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은행권, 미얀마 쿠데타 여파 장기화에 '울상' 국민·기업·우리 법인 상반기 수익성 직격타, 코로나19 겹쳐 '시계제로'

이장준 기자공개 2021-09-29 07:45:4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8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여파가 7개월 넘게 장기화되면서 국내 은행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금융 산업 발전의 초기 단계로 은행과 소액대출기관(MFI, Microfinance Institution)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팔랐기에 최근 국내에서도 투자가 활발했는데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올 들어 전반적으로 수익성 지표가 크게 악화했다.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까지 겹쳐 현지 경기가 언제쯤 반등할지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KB Microfinance Myanmar Co., LTD)은 올 상반기 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만 해도 3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적자로 돌아섰다. 자산 규모 자체도 작년 말 361억원에서 올 6월 말 기준 2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민은행은 글로벌 부문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신흥국과 선진국 시장을 투 트랙으로 집중 공략해왔다. 특히 올해 미얀마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KB미얀마은행(KB Bank Myanmar Co.,LTD)을 새로 설립했고 상반기에는 힌타다, 땅우 지역에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의 영업점을 확대했다.

은행 및 외국환업무를 담당하는 KB미얀마은행도 개점 직후 미얀마 군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필수 업무 위주로 제한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추후 서방 국가의 제재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영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1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이 미얀마에서 거둔 영업손익도 1년 새 32억원에서 28억원으로 줄었다.

운이 따르지 않은 건 IBK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은 2016년 2월 소액금융 업무 등을 주요 사업 모델로 택한 IBKC 미얀마 유한회사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규모는 작지만 570만원 가량 순이익을 냈으나 올해에는 6개월 간 1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미얀마 정부가 외국계 은행에 처음으로 현지법인 설립을 허용해 올 1월 야심 차게 출범한 IBK미얀마은행도 상반기 영업수익이 5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순손실은 17억원에 달했다.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미얀마는 1992년부터 민간은행 설립을 허용했고 2014년 최초로 시장을 개방한 이후 총 3차에 걸쳐 20개 외국계 은행에 인가를 발급했다. 그중 국내은행은 총 4개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법인 형태로, 산업은행과 신한은행은 지점 형태로 진출한 상황이다.

*출처=각 사 반기보고서

우리은행 역시 은행업은 아니지만 2015년 말 미얀마 제1도시 양곤에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인 우리파이낸스미얀마를 설립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9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에는 같은 기간 2억원 가량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 역시 작년 말 353억원에서 6개월 새 336억원으로 축소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2014년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를 설립한 바 있다. 당시 99.9%의 지분을 갖고 있었으나 점차 지분율이 희석됐다. 최근에는 하나캐피탈로 지분을 넘기며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25%)으로 전환됐다.

그나마 DGB대구은행이 주축이 돼 2019년 설립한 DG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DGB Microfinance Myanmar)가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상반기 2억63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손실 폭을 7900만원 선으로 줄였다. 다만 작년 말 111억원이었던 총자산은 6개월 새 96억원 수준으로 주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7일에도 미얀마에서 전국적 반군부 투쟁 선포 등 이슈가 있어서 영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직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현지 상황에 따라서 유연성 있게 운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최근 재확산하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27일 14시 집계 기준 미얀마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5만8154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 규모로는 62번째로 많은데 사망률은 3.8%로 1~2% 수준인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를 웃돌았다.

올 7월 세계은행(WB)은 국가비상사태 발발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미얀마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 18%로 발표하기도 했다. 올 5월 이후 다수의 은행이 영업을 재개하고 상점 등도 문을 다시 열기도 했지만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에 지역 간 이동도 제한되고 필수 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 강제 휴업 명령이 내려지는 등 경기 회복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