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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퍼스트 무버 선언]현대차·기아 '곳간지기' 서강현·주우정 호흡 주목⑪지배구조 개편 속 '2045년 탄소중립' 투자 로드맵 수립 '중책'···수익성 개선 임무도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17 07:40:44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 안녕을 고한다. 경쟁사보다 5~10년 이른 전동화·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전기차·수소차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미래차 시대를 앞장서 여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재무, 풀어야하는 숙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훗날 2021년은 현대자동차그룹 역사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중요한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탈내연기관 시대와의 완전한 작별을 고하는 '2045년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전 세계에 공개했을 뿐 아니라 순환출자 해소를 포함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룹 역사의 변곡점을 만들 두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서 핵심 역할을 할 인물은, 역시 현대차와 기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다. 두 프로젝트가 대규모 자금 유·출입과 확보 그리고 적절한 분배 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그룹 양대 계열사의 CFO는 손발을 맞춰 중추적인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왼쪽부터) 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과 주우정 기아 부사장.
현재 현대차의 CFO는 서강현 부사장이다. 1968년생인 서 부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차의 회계관리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2019년 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제철 재경본부장(CFO)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과 함께 친정인 현대차의 CFO로 복귀했다.

기아의 CFO인 주우정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기아 재무관리실장으로 근무하다 2014년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2018년까지 현대제철에서 원가와 경영관리실장을 이어 역임했고 이 시기 상무로 승진했다. 2019년 전무 승진과 함께 친정인 기아의 CFO로 복귀해 지난해 말 부사장에 올랐다.

둘은 함께 일한 적은 없지만 현대제철 재무 부문에서 배턴을 이어받듯 근무한 뒤 친정으로 복귀했다는 점에선 닮은꼴이다. 또한 대부분의 이력을 재무 쪽에서 쌓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취임 이후 첫 번째로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다. 그만큼 오너에게 높은 신뢰를 받는다는 방증이다.

두 CFO가 호흡을 맞춰 풀어야 할 대형 과제는 크게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2045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마중물 확보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차에서 기아, 기아에서 현대모비스, 다시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고 정의선 회장에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게 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대자동차 매출액은 차량 부문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음. (출처=현대자동차·기아 사업보고서)
이와 동시에 최근 공개한 2045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투자 관련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두 CFO의 몫이다. 탄소중립 프로젝트의 투자 로드맵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현대차와 기아가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개한 계획을 참조하면 두 부사장 모두 수십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의 자금 운용 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인 점은 현대차와 기아의 재무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양사의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6.4%, 16.0%이며 부채비율도 46.9%, 77.9%이다. 양사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규모도 16조원이 넘어서는 점까지 고려하면 두 CFO는 안정적 토대 위에서 지배구조 개편 추진과 2045년 탄소중립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두 CFO의 임무 가운데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건 '수익성 개선'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수익성 악화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는 점은 업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심각한데, 2015년 영업이익률(차량 부문 기준) 4.8%를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 2018년과 2020년엔 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4.8%를 찍은 뒤 2017년 1%대로 떨어진 뒤 2018년까지 이 상태를 유지했다. 이후 2019년과 2020년에 모두 3.5%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수익성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익성 회복 시점이 주 부사장의 CFO 선임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은 그가 2020년 재선임된 배경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현대자동차 매출액은 차량 부문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음. (출처=현대자동차·기아 사업보고서)
긍정적인 점은 양사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SUV와 고급차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전기차 플랫폼 E-GMP의 기반한 신차 출시 등이 이뤄지며 수익성 향상의 기틀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이다. E-GMP는 여러 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보복 소비' 열풍도 단기 호재다.

실제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2%, 4.5%로 상승했다. 주목할 점은 같은 시기 차 한 대당 매출액이 각각 8591만원과 4678만원, 영업이익이 각각 276만원, 199만원으로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소위 박리다매 전략에서 고급화 전략으로의 전환과 그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굳이 따지자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차 개발 관련 투자금 조달과 분배, 수익성 향상의 과제 가운데 우선순위는 전자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의 서 부사장은 올해 초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하며 "전기차 출시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된다"면서도 "미래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CFO의 임기 만료 시점이 겹친다는 점에서도 두 곳간지기의 향후 호흡은 매우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부사장의 임기는 2023년 3월18일이며 주 부사장의 임기도 같은 해 3월24일이다. 두 CFO는 양사에서 부사장 가운데 유일한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양사 정관에 따르면 사내이사 임기는 3년이지만 재임 횟수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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