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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추아 키락 버텍스홀딩스 CEO "글로벌 감각 무장 한국기업 환영"'모태·산은 출자' 버텍스 그로쓰 펀드 조성 임박, 세계 주요 권역 네트워크 경쟁력

박동우 기자공개 2021-07-13 08:02:3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15: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해외VC 글로벌 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된 투자사 10곳 중에서 가장 많은 실탄을 받아간 운용사는 어디일까. 그 주인공은 바로 싱가포르의 벤처캐피탈인 '버텍스홀딩스(Vertex Holdings)'다.

버텍스홀딩스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의 자회사로 이스라엘, 중국, 미국 등 세계 주요 권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동남아의 우버'라는 별칭을 지닌 차량 공유 플랫폼 기업 '그랩', 모바일 게임 개발사 'IGG', 보안 전문 업체 '사이버아크' 등을 발굴한 운용사로 입지를 굳혔다.

버텍스홀딩스는 한국모태펀드에서 1500만달러(172억원)를 얻었다. KDB산업은행의 출자금 1000만달러(115억원)도 확보했다. 이달 말에 약정총액 3억3000만달러(3784억원)로 그로쓰 펀드를 1차 결성한다.

추아 키락(Chua Kee Lock) 버텍스홀딩스 CEO(사진)는 "미국, 중국 못지 않게 한국도 스타트업을 발굴할 기회가 풍부한 나라"라며 "글로벌 감각으로 무장한 한국 기업과 출자 기관의 러브콜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밝혔다.

◇'테마섹 자회사' 버텍스홀딩스, 펀드 운용 6개 조직 구성

추아 키락 CEO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열쇳말은 '창업'과 '모험자본'이다. 1990년대 인터넷을 활용해 음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미디어링을 설립한 경험을 갖췄다. 미디어링은 뒷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기업 경영에 두각을 드러낸 역량을 살려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했다. 추아 CEO는 "200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은 운용사인 월든 인터내셔널에 몸담으면서 초기기업 발굴의 장으로 뛰어들었다"며 "2008년부터 버텍스홀딩스의 CEO를 맡아 글로벌 투자를 지휘해왔다"고 소개했다.

버텍스홀딩스는 1988년에 문을 연 벤처캐피탈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의 자회사다. 작년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13억달러(1조4900억원)에 이른다. 운용자산(AUM)은 약 51억달러(5조8400억원)다.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랩', 모바일 게임 개발사 'IGG' 등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은 200곳을 웃돈다.

해외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투자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일찌감치 '모험자본의 세계화'를 지향했다. 추아 CEO는 "창업이 활발한 권역에서 독립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조직을 뒀다"며 "중국, 이스라엘, 동남아·인도, 미국, 헬스케어, 그로쓰(growth) 등 6개 부문이 활약하면서 상호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버텍스홀딩스는 그로쓰 부문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며 "유동성이 불어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로 자금이 쏟아지고,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의 반열에 오르는 회사도 꾸준하게 늘어나는 흐름에 대응하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초기기업에 베팅하는 다른 조직과 달리 시리즈C 단계 이상의 기업을 겨냥해 1000만~1500만달러(115억~172억원)를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3억3000만달러 '그로쓰 펀드 2호' 1차 결성, 한국 ICT 섹터 탐색

버텍스홀딩스 산하 그로쓰 부문은 2019년에 약정총액 2억9000만달러(3324억원)의 '버텍스 그로쓰 펀드 Ⅰ'을 결성하면서 첫 발을 뗐다. 일본 투자사인 SBI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프랑스 졸트캐피탈, 베트남 두벤처스 등 각국의 벤처캐피탈과 협력 관계를 맺고 딜(Deal)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운용한 지 2년도 안돼 돋보이는 성과를 실현했다. 추아 CEO는 "그로쓰 펀드 Ⅰ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피투자기업 15곳 가운데 유니콘이 5개사"라며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멀티플 2.5배의 회수 실적을 올린 '바이시클테라퓨틱스'나 조만간 기업공개(IPO)가 기대되는 라이브 커머스 업체 '17LIVE' 등이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로 거론된다"고 밝혔다.

여세를 몰아 '그로쓰 펀드 Ⅱ(2호 펀드)'의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달 말에 3억3000만달러(3784억원)로 1차 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드캡(출자 총액 제한)을 4억달러(4586억원)로 설정한 만큼, 2022년 초까지 멀티클로징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투자 재원의 75%를 아시아 권역에 베팅하는 계획을 세웠다.

2호 펀드의 출자자(LP)로 한국의 정책 금융 기관이 참여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올해 6월에 모태펀드의 해외 VC 글로벌 펀드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꿰차면서 1500만달러(172억원)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산업은행 싱가포르 지점에서도 1000만달러(115억원)를 약정했다.


버텍스홀딩스가 한국 LP의 조력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 창업자가 이끄는 중·후기 스타트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스마트 제조업, 디지털 서비스 등의 영역에 포진한 기업을 탐색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추아 CEO는 "올해 6월 산업은행이 주최한 '넥스트라이즈' 행사에 참석해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했는데, 한국의 벤처업계 관계자들이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며 "한국도 미국, 이스라엘, 중국처럼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로 판단되는 만큼, 현지 출자 기관과 협력해 유망 기업을 발굴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주IB 출신' 이강훈 이사 영입, '사업 개발 우선' 밸류애드 전략

버텍스홀딩스는 올해 2월 이강훈 이사를 영입하며 한국 시장을 개척하는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 이사는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아주IB투자에 몸담은 투자은행(IB)업계 전문가다. 그로쓰 펀드 2호의 운용을 측면 지원하는 업무를 맡았다.

외국계 벤처캐피탈의 강점을 살려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데 피투자기업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의 지향점을 뒀다. 추아 CEO는 "우리는 투자 어젠더를 '사업 개발 우선(Business Development First)'으로 설정했다"며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힘을 실어주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에 앞서 협력사 연결 등 부가적 지원을 먼저 단행하는 게 밸류애드의 핵심이다.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 '사이뮬레이트'가 눈에 띄는 사례다. 시리즈A 라운드에 이어 팔로우온(후속 투자)을 앞두고 아시아 시장 진출 의향을 밝히자 버텍스홀딩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타이완의 에이서 사이버시큐어리티, 일본 업체 NTT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해냈다.

추아 CEO는 "버텍스홀딩스는 각국의 지역 창업 생태계의 토대 위에서 성장한 글로벌 투자 플랫폼"이라며 "유니콘으로 도약할 잠재력이 뚜렷한 한국 기업들을 찾아내 제품과 서비스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시장을 개척하는 데 다각도의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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