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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성과감사분석]사모펀드 검사 권한 없다더니…의지가 없었다③규제 완화됐어도 법률상 개입 근거 충분, 늑장대응에 사태 확산

김민영 기자공개 2021-07-13 13:00:00

[편집자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향한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 부실 사태 이후 금융사를 향했던 비판은 이제 금융감독기구의 책임을 묻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중심엔 최근 완료된 감사원의 금융감독기구 성과감사가 있다. 이를 토대로 국회에선 금융감독 체계 개편론이 힘을 얻고 있다. 더벨은 감사원 보고서에서 드러난 금융감독기구의 부실 운영의 양상을 짚어보고 개선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16: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이유로 지속해 내놨던 변명이 무색해 보인다. 감사원이 내놓은 금감원 성과감사 결과를 봤을 때다.

금감원은 그간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규제 완화로 사모펀드 시장을 감시할 의무와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금감원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시장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감독 당국의 늑장대응으로 인해 피해가 커진 경우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금감원이 늑장을 부리는 사이 추가 투자자 피해를 막을 기회도 놓쳤다는 점이다.

◇금융감독 체계·금감원 역할 재조명

감사원은 이번 금융감독기구 성과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의 금융감독 체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감독 구조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금융감독의 중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면서 기획재정부(경제정책·외환·국제금융), 한국은행(통화신용정책), 예금보험공사(예금보험제도 운영) 등 광의의 금융감독기구가 고유 업무 수행 및 기관 간 협조 등을 하는 방식으로 금융감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금융기관 검사와 제재 절차에 대해선 기관경고, 문책경고 등 금융기관 및 임직원에 대한 가벼운 제재는 금감원이 결정·조치하며, 영업정지, 해임권고 등 금융기관 및 임직원에 대한 무거운 제재는 금융위 의결로 결정·조치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금감원의 주요 업무와 기능을 보고서에 길게 설명한 이유는 금감원에 은행, 보험, 금융투자업자 등 금융회사에 대한 광범위한 검사와 감시 권한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규정 있는데도 모르쇠, 사모펀드 사태 여파 키웠다

감사원은 사모펀드에 대한 검사 권한이 없었다는 금감원의 주장을 뒤집는 법 조항과 규정도 보고서에 명시했다. 금융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금융위설치법) 제37조와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7조 및 제14조 등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금융위설치법 37조는 금감원은 은행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에 의해 설립된 금융기관의 업무 및 재산 상황에 대한 검사 업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다.

7조(금융기관에 대한 상시감시)와 14조(검사결과의 통보 및 조치)는 금융기관에 대한 상시감시와 검사에 따른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규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감사원은 금감원의 상시감시 업무가 태만했음을 꼬집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7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본금이 기준에 미달하자 적기시정조치 요건 등을 점검하기 위한 검사에서 옵티머스가 사모펀드를 부당 운용하고 있는 사실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금융위에 건의했다.

또 감사원은 투자제안서 및 운용 내역을 제출받아 옵티머스가 투자제안서와 다르게 사모사채를 매입하는 등 부당 운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2018년 한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투자제안서, 매출채권 양수도계약서 등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위법 부당한 펀드 운용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옵티머스 측의 설명만 믿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답변하고 향후 검사계획 등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국회의원은 옵티머스와 관련해 펀드를 부당 운용하고, 펀드 자금이 기업 인수합병에 활용된다는 의혹에 대한 답변 및 관련 자료 제출을 금감원에 요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해당 업무를 담당한 실무 직원을 정직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이 옵티머스 펀드자금 부정거래 관련 민원 조사업무도 태만했다고 지적하면서 추가 법조항을 들고 나왔다.

금감원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249조의6에 따라 자산운용사로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설정·설립(변경)보고를 받아 같은 법 시행령 제271조의9 제4항에 따라 그 보고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등 불공정거래행위 민원 업무도 금감원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도 금감원은 2019년 옵티머스가 펀드 자금으로 특정 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고도 검찰과 금융위가 해당 기업을 수사·조사 중이라는 사유로 조사 없이 종결했다.

그러나 검찰과 금융위가 들여다보던 사안은 금감원 민원과는 조사대상이나 혐의가 달랐다. 금감원이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고 민원을 자의적으로 그냥 '스킵'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작년 옵티머스에 대한 서면검사에서 펀드자금 400억여원을 대표이사 개인 증권계좌로 이체하고 사모펀드 돌려막기를 하는 등의 위법부당 사실을 확인하고도 바로 현장검사에 착수하거나 금융위 및 수사기관에 이를 보고하지 않고 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서면검사를 종료한 뒤 옵티머스가 사모펀드를 추가로 300억원 설정했고, 옵티머스 관련자가 펀드자금 200억원을 횡령하면서 결과적으로 금감원이 추가 피해를 야기한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해당 부서 수석급 직원은 정직 처분을 팀장과 국장은 경징계 이상 처분을 내리라고 감사원은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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