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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몫' 주금공 부사장 인선, 금융위와 갈등 '해빙 무드' 전금법 협상카드 여겨지던 인사 마무리, 개정안 협의 속도 전망

김규희 기자공개 2021-07-30 07:31:02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09: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 인선을 기점으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갈등이 '해빙 무드'로 돌아선 분위기다.

부사장 자리는 통상 한은 몫으로 여겨지는데 이에 대한 결정권을 쥔 금융위가 전금법 개정안 '협상카드'로 활용해 인선을 미루는 양상이었다. 인사 재개와 동시에 지지부진 했던 개정안 논의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최근 유상대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신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유 부사장은 1986년 입행 이후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장, 국제국장, 국제협력국장 등 35년간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주금공 부사장 인선은 6개월 가까이 지연됐다. 전임이었던 김민호 전 부사장 임기는 지난 1월 31일까지였다. 하지만 임기를 끝마친 임원이 후임자가 선임되기 전까지 직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6개월가량 계속 근무해왔다.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기관 ‘2인자’인 부사장의 임기가 끝났는데도 주금공이 후임 인선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절차가 복잡해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주금공 부사장은 최준우 사장의 임명 절차만 거치면 선임이 가능하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주금공 부사장 자리를 당시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사이에 있었던 전금법 갈등의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전금법 개정안은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신설하고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의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결제 관련 데이터를 수집·관리 및 결제정보를 청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결제원을 청산기관으로 지정하고 금융위가 관리·감독 권한을 갖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한국은행은 지급결제권한은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과도한 정보수집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절간’이라고 불릴 만큼 조용했던 한국은행이 크게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금공 부사장 인선 지연 상황이 맞물렸다. 주금공 부사장 자리는 통상 한국은행 몫으로 여겨지는데 금융위 출신인 최준우 사장이 부사장 인선을 계속해서 미루자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김 전 부사장 후임을 내정해둔 상황에서 선임이 지연되자 2019년 금융결제원 원장 자리를 금융위에 내어줬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출신인 유 신임 부사장을 선임한 것을 두고 양 기관이 전금법 개정안에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기 때문이란 관측이 금융권에 돌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전금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경제의 공정과 혁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이나 전금법 등 법안의 심사와 처리 또한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와 한국은행은 아직까지 확실한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만 밝혔다. 국회 법안 심사를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금법은 최근의 디지털 금융 변화에 대응해 전자 방식의 지급결제에 대응하는 내용”이라며 “서로의 입장에 간극이 존재하긴 하지만 지급결제와 관련해 중앙은행과 정부는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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