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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ESG 모범규준 개정, '이해관계자 소통 뒷받침' 방점"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 "ESG 리스크 관리 강화 권고"

박동우 기자공개 2021-09-28 10:38:4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6: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전면 개정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모범규준은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뒷받침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ESG 요소가 기업 경영상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ESG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권고했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사업본부장은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개최된 '2021 THE NEXT 컨퍼런스: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두번째 세션 'ESG 경영과 투자'에서 첫 발표를 맡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개정한 ESG 모범규준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더벨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기업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과제(Toward Innovation in Corporate Governance)'를 주제로 공동 주최했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사업본부장이 27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1 THE NEXT 컨퍼런스: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코퍼레이트 거버넌스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ESG 모범규준은 국내 상장사가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참고하는 지침이다. 기관투자자,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활동을 바람직한지 살피는 정보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자율적 이행을 염두에 둔 만큼 '연성 규범'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ESG 모범규준의 역사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설계하면서 첫 발을 뗐다. 2010년 환경(E), 사회(S) 등의 영역에 초점을 맞춘 가이드라인도 제정했다. 올해 8월에는 기존 모범규준을 고쳐 'ESG 통합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국내 제도와 세계적 지침의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했다.

최근 개정한 모범규준은 △리더십과 거버넌스 △위험 관리 △운영 및 성과 △이해관계자 소통 등의 대분류를 도입했다. 윤 본부장은 "ESG 요소를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에 통합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비재무정보의 공개를 확대하고, 주주를 넘어 이해관계자의 이익까지 고려하는 '지속가능경영'의 관점도 투영했다"고 밝혔다.

'위험 관리'를 강조하는 건 환경 모범규준에서 두드러진다. 기후 변화와 맞물려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자원 순환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제시한 대목도 돋보인다. 녹색 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사업 계획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석탄이나 원유 등 '좌초 자산(stranded asset)'의 위험을 평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사회 모범규준도 대폭 바뀌었다. 지금까지 근로자, 협력사 및 경쟁사, 소비자, 지역사회 등으로 나눠 서술했다면, 이제 '운영 및 성과'의 하위 카테고리에서 △인권 △노동 관행 △공정 운영 관행 △지속 가능한 소비 △정보 보호 △지역사회 참여 및 개발 등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맞았다.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하는 취지가 녹아든 셈이다.

윤 본부장은 "기업이 공급망을 관리하면서 인권 증진, 근로자와 소비자의 안전 보장, 공정 거래 등의 책임을 다하는지 점검토록 권고하는 사항을 담았다"며 "정보 자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부분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이사회의 적극적인 역할 수행에 초점을 맞췄다.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경영 의사 결정을 내리고 감독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수록했다. 이사회가 주요 주주들과 ESG 이슈를 논의하는 채널을 구축할 필요성도 역설했다.

특히 대기업 그룹에 포진한 개별 기업 이사회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권고한 대목이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기업집단의 의사 결정이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올해 기업집단을 겨냥한 지배구조 평가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ESG 모범규준을 토대로 회사를 평가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모범규준을 실제 경영에 접목하는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윤 본부장의 주장이다. 그는 "ESG 모범규준의 개정에 발맞춰 ESG 평가 모형 체계도 개편할 것"이라며 "한국거래소, 공공·민간 투자기관, 정부 등 다양한 주체들이 평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모범규준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표 전문>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제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가 다변화됐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도모하려면 ESG 모범규준이 필요하다. ESG 모범규준은 국내 상장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자율적으로 참고하는 지침이다. 이해관계자들은 ESG 모범규준을 통해 기업이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하는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법보다는 강화된 내용을 기업들이 준수하도록 강구하지만, '연성규범'이라는 점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ESG 모범규준을 도입하고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범규준은 기본적으로는 상장돼 있는 공개 기업을 대상으로 적용한다. 하지만 모범규준의 내용은 비상장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의의를 지닌다.

ESG 모범규준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수탁자로서 충실하게 책임 있는 투자 활동을 전개하도록 하는 지침이다. ESG 모범규준은 투자 대상 기업의 ESG를 점검하고 투자 대상 기업의 ESG를 개선하는 활동까지도 권고한다. 이러한 점에서 ESG 모범규준과 스튜어드십 코드는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ESG 모범규준을 토대로 국내 상장 기업의 ESG 평가 모형을 개발한다. 이러한 ESG 모범규준은 상장 기업의 ESG 평가에 대한 기초 자료가 된다.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가이드라인으로도 활용한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하도록 하는데, 지배구조 보고서의 보고 원칙에서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모범규준이 활용됐다. 앞으로 한국거래소가 제시하게 될 상장기업 ESG 공시 기준에도 ESG 모범규준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모범규준 제·개정 연혁을 살펴보자. 1999년에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처음 제정됐다.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은 2003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됐고, 2010년에는 환경(E)과 사회(S)에 대한 모범규준이 제정됐다. E와 S에 관한 모범규준이 제정 이래 10여년 동안 개정되지 않았다. 최근 제도나 글로벌 가이던스에서 제시하는 지침의 변화를 반영하고자 올해 ESG 통합 모범규준을 제정하게 됐다.

ESG 모범규준의 개정 방향은 최신의 경영 환경 변화를 반영했다. 기존의 모범규준은 서술하는 주체가 모호한 측면이 있었다. 주주, 기업, 기관투자자 등 다양한 주체를 대상으로 기술했기 때문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주체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실용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개정하면서 참고한 자료로는 TCFD 권고안, ISO 26000, SASB 스탠더드 등이 있다. 글로벌 이니셔티브에서 권고하는 사항들을 충실히 반영했다.

해외 트렌드를 반영하고 ESG 경영이 실제 경영에 접목될 수 있게끔 ESG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SASB 스탠더드, TCFD 권고안 등의 내용을 우리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이사회 또는 경영진이 ESG 관련 리스크를 실제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정보 공개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ESG 정보 공개를 충실히 할 수 있는 것으로 모범규준의 개정 방향을 잡았다. 또한 지배구조에 따른 리스크를 면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리더십의 역할도 강조했다. 지속 가능 경영의 측면에서 기존 '주주 이익 극대화'에서 '이해관계자 이익 극대화'로 의사결정이 변화할 수 있도록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환경 모범규준은 전사적 환경 경영의 관점이 확대됐다. 전사 차원의 위험 관리 프로세스에 환경 경영 관리를 통합하도록 유도했다. 환경 경영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정보 공개 요청이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가이던스에 반영되도록 했다. 기존의 모범규준이 계획, 실행, 성과 관리 및 점검 등으로 구성됐다면 개정된 모범규준은 리더십과 거버넌스, 위험관리, 운영및 성과, 이해관계자 소통 등으로 변경됐다.

주요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기후 변화 이슈를 강조하는 한편 전 과정의 가치 사슬에서 친환경 설계를 통해 순환경제가 구현될 수 있도록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대응을 강화한다. 최근 ESG 채권 발행이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이처럼 친환경 자금 조달 방식을 통해 환경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권고했다.

석탄 산업이나 원유 산업 등 '좌초 자산'을 어떻게 재평가할 것인지 고민하도록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그밖에 녹색 구매 등 친환경 공급망을 구축하고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내부 탄소 가격을 도입하도록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사회 모범규준은 환경 모범규준과 마찬가지로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회적 요소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리더십과 거버넌스, 비재무 위험 관리, 운영 및 성과, 이해관계자의 소통 등의 구성 체계를 짰다. 이해관계자 분류 중심의 기존 대분류 체계를 '운영 및 성과' 측면으로 통합했다.

사회 모범규준의 중요한 이슈를 리더십과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 이해관계자 소통, 정보 공개 등의 측면으로 구성했다. COSO-WBCSD 기업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활용했다.

각국과 글로벌 기업에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공급망의 중요성을 부각하면서,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커졌다. 공급망 지속 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고민을 반영했다. 정보 자산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부분도 새롭게 담았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한편, 최고 경영자의 승계에 관한 내용을 반영했다. 특히 기업집단 내에서 개별 기업 이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집단이 개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기업집단의 의사결정이 계열사 주주의 손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별 기업에서 독립적 의사결정을 내릴 것을 권고했다.

경영 위험 관리 구성 체계에서 이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모범규준을 개정했다. 이사회가 보다 강화된 책임을 갖고 이사회에서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그리고 기존에는 IR 담당 부서에서 ESG 이슈를 논의했다면, 이제는 이사회 차원에서 주요 주주들과 ESG 이슈를 논의하는 창구를 마련하고 이를 정례화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모범규준에 새롭게 반영했다.

올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를 평가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뿐 아니라 기업집단 지배구조 평가가 개별 기업의 평가에도 반영되는 순환고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ESG 모범규준과 평가는 어떠한 관계를 지니고 있을까. ESG 모범규준은 ESG 평가의 기반을 형성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ESG 관련 지침을 어느 정도 준수하는지 평가해서 기업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ESG 평가 모형 개정 작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개정된 ESG 모범규준은 내년 ESG 평가의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존 ESG 평가 모형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감사 등의 모범규준을 기초로 삼았다. 여기에 국내 법·제도 현황과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반영해 독립적 체계로 구축했다. 환경 모범규준은 경영 프로세스, 사회 모범규준은 이해관계자 모델,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외부 통제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지를 평가해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리더십과 거버넌스의 구축, 리스크 관리, 운영 성과 평가, 이해관계자 소통 등의 체계로 평가 모형을 개편할 예정이다.

ESG 평가의 활용 범위는 넓다. 우선 한국거래소 등에 평가 데이터가 제공되면 자본시장에서 투자 목적으로 벤치마크할 수 있는 지수를 산출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나 민간 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에 데이터를 제공하면 현존하는 ESG 리스크를 안내하고, 기업의 경영에 관여하는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법·제도를 개정하면서 기업의 ESG 현황이 어떠한지 파악하는 기초 자료로 쓸 수 있다.

결론적으로, ESG 모범규준은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ESG 평가를 통해 살펴보고, 그 결과를 기업들에 안내해 자율적으로 ESG 경영 사항을 개선할 수 있다.

기업들은 ESG 모범규준이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어떠한 방향을 제시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ESG 모범규준을 둘러싼 이해가 높아지고 실제 경영에 반영하는 노력을 충실히 수행할 때 ESG 평가는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로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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