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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만도]'환골탈태' IR, 정재영 부사장 스탠스 변화 배경은분량 4배늘어, 실적 분석·미래 전략 '풍성'...ADAS 분할로 주가 하락 영향 해석

김서영 기자공개 2021-08-05 08:11:4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4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사 만도가 올들어 분량이나 내용 측면에서 '풍성해진' 기업설명(IR) 자료를 선보였다. 지난 5년간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 등 2페이지에 그쳤던 것과 달리 글로벌 지역 실적과 미래 전략 등을 추가해 8페이지로 분량으로 늘렸다. 한라그룹의 ESG 경영 강화에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다.

만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정재영 부사장으로 IR부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간략한 IR자료를 발표해온 정 부사장이 주주와의 소통으로 재무 기조를 선회한 가운데 자율주행(ADAS) 사업부문 물적분할 등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IR 스타일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5년 만에 달라진 IR 기조, '2페이지→8페이지'...ESG 강화 차원

만도는 지난달 30일 2021년 2분기 잠정실적을 밝히고 홈페이지를 통해 IR자료를 공개했다. 2015년 3분기부터 현재까지 매년 IR자료를 게시해왔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랐다. 2페이지에 불과했던 IR자료가 8페이지로 분량이 4배가량 늘어났다.

이전까지 공개하지 않은 사업 내용도 밝혔다. 만도는 그간 IR자료에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만을 담아왔다. 그러나 이번 2분기 IR자료에서는 △사업 실적 요약 △신규 수주 규모 △국내·북미·중국 등 지역별 판매량 △ADAS 물적분할 일정 △고객사 포트폴리오 △후륜조향시스템 (RWS) 신제품 출시 등 다채로운 내용을 추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만도가 공개한 IR자료는 전체 5페이지로 구성됐다. 표지와 목차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건 두 페이지뿐이었다. 그마저도 다른 기업에서는 부록으로 제공하는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가 내용의 전부였다.

만도의 빈약한 IR자료 작성은 2016년부터 지난해 연간실적 IR자료까지 5년 동안 계속됐다. 만도는 IR자료 발표와 더불어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만을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개최했다. 일반 주주나 이해관계자들의 접근이 제한돼 IR자료에 대한 회사의 설명을 청취할 수 없어 투자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도가 IR자료에 변화를 준 배경에는 한라그룹 차원의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 강화 노력이 있었다. 한라그룹은 지난달 '고객과 함께 영속 성장한다'는 ESG 경영 비전을 제시하며 그룹 내 모든 상장사에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3년 전부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해왔던 만도는 IR자료를 풍성하게 만드는 것으로 그룹의 방침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도 관계자는 "한라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주친화책의 일환으로 IR자료에 변화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IR자료를 영문으로만 공개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만도는 2015년부터 IR자료를 영문으로 작성해왔다. IR자료의 내용이 풍성해졌으나 모두 영어로 작성돼 변화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만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부터 영문 IR자료 제공이 불편하다는 의견은 나오고 있지 않아 영문 작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국문으로 IR자료를 작성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출처: 만도)
◇정재영 CFO의 IR 전략 변화, 'ADAS 분할' 따른 주가 하락 의식?

IR 활동을 총괄하는 것 역시 CFO의 역할 가운데 하나다. 만도의 CFO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정재영 부사장이 맡고 있다. CFO가 달라지지 않았으나 만도의 IR자료는 올해를 기점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정 부사장의 IR 전략이 변화한 까닭은 무엇일까.

정 부사장은 2016년부터 2년간 한라그룹의 지주사인 한라홀딩스의 IR팀장(상무)을 맡아 만도의 IR 활동에도 관여해왔다. 이는 만도의 IR자료가 간소화된 시점과 일치한다.

만도는 2014년 10월에 상장해 2015년 3분기부터 IR자료 공개하고 있다. 2015년 당시 만도의 IR자료는 올 2분기와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실적 요약과 성장 전망, 글로벌 지역 실적, 신성장동력과 관련한 전망 등이 포함됐다. 정 부사장이 한라홀딩스 IR팀장을 맡은 2016년부터 IR자료가 두 페이지로 축소됐다.

간략한 IR자료를 추구했던 정 부사장이 올들어 IR자료에 변화를 준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ADAS 사업부문 분할 결정 직후 주가가 하락하자 만도가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DAS 물적분할 이후 주가 하락한 것도 만도가 IR자료에 신경 쓴 이유로 본다"고 말했다.

만도는 지난 6월9일 ADAS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MMS)'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다음 날인 10일 만도 주가는 전일보다 8200원(11.17%) 하락한 6만5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 급락은 사업부문 분할 결정으로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만도는 MMS 신설에 대해 국문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만도는 2015년 IR자료 발표를 시작한 이래 모든 실적 자료를 영문으로 작성해왔다. 또한 실적 이외에 내용을 별도의 보고서로 발표한 적도 없다.

그러나 ADAS 사업부문 물적분할 계획을 골자로한 '사업구조 개편' 보고서는 국문으로만 작성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국문으로 IR자료를 작성한 것은 '만도헬라 주식 인수 계약 체결' 보고서 이후 두 번째다.

만도 관계자는 "IR자료는 주가랑 관계없이 주주와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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