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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영' 신동빈 "쿠팡과 다른 길로 가야한다" 오프라인 '체험형' 온라인 '채널 통합', 이커머스 후발 출혈경쟁 지양

문누리 기자공개 2021-09-08 08:07:14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과 다른 행로로 가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최근 계열사 대표들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유통업계 주도권이 네이버·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로 급격히 넘어갔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의 차별점인 오프라인 채널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 회장의 오프라인 전략은 동탄·의왕점 등 신규출점 점포들을 중심으로 체험형 공간 확보 등 차별화에 주력한다. 온라인은 '롯데ON'으로 채널을 통폐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커머스 후발주자로서 지나친 출혈경쟁은 자제하되 플랫폼을 강화하고 백화점·슈퍼·마트·아울렛 등 오프라인 강자의 위치를 유지·강화하려는 방침이다.

최근 신 회장은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두 달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돌아오자마자 첫 경영 행보로 이달 4일 롯데백화점 동탄점 현장 점검에 나섰다.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등 경영진과 동탄점 각 층을 방문하며 시설·영업상황을 면밀히 챙겼다.

지난달 20일 문을 연 동탄점은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연 면적 24만6000㎡(7만4500평)의 경기 지역 최대규모의 백화점이다. 기존 백화점 구조과 달리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동탄점을 오픈하자마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수원점 개관 이후 7년 만에 신규 오픈한 백화점인 만큼 신 회장이 직접 '완벽 방역' 챙기기에 나섰다.

오프라인에서 신 회장이 유통현장을 점검한 것은 올해 두 번째다. 5월엔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압구정점을 찾아 '체험형' 공간 구축 방안을 살폈다.

롯데그룹 구심점이 유통인 만큼 신 회장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애착을 지니고 있다. 앞서 올 7월 초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도 신 회장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해답은 늘 고객이 있는 현장에서 찾을 수 있다"며 오프라인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사업부문별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매출이 나오지 않는 적자점포를 정리해 실적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구조조정을 속도감있게 진행한 결과 매장수는 2019년 830개에서 상반기 말 680개까지 줄었다.

유통채널수 등 규모보단 '내실'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체험형 공간 확보 투자엔 적극적이다. 리뉴얼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기존 백화점 점포도 일부 공간을 체험형으로 리뉴얼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일 경기 의왕에 문을 여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도 식음료(F&B)·캠핑·스포츠 등 체험형 공간이 다수 구성됐다.

롯데그룹의 '아킬레스건'인 이커머스 사업은 당분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경쟁이 과열돼 롯데ON뿐 아니라 대부분의 이커머스들이 출혈경쟁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신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 이후엔 인수합병(M&A)보다 자체적인 이커머스 채널 롯데ON 플랫폼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나영호 대표 휘하에 백화점·마트의 온라인 담당을 e커머스사업본부로 통합하는 등 조직과 플랫폼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신 회장이 아마존을 답습하는 쿠팡의 행로를 따라가지 말자고 강조하곤 했다"면서 "쿠팡 등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온라인시장 상당부분을 뺏긴 상황에서 같은 전략은 차별화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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