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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기술보증기금]역대 최저 부실률? ‘코로나 착시’에 가려진 리스크③건전성지표 일시 개선, 만기연장 '일시적 효과'…헤지 위한 상각 규모도 줄어

김규희 기자공개 2021-07-14 07:28:05

[편집자주]

기술보증기금은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우리나라 중소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에게 기술보증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보의 업무 현황과 재정상태 등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더벨은 기보의 최근 몇 년간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경영 현황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08: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보증기금의 지난해 부실률은 역대 최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 감소와 함께 생산, 유통, 소비 등 실물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건전성 관련 수치가 대폭 개선됐다. 경기가 휘청이면 부실률도 따라서 흔들리는데 지난해에는 그렇지 않았다.

사실 이면에는 ‘코로나 착시현상’이 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등 조치를 하면서 건전성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뿐이란 얘기다. 기술보증기금의 리스크, 곧 지원 중소기업들의 리스크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 부실률 4.5%→3.4%, 1년만에 건전성 지표 ‘개선’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기술보증기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증 규모는 25조704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초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자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위해 기존 계획을 바꿔 보증 금액을 늘렸다.

통상 보증 규모가 늘어나면 부실 규모도 함께 늘어난다. 보증 지원에 나선 기업 수가 증가하면 부실 사고가 비례해서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 평소 부실률이 4.5%인 점을 단순 대입해 계산하면 지난해 보증규모에 따른 부실금액은 1조1567억원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지난해 부실금액이 8611억원에 머물렀다. 전년 9848억원과 비교하면 1237억원(12.56%) 줄어든 규모다. 비율로 따져봤을 땐 2019년 4.5%에서 3.4%로 떨어졌다. 1년만에 0.9%p 개선됐다.

부실률은 전체 보증 채권 중에서 채무자가 기금 보증으로 빌린 대출금에 대해 이자 납입 또는 원금 상환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사유가 발생한 채권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정상적으로 회수가 불확실해진 채권 비중이 낮아져 리스크가 개선됐다는 것이다.

부실이 줄어들다 보니 대위변제금도 같이 줄었다. 기술보증기금은 보증을 선 기업이 부실을 낼 경우 이를 대신 변제한다. 대위변제금은 2016년 7698억원에서 2017년 7497억원, 2018년 7718억원, 2019년 7763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6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1억원(18.56%) 감소했다.

기술보증기금은 대위변제를 실시한 이후 피보증인에게 변제액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구상채권을 갖는다. 지난해 회수에 성공한 금액은 2010억원으로 전년 1959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구상채권잔액은 1조8533억원으로 2016년 2조292억원, 2017년 2조166억원, 2018년 2조552억원, 2019년 2조15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출처=기술보증기금>

◇ 보증규모 증가·상환유예 ‘착시효과’, 좀비기업 증가

기술보증기금 건전성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됐음에도 금융권에서는 오히려 리스크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 이면을 들여다보면 ‘코로나 착시’ 효과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부실률은 전체 보증 규모 대비 부실 규모를 따지기 때문에 분모로 들어가는 보증 공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기술보증기금의 지난해 보증 총량은 기존 계획보다 크게 늘어난 25조704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분자에 들어가는 부실 규모다. 통상의 경우라면 보증금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부실 금액도 커졌겠지만 지난해에는 정부의 금융지원 혜택이라는 변수가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원금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를 실시했다.

이같은 조치가 지난해 내내 이어지면서 부실기업 리스크 현실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매출이 떨어져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여전히 이면에 다수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만기연장 등 혜택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리스크를 일시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리스크 헤지를 위한 대손도 크게 줄었다. 기술보증기금의 대손상각비는 2019년 8474억원에서 2020년 7131억원으로 감소했다. 특정 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채권을 회계상 제거 처리하는데 부실이 줄어들면서 상각 규모도 함께 축소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긴급 지원 과정에서 신용도를 엄격하게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최근 실물경제가 회복세로 바뀌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 시한 만료 이후 연체율이 한꺼번에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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