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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보더 M&A 다크호스로 떠오른 DL그룹 2019년 이후 또다시 빅딜…석유화학 투자계획, 향후 행보 눈길

한희연 기자공개 2021-09-29 08:10:0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8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전 첫 아웃바운드 인수합병(M&A)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DL그룹(옛 대림그룹)이 조 단위 딜을 또 한번 성사시키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페셜티 케미칼(Specialty Chemical) 분야 집중 육성을 위해 M&A 기회를 끊임없이 타진해온 끝에 대규모 크로스보더 딜을 완성시켰다. 두 딜을 계기로 DL그룹은 M&A 업계에서 주요 전략적투자자(SI)로 재차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Kraton) 지분 100%를 16억 달러(약 1조888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은 매매와 관련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상반기께 딜은 최종적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DL그룹은 지난 2019년 말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Cariflex)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첫 크로스보더 M&A를 성사시킨 적이 있다. 카리플렉스 사업부 인수 거래 규모는 5억 3000만 달러(약 6200억원)로 첫 크로스보더 딜로는 상당히 규모가 커 주목을 받았다. DL그룹은 이 딜로 크레이튼 사의 브라질공장과 원천기술, 판매 인력, 영업권 등을 확보했다.

카리플렉스 사업부의 주력 제품은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다. 수술용 장갑과 주사용기의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를 주로 사용한다. 카리플렉스 사업부의 라텍스는 글로벌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시장의 1위 제품이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및 아시아에서도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사용 비중은 점차 늘어나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의료용 제품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데다 다른 석유화학 제품에 비해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아 안정적인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문이다.

DL그룹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육성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혀 왔다. 올초 DL케미칼을 물적 분할해 세우며 스페셜티 영업비중을 2025년까지 4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카리플렉스 인수를 인연으로 크레이튼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크레이튼은 1950년 대 쉘(Shell)사의 화학 사업부문을 모태로 하는 회사다. 지난 2001년 분리돼 사모펀드를 주인으로 맞은 이후 2009년 증시에 상장됐다.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이다. 이중 폴리머 사업부는 접착제, 코팅제, 실란트, 윤활유, 의료용 제품,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용도의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DL그룹은 800여개 특허를 보유한 크레이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또 다시 움직였다. 첫 딜인 카리플렉스보다 훨씬 규모가 큰 크로스보더 딜이었으나 그룹 전반적인 의지 등에 힘입어 결국 크레이튼을 손에 넣게 됐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지난해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한 후 성공적으로 통합작업을 마쳤다"며 "크레이튼의 폴리머와 바이오 기반 화학 사업에 큰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고객들에게 더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서비스하게 됐다"고 밝혔다.

DL그룹은 지난해 9월 분할 계획을 발표하며 앞으로 5년간 석유화학사업에 2조~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스페셜티 육성으로 이익률을 올리겠다고 강조한 만큼 크레이튼 이후 추가 투자를 위한 또다른 M&A 기회 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L그룹은 이번 크레이튼 인수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로부터 금융자문을, 오멜버니앤마이어스(O’Melveny & Myers LLP)로부터 법률자문을 받았다. 크로스보더 딜인만큼 해외 자문사를 기용해 딜을 맡긴 점이 눈에 띈다. 2019년 카리플렉스 인수 딜에서는 UBS와 폴 헤이스팅스를 각각 금융자문과 법률자문사로 선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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