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오리온, 中 바이오 시장 승부수 '통할까' 국내 바이오벤처 기술 도입해 판권 확보…30년 중국 네트워크 발판

이아경 기자공개 2021-09-14 08:07:5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0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홀딩스가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고 있다. 중국 합자법인과의 기술도입 계약과 함께 현지 사업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다. 대기업을 포함한 여타 바이오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 쪽 헬스케어 시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과 차별화된다.

오리온홀딩스는 최근 큐라티스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 IPO)에 참여해 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7월 말 암 조기 진단기업인 지노믹트리에 50억원을 투자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큐라티스는 감염병 예방 백신을 개발, 생산하는 백신 전문기업이다. 오리온홀딩스와는 지난 4월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 백신 기술이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기술을 도입하는 주체는 오리온홀딩스가 지난 3월 설립한 중국 내 합자법인 '산동루캉오리온바이오 기술개발유한회사'다. 큐라티스와 임상 비용을 50%씩 분담하고 큐라티스는 중국 내 임상 개발, 기술을 지원하며 중국 합자법인은 결핵백신의 인허가 추진 및 현지 판매를 맡는다.

현재 오리온홀딩스와 손을 잡은 국내 바이오벤처는 큐라티스와 진단 전문기업인 수젠텍, 지노믹트리 등 3곳이다. 수젠텍과는 결핵진단키트 도입에 대한 계약을 맺었고 지노믹트리로부터는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을 이전받았다. 모두 중국 내 수요가 높은 질환 관련으로, 향후 중국에서의 임상 및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처럼 오리온홀딩스의 바이오 사업은 철저히 '중국' 중심이다. 신사업으로 바이오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바이오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은 제외하고 오로지 중국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담철곤 회장은 화교 출신으로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고, 오리온의 매출 절반 이상도 중국에서 나오는 만큼 중국 시장에 '선택과 집중'을 한 셈이다.

중국에 집중하는 오리온의 바이오사업은 국내 바이오벤처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규모가 작은 바이오벤처들이 개별적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것보단 중국 시장 내 높은 인지도와 유통 조직을 갖춘 오리온을 통하는 방안이 사업적으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오리온을 통해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매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바이오 유통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연구 인력을 뽑아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기술을 도입해 현지에 진출시키는 방식이다. 당장 매출이 보장되는 진단사업부터 차츰 합성의약품, 신약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과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은 그룹 내 특별한 바이오 전문가가 없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바이오 사업은 허인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오리온 신규사업팀이 주도한다. 모두 비(非) 바이오 출신이지만 '한중 제약·바이오 발전 포럼'을 통해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협력하는 구조다. 신규사업팀장은 과거 허 부회장과 함께 신세계그룹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김형석 전무다.

오리온 관계자는 "신규사업팀에서 바이오사업과 관련 포럼을 주최했던 인력이 현재 중국 합자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면서 "국내 바이오벤처로부터의 기술 도입 등은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