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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분사의 역사', 자신감의 근거는 지금까지 4개 회사 분사...주요 사업부 떨어져나간 뒤에도 성장세 지속 유지

조은아 기자공개 2021-07-26 07:32:0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08: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열린 온라인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분사 이후 LG화학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그는 “LG생활건강과 LG하우시스 분사가 우리의 성장을 막지 못했듯 LG에너지솔루션 분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실제 LG화학의 역사는 분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이후 무려 4개 회사가 LG화학에서 떨어져 나왔다. 차례대로 2001년 LG생활건강, 2002년 LG생명과학, 2009년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2020년 LG에너지솔루션이다.

당시 주요 사업을 떼어낸다는 점에서 LG화학의 기업가치를 놓고 우려도 제기됐으나 결과적으로는 우려를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3개 회사가 분리됐지만 이 기간 LG화학의 매출은 한 차례도 뒷걸음질한 적이 없다. 2000년 4월 1만3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80만~90만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소규모 M&A(인수합병)와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업부를 떼어낸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2006년 1월과 2007년 11월에 LG대산유화와 LG석유화학을 차례로 흡수합병하면서 사업구조를 고도화했다. 신사업도 놓치지 않았다. 충북 청주 오창,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중국 장쑤성 난징 등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등 새 먹거리로 떠오른 배터리 부문에 투자도 점차 늘렸다.

여러 사업부가 떨어져나간 뒤에도 LG화학 매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이 독립한 2001년 LG화학 매출은 4조원대였다. 그 뒤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이듬해인 2002년 6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4년 8조원도 거뜬히 넘겼다. LG하우시스가 분사하기 전인 2008년 14조원대였던 매출은 분사가 이뤄진 2009년 15조원을 돌파했고 2010년 19조원, 2011년엔 22조원을 넘겼다.

분사해 독립한 회사의 경우 더욱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였다. LG생명과학이 15년 만에 다시 LG화학 품으로 돌아오는 등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해피엔딩을 맞았다.

LG화학은 2001년 회사를 석유화학 부문 중심의 LG화학, 생활용품 및 화장품 부문 중심의 LG생활건강, 출자 관리와 생명공학 부문이 더해진 LG CI(Chem Investment) 등 3개로 쪼갰다. 방식은 인적분할이었다.

당시 LG화학은 분사 이유로 개별 사업이 보유한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사업구조로 적정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을 내세웠다. 분사를 통해 개별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핵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핵심사업에 집중한다는 목표만큼은 확실하게 이룬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생활건강의 성장은 매우 놀라운 수준이다. LG화학에 있을 때 생활건강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 수준으로 그리 주력으로 꼽히는 사업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과 함께 LG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로 거듭났다. 매출은 출범 이듬해인 2002년 1조1497억원에서 지난해 7조8445억원으로 6배 성장했다. 특히 주목받는 건 시가총액이다. 2001년 재상장 당시 1만1900원이던 주가는 21일 169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LG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맞았다. 2002년 LG CI가 순수 지주회사 LG CI와 LG생명과학으로 분할했다. 그 뒤 전자부문 지주회사인 LG EI와 화학부문 지주회사 LG CI가 통합해 지금의 지주사 ㈜LG로 출범했다.

LG생명과학은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생명과학 전문기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2017년 다시 LG화학에 흡수합병됐다. 출범 이후 신약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구축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인력 유출 문제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로서 바이오 사업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09년에는 LG화학에서 산업재 부문이 독립해 LG하우시스가 출범했다. 방식은 역시 인적분할 방식이다. 출범 첫해 1조6636억원이던 매출은 2017년 3조원대를 넘긴 뒤 지금까지 3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기존 전지사업본부)은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 그동안 집중됐던 투자,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하면 기존 분할된 사업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다. 분할 방식도 이전 회사들과 달리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앞선 회사와 비교할 수 없이 매우 컸다.

그러나 LG화학에게는 더욱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선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인적분할을 선택했다면 분할 이후 재상장이 이뤄질 뿐 기업공개(IPO)를 통한 신규자금 유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떨어져 나간 자리는 배터리 소재를 담당하는 첨단소재사업본부가 채우기 위해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신학철 부회장은 앞으로 5년 동안 배터리 소재 부문에 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 4조원을 달성한 뒤 5년 안에 2배로 키운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2635억원이었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는 2019년 출범한 이래 단일 최대 규모인 250여명을 상반기에 채용했는데 하반기에도 세 자릿수 규모의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등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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