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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케이를 움직이는 사람들]'젊은 감각' 변준영 부사장, 언택트 유니콘 길라잡이③1984년생 MZ세대 대표 심사역, '리디·뤼이드·원티드랩' 초기지원 선구안

박동우 기자공개 2021-09-24 11:09:29

[편집자주]

2021년 벤처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창립 15주년을 맞이했다. 운용자산(AUM) 5900억원이 넘는 중견 운용사로 입지를 다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언택트(비대면)'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투자사로 평가를 받고 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핵심 구성원들의 커리어와 투자 성공 사례, 철학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올해 8월에 단행한 인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변준영 부사장(사진)의 승진이다. 1984년생인 변 부사장은 'MZ세대'를 대표하는 심사역이다. 8월 인사를 통해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명실상부한 핵심 중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청년 창업가들과 밀접하게 교류하면서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리디, 직방, 뤼이드, 네오펙트, 원티드랩 등 언택트(비대면) 영역에 포진한 기업들에 일찌감치 재무적 지원을 단행하는 선구안을 발휘했다. 변 부사장은 이들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서 자신의 소명을 찾았다.

◇이강수 투자부문 대표 제안으로 합류, 기업 30여곳 발굴

변 부사장은 '수재'로 통하는 인물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한 뒤 곧장 카이스트에 입학했다. 그는 경영공학과를 선택했다. 재무회계, 인사조직론, 벤처창업론 등 경영학 과목을 골라 들으면서 소양을 쌓았다.

벤처캐피탈의 존재를 처음 접한 건 병역을 수행하던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IS채권평가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알게 됐다. 창업과 관련된 경험을 쌓는 터전으로 더할 나위 없이 적격이라고 인식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안착한 건 2013년이다. 이강수 투자부문 대표의 합류 제안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변 부사장은 벤처캐피탈업계에서 활약하는 카이스트 동문들의 교류 모임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당시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펀드레이징에 불을 붙이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었고 회사의 성장에 부응해 심사역의 역량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변 부사장은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둥지를 튼 뒤 승승장구했다. 교원, 한화생명 등 민간 출자자를 끌어들여 약정총액 330억원의 '컴퍼니케이-교원 창업초기펀드'를 결성한 경험을 얻었다. 올해는 900억원 규모의 '스마트코리아 컴퍼니케이 언택트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도 맡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부상한 언택트 테마에 걸맞은 스타트업을 일찌감치 발굴해왔다. △리디 △직방 △네오펙트 △샌드박스네트워크 △버즈빌 △뤼이드 △원티드랩 등 30여곳의 업체에 투자했다. 이들 기업에 지원한 금액을 모두 더하면 1200억원이 넘는다.


◇청년 창업인들과 긴밀한 교류, '네오펙트·와이브레인' 시너지 창출

최근 그는 'MZ세대를 대표하는 심사역'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모험자본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변 부사장은 1984년에 태어나 올해로 38세에 접어들었다. 29세에 벤처캐피탈 생태계로 진입한 이래 청년 기업가들과 끈끈하게 연을 다졌다. 장영준 뤼이드 대표, 이관우 버즈빌 대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김현 펀플웍스 대표 등 지인들과 정기적으로 여행도 다녀올 만큼 관계가 깊다.

변 부사장은 "모바일·인터넷 섹터 창업자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니 2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다양한데, 제 나이가 딱 중간에 있더라"며 "스타트업 경영인들과 '형, 동생' 하는 사이로 친밀하게 소통하면서 눈높이를 맞출 수 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고민을 더욱 내밀하게 듣고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스마트폰 캘린더에는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일주일에 네 번 이상 저녁 약속을 갖는다. 벤처캐피탈, 창업자, 출자기관(LP) 관계자 등 업계 지인들을 꾸준하게 만난다. 사람에게 공을 들이다보니 양질의 딜(Deal)을 발굴할 가능성이 높다.

폭넓은 인맥은 포트폴리오에 담긴 업체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동력이다.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와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를 이어준 사례가 단연 손꼽힌다. 와이브레인은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의 치료 기기를 만드는 회사로,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2014년 10억원을 지원했다.

2019년 들어 와이브레인이 재무적 어려움에 처했다. 변 부사장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를 소개해줬다. 네오펙트가 신체 재활 기기 양산에 특화된 기업인 만큼, 사업의 유사성을 연결고리 삼아 위기를 해소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었다. 다행히 네오펙트가 와이브레인을 인수했고, 와이브레인은 2022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섰다.


◇투자처 선별 '5대 평가 기준' 설정, 'AI기업 주류 부상' 전망

변 부사장이 투자처를 골라내는 원칙은 간단명료하다. 오랜 딜 소싱 경험을 토대로 5대 평가 기준을 설정했다. △경영진 구성 △업종 내 포지션 △기업이 진입한 시장의 성장성 △실적 등 주요 사업 지표 △기존 주주들의 평판 등을 따진다.

그는 최근 재무적 지원을 단행한 '업스테이지'에 대해 "창업 멤버들의 면면이 훌륭한 업체"라는 평가를 내렸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 개발에 참여한 김성훈 홍콩과학기술대 교수, 김재범 전 카카오 AI팀장, 광학문자인식(OCR) 분야에서 R&D 성과를 낸 이활석 전 네이버 이사 등이 뭉쳤기 때문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AI 시스템 구축을 겨냥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만큼, 사세 확장 가능성을 밝게 내다봤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합류한 뒤 축적한 포트폴리오 가운데 변 부사장이 어렵사리 자금 지원을 성사한 투자 건도 눈길을 끈다. 전자책 플랫폼을 운영하는 '리디'가 대표적이다. 2014년 첫 투자를 검토할 때만 하더라도 파산한 북토피아의 사례를 들면서 회사의 성장 전망을 비관하는 시각을 품는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많았다.

하지만 변 부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2000년대 전자책 시장과 달리 '저작권 보호'의 개념이 정립된 만큼, 회사가 사업의 난항에 부딪칠 우려는 적다고 판단했다. 모바일 기기의 보급과 맞물려 소비자가 돈을 내고 콘텐츠를 감상하는 수요가 계속 늘어날 거라고 분석했다.

35억원을 투입하면서 리디와 연을 맺었다. 이후 90억원을 후행 투자했다. 리디가 성장세를 이어갈 거라는 변 부사장의 확신은 적중했다. 처음 베팅하던 2014년의 밸류에이션은 500억원대에 불과했다. 7년 만에 리디의 기업가치는 10배 이상 늘었고, 조만간 유니콘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섹터에 포진한 회사, AI 기술을 갖춘 신생기업이 산업계의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변 부사장은 "시험 문제 데이터와 AI 엔진을 접목해 학습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뤼이드가 예비 유니콘으로 도약했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심사역이라는 직업을 평생의 업(業)이자 소명으로 여긴다"며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삶을 에베레스트산 등정과 견줘보면 이제 해발 500미터 수준까지 올라섰고 아직 남은 여정이 기나긴 만큼, 따뜻하고 겸손한 자세로 창업자들과 교감하면서 함께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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