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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작년부터 DLF소송 TF 운영 '패소 염두뒀나' 김종민 부원장보 TF장, 법무실장 주도…판결문 토대 항소 여부 논의

김민영 기자공개 2021-08-31 07:15:28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5: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등의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 행정소송을 대응하기 위한 비공개 태스크포스(TF)를 작년 말부터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이 불리하게 진행되자 패소를 이미 염두에 두고 움직인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다수 엿보인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우리은행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제기한 징계 취소 처분 행정소송과 관련한 TF를 만들어 운영해 왔다.

기획·경영 담당 임원인 김종민 부원장보가 TF장을 맡고 있으며 법무실장이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DLF 제재와 관계된 일반은행검사국장, 제재심의국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F를 통해 관련 부서끼리 의견을 수시로 교환했다고 한다.

금감원이 비공개 TF까지 꾸린 건 작년 3월 시작된 우리은행 행정소송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금감원이 TF를 꾸려 법정 이슈에 대응하고 나선 건 이례적인 일로 전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DLF 징계를 줄 당시부터 무리한 징계였다는 말이 금감원 내에서도 많이 나왔다”며 “1심 재판이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가자 TF를 꾸려 대응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1심 판결이 나오기 전부터 패소를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정은보 금감원장 취임 후에도 ‘소송을 이기기 어렵다’는 취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금감원은 1심에서 패소했다. 지난 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위수현·김송)는 당시 금감원이 손 회장의 처분 사유로 내세운 상품선정위원회 생략 여부, 리스크 관리, 상품선정위원회 운영 및 결과 미비, 투자자 권유 사유 정비 미비, 점검체계 기준 미비 가운데 ‘금융상품 선정 절차 마련 의무 위반’만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징계 사유가 적정하지 않아 징계는 취소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제 관심은 항소 여부에 쏠린다. 금감원 법무실은 이날 1심 판결문을 입수해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금감원 법무실 관계자는 “판결문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항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이 항소를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모양새다. 1심 판결이 나오기 전 김근익 수석부원장이 정 원장에게 패소의 경우 항소할 것인지 문의했고, 정 원장은 ‘항소는 하되 기존 징계에서 내부통제 부분을 다 빼면 소송과 관련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 역시 금감원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의 한 국장급 인사는 “금융사에 징계를 준 입장에서 1심 패소 후 바로 징계가 부적절했다며 항소를 포기하면 징계를 준 직원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항소를 통해 다시 한 번 소명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항소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되고는 있다. 금감원이 1심 선고 직후 연 언론 브리핑에서 ‘금융위원회와 논의하겠다’는 부분이 그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금감원은 27일 패소 직후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금융위와 긴밀한 협의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DLF 징계를 줄 때부터 금감원과 각을 세워 온 금융위의 의견을 묻겠다는 것 자체가 항소를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또 전임 원장 시절 벌어진 일로 금융위 관료 출신인 정 원장이 항소를 하지 않으면서 ‘책임자 묻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사정들을 볼 때 손 회장의 징계 취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징계 취소가 확정되면 금감원이 ‘직권재심’ 제도를 통해 우리은행과 손 회장의 DLF 제재심을 다시 열어야 한다. 손 회장 등이 제기할 수 있는 이의신청 기간은 끝났다.

항소를 하지 않으면 올해 안에 재심이 가능하겠지만 항소와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린다면 최소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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