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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실패"를 언급할 용기

이아경 기자공개 2021-07-07 08:15:2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백신 GX-19N)임상 3상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만약 실패하면 19N은 드롭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3상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임상을 할 수 없다는 게 이 순간에 드릴 수 있는 정직한 답이다."

최근 유튜브로 진행된 제넥신의 기업설명회(IR)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다. 우정원 제넥신 사장은 "GX-19N이 높은 안전성을 토대로 엔데믹 상황에서 변이체에 보다 효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만일의 상황에 대한 임상 포기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다. 말 그대로 '정직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바이오업계에서 이처럼 주주들의 자체적인 투자판단을 돕는 IR은 사실 흔치 않다. 장밋빛 전망이나 목표만 강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마땅한 수익 없이 운영자금을 주로 외부 펀딩에 의존하는데다 주가도 기대감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부정적 이슈는 미리 알리지 않거나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바이오기업의 IR은 여느 업종보다도 잦고 투명해야 한다.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임상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주기적이고 면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정보 전달을 통해 투자를 할지 철회할 지에 대한 판단의 기회를 투자자들에게 줘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기업들은 주주들과의 소통이 더욱 요구된다. 과도한 기대감에만 편승할 경우 추후 임상 실패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한 탓이다. 진원생명과학과 셀리드, 아이진 등 국산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이제 막 임상 1~2상에 진입했으나 주가는 가파르게 높아진 상태다.

제넥신의 사례처럼 IR에 유튜브 채널을 활용할 만 하다. 공간과 시간 제약을 극복할 수 있고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입으로 직접 IR이 개최되는 만큼 회사 입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유튜브 IR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브릿지바이오다. 지난달 말에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의 FDA C타입 미팅 결과를 수령했다는 공시를 낸 이후 바로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어 시장의 충격을 줄였다. 이정규 대표는 직접 발표자로 나서 투자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앞서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된 BBT-877의 임상 2상 개시 지연 가능성을 먼저 언급한 바 있다. 2020년 6월 IR에서 이를 설명했고 그해 11월 잠재적 독성 우려로 인한 권리 반환 사실을 밝혔다. 미리 악재가 반영된 탓에 당시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기업은 시장에서 적정가치를 평가받고 주주들은 투자판단을 내릴 수 있는 투명한 IR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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