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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넥스트 스텝]'서경배의 사람' 물러난 전략통 '이창규' 바통은 누가③'깜짝 전보' 10여개 계열사 임원 겸직 해제, 국면전환 '이진표·김도완' 후임 물망

전효점 기자공개 2021-10-01 05:48:45

[편집자주]

'K뷰티의 얼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변화와 혁신을 시도했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신임 수장인 김승환 대표가 총대를 메고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약속을 대부분 이행했지만 기대 만큼 실적이 회복되지않았다. 업계에서는 부진의 원인이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 변수와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향후 전개될 사업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30일 10: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전략실을 지난 5년여간 이끌어온 이창규 상무(사진)를 로드숍 브랜드 계열사 에뛰드 대표로 전보했다. 심재완 전 에뛰드 대표를 설화수 유닛장으로 임명하면서 이뤄진 연쇄 이동이었지만 다소 뜻밖의 인사였다.

별안간 공석이 돼 버린 그룹 전략실 수장직을 채울 인물을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후배 임원인 이진표 상무의 승진 여부를 비롯해 외부 영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략실을 어떤 인물이 이끌지에 따라 최근 위기감이 짙어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미래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대표이사 후배' 이창규 상무, 깜짝 전보 인사

이창규 상무의 인사가 '의외'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은 그가 김승환 대표와 서경배 회장으로 이어지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른바 '이너서클'이었기 때문이다. 각각 1969년생과 1972년생인 김 대표와 이 전 상무는 비슷한 시기에 연세대 경영학과를 다닌 동문 출신이었다. 두 사람 모두 그룹의 전략통이자 서 회장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상무의 경우 당초 입사 동기가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수할 당시 만난 김승환 대표의 추천이었다.

이 상무는 입사 후에도 줄곧 김 대표와 손발을 맞추며 전략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7년 7월에는 상무 승진과 함께 당시 전무 승진하며 그룹 인사조직실장으로 발령난 김 대표의 자리를 메우며 그룹 전략실장으로 등극했다. 전략실의 업무는 국내외 시장에서 전사 비전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짜는 일로 핵심 보직 중의 핵심 보직이었다. 대표적으로 전임자이자 전략통이었던 김 대표가 입사 15년 만에 지주사 대표직까지 오른 데에서 알 수 있듯 출세가 보장된 자리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상무는 실제로 전략실장 승진 2년 후인 2019년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임원 가운데 계열사 최다 겸직자로 등기됐다. 실력을 인정 받은 그룹 전략실장직이 겸직하는 관행이 있었던 계열사 기타비상무이사 보직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그룹 안팎의 속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 됐다.

그랬던 이 상무가 최근 비정기인사를 통해 급작스레 전략실장 보임을 해제하고 에뛰드 대표로 보내지자 일부에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했다. 이 상무는 조만간 10여개 계열사 기타비상무이사 보직 역시 동시에 내려놓을 것이 확실시 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대표 교체 후 만 1년이 돼가고 있지만 김 대표가 내놓은 초반 혁신책들은 아직 이렇다할 결과물로 이어지지 못했다. 높았던 시장의 기대감 역시 우려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전략통 교체를 통해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에뛰드는 앞으로 점포를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힘쓰며 사업체질개선과 브랜드력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심재완 전 에뛰드 대표가 설화수 유닛장으로 발령 나면서 이창규 대표를 에뛰드 신임 대표로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기 전략실 누가 이끄나…이진표 전략디비전장 승진 VS 외부 영입

차기 전략실장직을 누가 이어받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그룹 전략실은 '유닛' 단위로, 산하에 전략디비전과 기획디비전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의 디비전은 이진표 전략디비전장 상무와 김도완 기획디비전장 상무가 이끌고 있고 이를 그룹 전략실장이 총괄하는 형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전략디비전을 이끄는 이진표 상무다. 이 상무의 경력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1977년생으로 만 4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의 그는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 학사와 동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하고 2014년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입사했다. 입사 전에는 맥킨지앤컴퍼니에서 매니저로 근무했다.


그룹 입사 이후에는 줄곧 해외 지주사인 AGO(AMOREPACIFIC Global Operations) 팀장을 맡아 홍콩에서 근무했다. 이창규 상무 역시 그룹 전략실장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전략실 내에서 해외 업무를 총괄하는 AGO디비전장을 맡았다.

그는 올해 3월 그룹 전략디비전장으로 전보하면서 서울 본사로 부름을 받았다. 현재 그룹 M&A와 IR 업무를 도맡고 있으며 이달부터는 그룹이 경영권을 획득한 호주 래셔널그룹 경영진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그룹이 가장 주안점을 맞추는 해외 업무를 샅샅이 꾀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임 실장이었던 김승환 대표와 이창규 상무가 모두 영어와 글로벌 사업에 능통했고 주요 M&A 업무를 이끌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바통을 이진표 상무가 이어받을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고 추론되는 배경이다.

물론 서경배 회장은 외부 영입을 통해 그룹 전략실에 새 숨을 불어넣어줄 인물을 들일 수도 있다. 누가 됐든 차기 전략실 자리는 근래 어느 때보다 위기 의식이 만연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국면 전환을 이끌어낼 역량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물에게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전략실장직은 현재 공석으로 남겨진 상태"라며 "어떤 차기 인사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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