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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 이슈 점검]뒤늦게 출발한 'KCC글라스'에 쏠리는 시선⑫출발선에 선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경영능력 증명 과제

조은아 기자공개 2021-07-15 08: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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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는 그룹 분화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단순 계열분리를 넘어 그 이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흥망성쇠를 가를 수 있다. 대를 이어가고 경영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계열분리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계열분리 이슈와 맞닿아 있는 그룹들의 시나리오와 함께 지배구조, 사업구조, 신사업, 리더십 등 미래 경쟁력을 더벨이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10: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그룹은 3형제의 경영분리가 마무리되면서 계열분리를 위한 발판도 마련됐다. 3형제는 각각 KCC와 KCC글라스, KCC건설을 맡아 독립경영 중이다. 장남 정몽진 회장은 KCC를, 차남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를, 삼남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맡고 있다. 아직 상표권 문제나 지분 정리 등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받는 곳은 이제 출범 2년차를 맞은 KCC글라스다. KCC글라스는 KCC나 KCC건설과 비교해 규모도 작고 존재감도 미미하다. 정몽익 회장은 동생 정몽열 회장과 달리 KCC에 오랜 기간 몸담으면서 독립경영의 출발이 다소 늦었다. KCC 시절 형 정몽진 회장을 보좌해 KCC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제 자신의 회사를 갖고 출발선에 섰다.

◇정몽열 회장, 계열분리 성공사례로 이름 올리나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3형제간 계열사 정리를 통해 2세 승계 작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통 형제간 경영권 다툼은 선대에서 후계구도에 대한 명확한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생했다. 최근의 사례를 보면 롯데그룹에서 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두 아들에게 너무 오랜 기간 후계경쟁을 벌이도록 했던 것이 비극을 낳은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 명예회장은 2000년 장남 정몽진 회장에게 회장자리를 넘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차남인 정몽익 회장도 KCC에 근무하면서 형제간 경쟁을 통한 적절한 긴장감은 유지했지만 후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3남인 정몽열 KCC건설 회장은 아예 두 형들과 동떨어져 일찍부터 KCC건설에 자리잡았다. 오랜 기간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안팎으로 경영능력을 증명했고 지분율도 꾸준히 높이는 등 성공적 계열분리 사례로 꼽힐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몽열 회장은 1996년 KCC건설 사내이사로 취임했고 2002년 12월 말 대표이사에 올랐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로는 주택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어 2004년 아파트 브랜드 ‘스위첸’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정 회장이 처음 대표이사에 올랐던 2002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3543억원에 그쳤으나 2009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 뒤에도 꾸준한 외형을 유지했다. 2015년 주택사업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불거진 탓에 매출이 잠시 뒷걸음질했지만 이듬해 다시 1조원대를 회복했다. 2019년에는 역대 최대 매출인 1조6425억원을 기록했다.

KCC건설은 1989년 금강에서 건설부문이 분리돼 금강종합건설로 설립됐다. 현재 토목공사, 건축공사, 분양공사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9위다. 매년 30위권 안팎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의 KCC건설 지분율은 2002년까지만 해도 0.1%에 그쳤으나 현재는 29.99%로 KCC에 이어 2대주주다. 2009년 말 정상영 명예회장이 KCC건설 주식 58만주를 증여한 덕분에 지분율이 14.81%에서 24.81%로 단숨에 뛰었다. 이후 시장에서 꾸준히 지분을 사들이면서 지금의 지분율까지 확대됐다.

이제 최대주주에 오르는 과정만 남아있는데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우선 KCC가 보유한 KCC건설 지분 36.03%와 정몽열 회장이 가진 KCC 지분 6.31%을 맞교환할 수 있다. 계열분리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12일 종가기준으로 정몽열 회장의 KCC 지분가치(1747억원)는 KCC가 가진 KCC건설 지분가치(797억원)를 크게 웃돈다.

정몽열 회장이 본인의 KCC 혹은 KCC글라스 지분을 매각해 KCC건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있다. 정몽열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도 2.76% 보유 중이다.


◇정몽익 회장, KCC글라스로 경영능력 증명 과제

반면 정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사진)은 독립이 동생보다 훨씬 늦었다. 정몽익 회장은 2020년까지 대표이사이자 수석부회장으로 KCC에 몸담았다. 1989년 KCC의 전신인 금강에 입사해 30년 넘게 KCC에서 근무했다. 형 정몽진 회장과 함께 회사를 키우는 데 일조했으나 2020년 KCC글라스가 출범하면서 KCC를 완전히 떠났다.

KCC글라스는 2020년 1월 KCC에서 유리·인테리어·바닥재 사업부가 인적분할돼 출범했다. 같은해 12월에는 계열사 코리아오토글라스를 흡수합병했다. 건축용 판유리, 건축용 코팅유리, 자동차 유리 등 국내 유리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지만 아직 형제들이 보유한 KCC나 KCC건설과 비교하면 외형이 크게 못 미친다.


KCC의 3월 말 연결기준 자산규모는 12조93278억원이며 지난해 매출은 5조836억원이다. KCC건설의 경우 3월 말 자산규모는 1조103억원, 지난해 매출은 1조1016억원이다. 반면 KCC글라스의 자산규모는 1조7386억원으로 KCC건설보다 크지만 지난해 매출은 7087억원에 그쳤다.

정몽익 회장도 2000년대 초반부터 계열분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04년 KCC가 보유하고 있던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 400만주를 매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그러나 개인 최대주주에 오른 뒤에도 코리아오토글라스 경영보다는 KCC 경영에 집중했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수년 동안 매출규모가 3000억~4000억원 사이를 오가며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본격적으로 계열분리 움직임이 나타난 건 2015년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상장하면서부터다. 그 뒤 2016년 말 삼부건설공업을 인수하며 한 차례 규모를 키웠고 KCC글라스 출범 이후 흡수합병됐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익 회장은 동생 정몽열 회장과 달리 독립경영을 다소 늦게 시작한 만큼 갈 길이 멀어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형, 동생과 비교해 회사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계열분리 당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주목받지 못했던 회사들이 시간이 지나 ‘환골탈태’에 가까운 변화를 이룬 곳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1997년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될 당시 함께 분가한 그룹 가운데 규모가 제일 작았으나 현재는 재계 순위 1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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