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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두둑한 HMM, 영구채 조기상환 '안하나, 못하나' 연간 이자만 4000억, 내년 3월 부담 가중 vs CB 상환 시 자본총계 감소 '부담감'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04 10:16:4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옛 현대상선)이 영업호조로 조단위 현금을 보유하면서 영구채 중도상환에 나설지 주목된다.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대규모의 영구채는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의 주원인이자 잠재적 원매자의 부담을 높여 HMM 매각을 가로막는 하나의 장애물이다.

특히 내년 3월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60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의 이자율이 지금의 두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된다. 나머지 영구채들 역시 순차적으로 가산금리가 적용되기 시작한다. HMM이 해운업황 개선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보유현금으로 중도상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해진공 보유 6000억 영구 CB, 내년 3월 이자율 6%로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를 상대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모두 3조2800억원 규모다. 2018년 10월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제외하곤 모두 영구 CB다. 대부분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절반씩 인수했지만 제191회 CB(6000억원 규모)만 전량 해양진흥공사가 갖고 있다.

이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2016년 말부터 HMM에 필요한 자금을 영구채 인수 형태로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재무구조를 고려한 측면이 컸다. 자금 대여 등은 부채비율을 높이는 등 재무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영구채는 자본확충 효과가 있다. HMM은 이렇게 수혈받은 돈으로 선박금융 등 차입금을 갚고 용선료와 연료비 등 운영자금을 충당했다.


눈길을 끄는 건 해양진흥공사가 전량 보유하고 있는 제191회 영구 CB다. 공시에 따르면 HMM은 발행일(2017년 3월)로부터 1년이 경과한 이후부터 중도상환을 할 수 있다. 해양진흥공사 역시 2018년 3월부터 주식 전환권 행사가 가능하다. 다만 양측 모두 아직까지 권한을 행사하진 않았다.

해당 CB에는 발행일로부터 5년이 되는 날 금리가 인상되는 스텝업(step-up) 조항이 달려있다. 3%가 가산돼 이자율이 현행 연 3%에서 연 6%로 변경된다. 해당 조항에 따라 가산금리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내년 3월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이자비용이 증가한다. 해당 CB와 관련해 현재 지급하고 있는 이자는 단순계산으로 연간 180억원(3%)이지만 내년 3월 이후엔 360억원(6%)이 된다. 이는 기존에도 연간 4000억원 이상을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 HMM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2019년과 2020년 영구 CB와 BW를 잇달아 발행하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HMM의 이자비용은 2018년까지 매출의 3~4% 수준이었으나 2019년 7.4%까지 치솟았다. 2019년 연간 300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4000억원 이상을 이자를 갚는데 썼다.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린 작년에도 매출 대비 6.5%가 이자비용으로 나갔다. 과도한 금융비용은 현금유출을 늘려 경영정상화를 늦추는 요인이 된다.

◇영업호조로 보유현금 두둑, '3조 영구채' 잠재적 원매자에 부담

그동안 HMM은 이렇게 이자를 내면서도 중도상환을 검토하지 못했다. 21분기 연속 적자로 보유현금이 많지 않아 상환이 선택지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해상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수없이 경신하며 재무적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지난해 매출은 6조41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자연히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좋아졌다. 작년 한해동안 직전년(3993억원) 대비 253% 증가한 1조4085억원의 현금 유입이 이뤄졌다.


보유현금도 1조원을 넘겼다. 수년간 5~6000억원대에 머물던 현금성자산이 올 3월 말 1조2307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직 2분기 실적 발표 전이지만 증권가에서는 분기 영업이익을 1조2000~4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다. 1조원대 흑자가 현금곳간을 두둑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규모 영구채는 HMM '새주인 찾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잠재적 원매자로선 3조원이 넘는 영구채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중도상환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만들면 추후 매각 작업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다. HMM이 상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HMM이 중도상환을 추진한 사례도 있다. 지난 3월 2400억원 규모의 CB(제199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웃돌자 콜옵션을 행사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건은 그때와 성격이 다르다. 199회 CB는 만기 5년짜리로 재무제표상 부채로 계상됐었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한 상태기도 했다.

◇중도상환시 재무 악화 우려…해진공 전환권 행사 여부 '관심'

사실 HMM으로서는 섣불리 CB 상환을 결정할 수 없다. 자본으로 반영된 영구채인 만큼 상환시 자본총액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해운시황이 언제 악화될지 모르는 데다 추가적인 투자를 위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 보유가 필수적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시장에서의 조달이 쉽지 않은 만큼 더욱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수중에 현금이 생겼다고 무조건 빚부터 갚을 수 없는 입장이란 얘기다.

HMM은 일단 이자율이 오르는 내년 3월 전까지 관련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해운시장 전망과 연계해 중장기 자금계획 등을 살펴보고 투자와 재무구조 전략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난 뒤 상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텝업 조항을 무력화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해양진흥공사의 전환권 행사다. 해당 CB의 경우 전환가액이 7173원, 전환주식수는 8364만7009주다. HMM 현재 주가는 4만원(7월30일 종가 기준)으로 전환권 행사시 2조7459억원의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해양진흥공사는 전환권 행사와 관련해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산은이 HMM의 CB 전환권 행사에 대해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시간이 좀 있다"며 "아직은 내부적으로 어떠한 논의도 시작하지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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