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기투자는 투자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아직 사업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에 과감히 투자를 한다. 리스크는 크지만 성공한다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단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로 꼽힌다.건설사도 초기투자에는 예외가 아니다. 다만 대상이 벤처기업이 아닌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일 뿐이다. 사업 초기단계부터 투자해 리스크를 일정 수준 짊어진다는 점에서 본질은 별반 다르지 않다.
방식은 크게 대여금과 자본출자 두 가지다. 수조원 규모로 지급보증을 굴리는 건설사 특성상 대여금 규모만 별도로 파악하긴 어렵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건설사의 대여금은 꽤나 활성화됐다는 게 기정사실이다. 대척점에 있는 증권사 시딩북 규모를 웃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규모가 작거나 사업성이 다소 열위에 있는 시행사가 건설사 문을 두드린다. 이들은 건설사로부터 빌린 대여금으로 부지를 확보한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순간이다. 이후 건설사는 시공사 자격을 따내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계에서 신용공여를 제공한다. 개발 사업 전반에 건설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건설사가 부동산 개발 초기투자에 나서는 건 간단명료하다. 트렌드가 변하는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다. 건설사의 본업인 시공은 부동산 개발에서 일부분에 불과하다. 개발사업 전반에서 입김을 유지하려면 영역 확대가 불가피하다. 초기투자는 시행 영역에 진출하는 열쇠나 다름없다.
물론 반대급부도 따른다. 과거 국내 건설업계를 뒤흔들었던 워크아웃 사태는 PF에서 기인했다. 미분양이 된 PF 사업장을 건설사가 떠안으면서 유동성이 막다른 골목에 진입했다. 대여금은 규모가 PF 보다 크지 않지만 자기자본이란 점에서 분명히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부동산 개발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 부지가 넘쳤지만 이제 신규 공급은 한계에 직면했다. 사정이 달라지면서 부동산 개발 시장에 대한 판 자체가 뒤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초기투자까지 나서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으려는 건설사의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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