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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 회사채 전성시대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21-07-21 10:31:4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0일 07: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BBB 회사채 전성시대다. 한진칼, 대한항공, 동부건설, ㈜두산, 두산인프라코어, ㈜한양, ㈜한라, 현대로템, 현대삼호중공업, 에코프로비엠 등 올해 공모채 시장에 나온 BBB 발행사는 모두 모집액의 2배가 넘는 수요를 모으며 목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BBB 공모채의 누적 발행액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ESG채권과 더불어 올해 DCM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이 BBB 회사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BB 회사채의 전성기를 이끄는 원동력은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다. 이 펀드의 핵심 수익원은 공모주다. 청약 과정에서 공모주 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기 위해서는 전체 결성액의 45% 이상을 BBB 회사채와 코넥스 주식으로 채워야 한다.

현재 국내 IPO 시장은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가치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어로 즐비하다.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를 관리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이러한 역대급 장에 맞춰 BBB 회사채 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규 발행에 나선 BBB 기업이야 말로 회사채 시장에서 '갑 중의 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늘어나는 BBB 회사채 발행은 기업의 직접 조달 활성화라는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공모주 하이일드펀드가 촉발한 일회성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점은 우려스럽다. 시장에선 정점을 찍고 있는 공모주 열기가 사그라지면 BBB 회사채의 발행량도 예전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운용사의 영업에 의해 시장에 나온 발행사는 펀드가 없는 자력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소 비정상적인 열기가 회사채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최근 자금 조달을 마친 현대삼호중공업과 에코프로비엠은 2년물의 금리를 A- 등급인 이지스자산운용보다 낮게 확정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BBB 회사채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논의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많은 시장 참여자가 전체 크레딧물의 완충 역할을 담당하는 BBB 회사채의 규모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오랜 기간 고민하고 있다. 다만 투자 리스크가 높다는 태생적인 한계는 활성화를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출범한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는 그동안 BBB 회사채가 계속해서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매년 일몰과 연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 제도에서 더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BBB 회사채의 활성화를 시장의 원리로 해결할 수 없다면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보다 더 실질적인 제도가 나와야 한다. 제도의 적용 범위를 A- 등급 회사채까지 넓히는 것은 발행사에 더 큰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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