를 내되 과감하고도 무모한 투자가 아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추진할 과제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수합병(M&A) 등 딜(Deal)에 있어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도 에둘러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경영전략과 실적이 대중에게 부정적으로 회자되고 있다는 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롯데그룹이 이번 VCM에서 보안을 철저하게 생각했다는 점도 이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신 회장의 주문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ESG가 꼽힌다. 올 초 상반기 VCM에서 처음으로 꺼낸 화두가 본격적으로 구체화 되는 분위기다. 여론을 의식하며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편 BU별로 하반기 경영전략이 발표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우선 식품 BU의 경우 메가브랜드 육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브랜드 경쟁력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결정적 성공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건강식품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품질과 위생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통해 안전 먹거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통 BU의 경우에는 대체 불가능한 콘텐츠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상품·서비스·스페이스(공간) 등 고객이 열광하는 강한 오프라인 전략을 구축하는 한편 고객 경험의 확장성을 위해 이커머스를 활성화 한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활성화가 주요 전략인 셈이다.

아울러 새로운 메타버스 시장에 선도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온라인 거버넌스를 통합하는 한편 온·오프 연계 멤버십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밖에 전문 플랫폼과의 협력, 뷰티·패션·식품 등 3대 전문 카테고리몰 육성 계획 등도 밝혔다.

호텔&서비스 BU에서는 호텔의 경우 위탁운영을 확대하고 주요 거점 도시를 대상으로 직영점을 운영하기로 했다. 신성장동력 개발과 개인화마케팅 위한 통합 데이터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면세점은 K 콘텐츠 관광 상품을 확대하고 특화서비스 개발을 통해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한다는 방침이다. 렌탈의 경우 그룹 서비스 연계를 통한 생활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하는 한편 자율주행 및 친환경 모빌리티 등 트렌드에도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화학 BU는 ESG 트렌드에 맞춰 플라스틱 재활용(Recycle), 모빌리티 및 배터리, 수소, 친환경 및 안전 소재 등을 4개 신사업 영역으로 선정했다. 친환경 신사업 육성을 위해 약 9조원 투자해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뵀다.

롯데그룹 VCM에 참석한 고위임원은 "실적 등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분위기는 엄숙하고 무거웠지만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분명한 의미는 전달됐다"며 "인재확보와 ESG, 고객을 위한 전략 등이 주요 전략으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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