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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에 발목잡힌 '트래블 버블' [thebell note]

박규석 기자공개 2021-07-12 07:59:3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주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가 심화되면서 상품 예약률이 주춤하기 시작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여행사 직원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정부의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으로 여행업계가 활기를 찾는가 싶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업황이 냉각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질까 우려했다.

지난해 국내 대다수의 여행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전 세계적인 출입국 제한에 따른 관광객 감소가 직격타가 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해외관광객(승무원 포함) 수는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 대비 85%나 줄어든 427만명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6월 정부가 발표한 트래블 버블 시행 소식은 불황에 빠진 여행업계에 단비가 됐다. 백신접종자에 한해 해외 여행이 일부 가능해진 만큼 업계는 올해 추석을 기점으로 조금이나마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공급도 상대적으로 원활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방역 지침 등을 강화한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사이판(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과 트래블 버블 시행 합의문을 작성해 해외 여행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현지 방역 조치 사전점검과 여행사 모객을 위한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늦어도 8월 초부터는 사이판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7월 초부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여행업계 분위기는 반전됐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기 시작한 뒤 상품 예약률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방역에 고삐가 풀리면서 추가적인 트래블 버블 지역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일부에서는 델타 변이 바이스러스 불안감이 커지자 트래블 버블 시행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신의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국내 입국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은 역학 조사에 한계가 있는 점도 트래블 버블 추진이 시기상조라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다.

다만 정부가 트래블 버블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점은 여행업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사이판과 시행 일정에 대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미뤄질 수 있지만 싱가포르와 태국, 괌 등 우수 방역 국가와도 트래블 버블을 추진하고 있다.

여행업계 역시 나름의 자구책을 세우며 안전 여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단체 여행과 달리 가족 단위 또는 소규모 여행에 맞춘 상품을 개발해 감염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검증된 숙소에만 머물러 현지인과의 접촉을 줄이고 귀국 후에는 방역 택시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추가하고 있다.

여행업계 입장에서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19 악재에 따른 실적 악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나 마찬가지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라는 복병을 만나기는 했지만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빠른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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