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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기술보증기금]매년 반복되는 수천억 손실…정책금융의 구조적 한계②지난해엔 출연금 늘어 이례적 손실 감소, 실적 부진 불가피

김규희 기자공개 2021-07-13 07:34:24

[편집자주]

기술보증기금은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우리나라 중소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에게 기술보증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보의 업무 현황과 재정상태 등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더벨은 기보의 최근 몇 년간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경영 현황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11: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보증기금은 지난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전년에는 10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184억원으로 줄였다. 1년만에 900억원 가까이 되는 적자폭을 줄인 셈이다.

다만 이같은 호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술보증기금은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중은행으로부터 거둬들인 법정 출연금 수익이 늘어나 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숫자로만 경영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기업 자금 융통이라는 정책적 기능을 수행하다 보니 보증 규모를 늘리면 늘릴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다.

◇ 은행 출연금 800억 증가, 손실 1078억→184억 급감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기술보증기금 재무제표는 타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공개하는 것과 양식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마련한 회계기준인 IFRS 등을 따르지만 기술보증기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가회계기준을 쓴다.

일반 기업들은 회계기간 동안 발생한 기업의 전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는 방식으로 당기순이익을 계산하지만 기술보증기금은 따로 순이익을 계상하지 않는다. 대신 예산에서 프로그램 운영 및 관리비용, 비배분비용과 수익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순익 계산이 가능하다.

이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기술보증기금은 지난해 18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년도인 2019년 2109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1년만에 무려 894억원의 손실폭을 줄였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이유는 지난해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기술보증기금의 주요 수입원은 기업들로부터 받는 보증 수수료와 시중은행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법정 출연금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은 기금으로부터 발급받은 보증서를 토대로 은행 등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는데 기술보증기금은 여기서 1% 안팎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렇게 거둬들인 보증수익은 지난해 2568억원이다. 전년 2508억원과 비교하면 60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법정출연금은 무려 572억원 늘었다. 기술보증기금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의 금융지원을 위해 시중은행으로부터 기준요율에 따라 법정 출연금을 받고 있다. 출연요율은 그대로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보증 규모가 크게 늘어난 탓에 법정 출연금 수익이 증가했다. 아울러 시중은행이 중소기업 등 지원을 위해 낸 특별협약출연금도 전년보다 22억원 늘어난 424억원을 받았다.

비용도 줄었다.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해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부실이 줄어들어 대손상각비가 1343억원이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기술보증기금의 프로그램순원가, 관리운영비, 비배분비용 등을 포함한 총 순비용은 7445억원으로 전년 7621억원보다 145억원(1.92%) 감소했다.

<출처=기술보증기금 감사보고서>

◇ 보증 늘리면 실적 약화, 수익 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

출연금 확대와 비용 감축 등 영향으로 지난해 적자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수년 동안 수천억원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84억원의 적자를 보는 데 그쳤지만 2019년에는 1078억원, 2018년에는 3651억원, 2017년 2109억원 2016년 159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를 두고 기술보증기금의 경영 실태가 나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단순하게 수익과 비용이라는 숫자만 보기보다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 기술보증기금은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기관이다. 자금 융통을 지원하기 위해 보증 규모를 늘리면 늘릴수록 비용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채무를 보증해주는 대신 소정의 수수료를 챙긴다. 예를 들어 100억원의 보증을 제공했다고 가정하면 이익은 보증 수수료 1000만원(1.0%)에 불과하다.

거기다 국가회계기준에 따라 5년치 충당부채를 쌓아야 한다. 통상 보증금액의 70% 가량을 충당금으로 적립하기 때문에 앞선 예시의 경우 70억원 이상이 비용으로 잡힌다. 또 기술보증기금을 이용하는 기업 대부분이 소상공인 또는 중소기업이다보니 부실이 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들어가는 대위변제금도 비용으로 계상된다.

기금보증기금 역시 이같은 한계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밖으로 나타나는 실적에만 신경쓰다보면 본연의 정책적 기능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실적을 높이려면 보증 문턱을 높여 우량 기업에 대해서만 금융지원을 제공해 부실률을 낮추면 된다. 하지만 보다 많은 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살려 관련 수치들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현재 4% 수준의 부실률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법정 출연금이 늘어난 데다 정부가 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대위변제가 많이 줄어든 영향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보증 규모를 늘리면 오히려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수익을 내는 데에는 어느 정도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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