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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경영분석]한화생명, 자산-부채 듀레이션 역전? '착시효과'제도 개편에 일시적 변동 불과, 실질적 갭 축소 '아직'

이은솔 기자공개 2021-07-30 07:31:1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9일 15: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에 고전하던 한화생명보험이 한 분기만에 반전을 맞았다. 과거 판매한 장기 보험 영향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길고 자산 듀레이션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양측 갭이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 2분기 들어 두 값이 역전됐다.

다만 이는 '착시효과'에 불과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지급여력(RBC) 제도 개선에 따른 영향이었다.

29일 한화생명의 실적발표 IR에 따르면 2021년 2분기말 기준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길어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한화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은 10.12년, 부채 듀레이션은 9.71년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화할 때 자산·부채의 가치가 변화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는 과거 판매한 장기 보험의 영향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크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이 벌어지면 금리리스크가 커진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장기 채권 보유 비중을 늘리고 듀레이션이 짧은 대출 자산의 비중은 조절하는 등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중에서도 한화생명은 생보업계에서 듀레이션갭이 가장 큰 회사였다. 2017년말 0.42년이었던 듀레이션갭은 2018년말 0.83년, 2019년말 1.43년까지 벌어졌다.

이에 한화생명은 자산 듀레이션을 꾸준히 확대하는 추세다. 금리 하락기에 가격이 오른 장기채권, 해외채권들을 매각하고 국내채권을 다시 매입하는 교체매매를 지속적으로 단행했다. 이에 따라 자산 듀레이션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었지만, 부채 듀레이션은 이미 판매한 보험상품에 따라 잔존하는 것으로 인위적인 축소가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분기 갑자기 부채 듀레이션이 짧아진 건 제도 변경 때문이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은 부채 듀레이션을 강화하는 방향의 RBC 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2023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보험사들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핵심은 보험 부채의 듀레이션 잔존만기 구간을 현행 3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잔존만기가 30년 이상인 보험상품도 최대값이 30년으로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시행세칙을 개정해 30년에서 50년 사이 구간을 새로 만들고 실제 보험 부채의 금리 민감도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제도를 2022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첫 단계를 도입하는 지난 6월말 일시적으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완화된 듀레이션 제도가 적용되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생겼다.

이날 IR에서도 부채 듀레이션의 급격한 축소 이유를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이 나왔다. 김병호 한화생명 리스크관리팀장(CRO)은 "제도 변경의 효과가 맞다"며 "단계별로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이번 분기 30년 미만 부채의 듀레이션이 기존보다 4년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제도 변경이 완료되면 부채 듀레이션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최종적으로 2022년 9월 제도 도입이 완료될 경우 부채 듀레이션은 11.8년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듀레이션 갭 축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은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을 앞지른 듯 보이지만, 여전히 채권 교체매매 등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제도가 완전히 도입돼도 RBC비율이 급변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김 팀장은 "제도 적용이 완료돼도 만기불일치위험액은 최저금리위험액 이하에 있다"고 전했다. 자본적정성 산출시에는 만기불일치위험액과 최저금리위험액 중 큰 값만 반영하는데, 강화된 듀레이션 제도를 적용해도 최저금리위험액이 더 크기 때문에 자본적정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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